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1차 국정과제점검회의가 열렸던 2022년 12월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한 상점에서 상인들이 중계방송으로 회의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장기공공임대주택 예산이 문재인 정부 당시보다 훨씬 못 미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임재만 세종대 교수(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가 11일 '2025년 공공임대주택 예산안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른 것인데요.
임 교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윤 정부(2023년∼2025년) 장기공공임대주택 출자 예산이 연평균 26.3% 삭감된 반면, 문 정부(2018년∼2022년)에서는 연평균 34.1%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서민들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영구임대·국민임대·매입임대·통합공공임대·행복주택 등을 포함한 장기공공임대주택" 예산을 별도로 따져본 결과입니다.
또한 임 교수는 "윤 정부의 장기공공임대주택 융자예산은 연평균 15.6% 삭감된 반면 문 정부에서는 35.1%가 증가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출자예산은 정부의 직접 지원 형태, 융자예산은 간접적인 지원 형태의 예산입니다. 이들 예산들 모두 윤석열 정부는 전임 정부에 비해 매우 소극적으로 집행했다는 분석이 나온 것입니다.
이는 2025년 공공임대주택 예산안 분석 결과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임 교수는 이날 "2025년 공공임대주택 예산은 13.9조 원으로 전년 대비 2.5조 원(15.4%)이 감소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예산 축소가 단순히 한 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윤 정부 들어 계속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 "분양주택·민간임대주택 지원 융자 예산은 윤 정부에서 연평균 21.8%가 늘어난 반면 문 정부에서는 연평균 8%가 줄어들었다"고도 임 교수는 짚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전형적인 억약부강(抑弱扶强)으로 요약됩니다.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돕는 억강부약(抑强扶弱)이란 일반적인 고사성어 뜻과는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긴, 예견된 일이기는 했습니다. 2022년 12월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으니까요.
"공공임대주택을 굉장히 선(善)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지어 공급하다 보면 중앙정부, 지방정부가 상당한 재정 부담을 안게 되고, 결국 납세자에게도 부담이 돼 경기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고려는 전혀 담겨있지 않은 '통치자'의 말이었죠. 당시 했던 이 말도 뒷받침합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완화는 임차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2023년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차지하는 월세 비중은 56.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높은 월세와 전세 사기 등으로 공공임대주택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인데, 통치자의 인식은 아무리 봐도 억약부강(抑弱扶强)에 머물러 있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