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천마아너스파크에 세워진 박정희 동상이 이 학교 동문들에 의해 검은 천으로 가려졌다.
조정훈
이들은 특히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독재자의 동상을 세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정희는 일제강점기 혈서를 쓰고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해 '다카키 마사오'라는 이름으로 개명하고 독립운동가를 토벌했던 친일반민족행위자이자 5.16 쿠데타로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국민을 폭압으로 억압한 희대의 독재자이자 살인자라는 것이다.
동문들은 "외세의 침략이 있으면 나라를 저버리고 외세에 굴복하거나 그들의 군인이 되어 민족과 국민이 저항하면 죽이라고 가르칠 것인가"라며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총칼을 들고서라도 국민을 잡아 가두고 죽이라고 가르칠 것인가"라고 따졌다.
또 영남대 전신인 (구)대구대 출신인 도예종, 송상진 동문과 청구대에서 강의한 송상진 선생을 간첩으로 날조하고 사형시킨 살인자라며 "(인혁당 사건을 조작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자 동문마저도 사법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외출 총장을 향해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이면 단 한 번의 승소도 없는 고소고발과 징계를 남발했다"며 "반민주적이고 독단적으로 대학을 운영해 사유화하려는 정치꼼수를 부리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형근 영남대 민주동문회장은 "최외출 총장이 영남대 사유화의 일환으로 박정희 동상을 세운 건 아닌가"라며 "영남대 미주동문회장이라는 사람이 4억 원을 낼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근 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 분회장은 "대구대학과 청구대학을 합병해 1967년 영남대를 설립했지만 양 대학의 설립자를 배제한 통합 결의, 박정희를 교주로 한다는 결의문의 법적 의미, 경산캠퍼스 마련 과정에서의 재원 조달에 대한 기록 부재 등 많은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권 분회장은 "지금 시점에서는 동상이 아니라 박정희 정권에 대한 역사적 판단, 진실 규명이 중요하다"면서 "박정희 동상을 대학 교정에 세우는 것은 쿠데타, 독재정치와 인권유린을 정당화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