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미술관 공원 풍경
문하연
박수근 미술관은 조경이 아름다운 넓은 공원에 박수근 기념 전시관, 현대미술관, 파빌리온, 라키비움(Larchiveum), 어린이 미술관까지 5개의 건물로 이뤄져 있다. 박수근 기념관과 라키비움(미디어 아트전)에서는 그의 전시가 상설로 열리고, 현대미술관과 파빌리온에서는 때마다 기획 전시가 열리는데, 기획 전시도 볼 때마다 만족도가 꽤 높았다.
박수근과 아내 김복순
다시 찾은 미술관엔 가을이 눈부시게 내려앉아 있었다. 박수근이 아내를 처음 만났던 빨래터에도 노랗게 물든 자작나무가 시냇물에 퐁당 몸을 담그고 반신욕을 즐기고 있다. 또 그 앞엔 그가 아내에게 보낸 러브레터가 빨래터 그림과 함께 세워져 있다. '빨래터'는 2007년 경매에 나와 45억 2천만 원에 낙찰되어 당시 최고가를 찍었던 작품이다.
박수근은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만 다녔고 그림은 독학으로 공부했다. 미술 강연을 가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예술가의 실력은 타고난 재능이냐? 아니면 노력이냐?" 난 이렇게 답한다. 내가 아는 한 노력하지 않고 성공한 천재는 없다고. 하물며 모차르트도 어린 시절부터 그토록 혹독한 훈련을 받지 않았는가! 재능은 기본이고 그 위에 노력이 얹혀야 진짜 예술가가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박수근 미술관엔 <박수근: 평범한 날들의 찬란한 하루>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박수근은 절구질하는 여인, 노상에서 물건을 파는 여인, 아이를 업고 있는 소녀 등 같은 주제를 반복해서 그렸고, 그것에 비평하는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나더러 똑같은 소재만 그린다고 평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의 생활이 그런데 왜 그걸 모두 외면하려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