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풍군 실향민들이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망향제를 지내고 있다.
김동석
이렇게 두문불출하신 지 벌써 몇 년째. 거의 모든 행사를 주관했던 입장에서 아버지는 궁금한 게 많을 것이다.
다행히 망향제에 참석한 몇 분들이 저간의 소식과 동정을 아버지에게 카톡으로 보내왔다. 어두운 눈으로 사진을 살피는 아버지는 경건하고 숙연하기조차 하다. 세월이 흐르면서 애향모임과 행사 참석자들도 해마다 줄고 있다. 나 또한 실향민 후예지만 병석에 있어 송구스럽다.
올해도 여지없이 개풍군민들이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망향제를 지냈다는 소식이다. 전갈이 반가우면서도 아버지 얼굴 한편에는 어두움이 묻어났다.
망향제에 있어야 할 몇 분들이 보이지 않아서다. 수소문해보니 그새 작고했거나 아버지처럼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행사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 엄숙하면서 고향을 그리는 애타는 모습은 거의 사라졌다. 실향민 대신 후손들이 참석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향을 잊지 않는 실향민 먕향제가 한없이 반갑다. 분단과 전쟁으로 헤어진 가족들이 어디에 있든 고향과 부모형제를 기리는 것은 어떤 일보다 숭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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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려진 제사 사진, 구순 아버지는 경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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