▲대구 달성군 '디아크' 앞 수상레저시설 위치
대구환경운동연합
한국수자원공사 자회사인 케이워터운영관리㈜가 대구 달성군에 있는 4대강 문화관 '디아크(The ARC)' 인근에서 운영하는 수상 레저 사업이 달성습지의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오리배나 밤 조명이 인근에 살고 있는 수많은 야생동물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목소리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같이 주장하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지만, 케이워터운영관리 측은 사업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해왔다.
환경단체 "달성습지는 수많은 야생생물 서식지, 인간 간섭 삼가야"
30일 <소리의숲> 취재를 종합하면, 케이워터운영관리는 디아크 인근 금호강과 합수부 부근에서 수상 레저 사업의 일환으로 오리배를 비롯한 무동력 기구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밤(오후 6시부터 10시)에는 방문객들을 위해 네온사인·전광판을 비롯한 조명도 켜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해당 지역은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극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야생 지역인 달성습지인데, 오리배나 밤의 불빛이 있으면 새들이 그 일대에 접근을 잘 못하게 되고 그 밖의 야생동물들에게도 교란요소가 된다"고 주장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달성습지에는 천연기념물 또는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 원앙,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삵을 비롯한 수많은 야생동물이 머무르고 있다. 체험장은 서대구 달성습지 보호지역의 핵심 지역과 바로 연결돼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큰 틀에서는 체험장도 달성습지에 있다고 보고 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이날 <소리의숲>과 한 통화에서 "오리배 운항 동선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겨울 철새 흑두루미가 내려오는 곳이 포함돼 있다"라며 "오리배들은 흑두루미의 도래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흑두루미가 2018년까진 이곳에 온 것이 확인이 됐는데 그 뒤로 안 보인다"며 "2018년 전후로 수상 레저 활동이 그 일대에서 시작된 것이 흑두루미가 안 보이는 것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정 사무처장은 "오리배나 불빛은 새들뿐 아니라 삵이나 너구리나 고라니 같은 인근 야생포유류들에게도 교란 요소가 된다"며 "수상레저 체험장과 같은 놀이시설은 철거해야 하고 어떤 인간 간섭 행위도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