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미술관 전경
문하연
이곳은 화악산 자락에 있어 숲속이란 점이 마음에 들었고(나이가 들수록 산이 좋다), 독특한 건축 또한 눈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스테이'까지 있었다. 나는 당장 이곳을 예약하고 같이 갈 친구를 섭외해 운전대를 잡았다.
미술관은 춘천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있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나 길을 잘못 들었나 의심하던 차에 미술관이 나타났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홈페이지에서 사진을 보긴 했는데, 실물은 그 이상이었다. 미술관 옆으로 계곡이 흐르고, 물소리 새소리 외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숲속에 동그랗게 생긴 미술관이라니.
미술관은 문을 닫은 시간이라 로비에서 체크인하고 숙소에 들어갔다. 통창으로 산이 들어와 안과 밖이 모두 숲속 같았다. 우린 그날, 밤새 창문을 열고 물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하지가 다가오는 초여름이었으니 밤이 짧았고, 한두 시간 눈을 붙였을 뿐인데, 날이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