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비의 주력군으로 떠오르다

등록 2000.01.12 00:00수정 2000.02.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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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들의 공포를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현실과 투영하여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현 시대의 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체가 10대들인 것을 감안해 그들과 현 경제의 이해 타산적 움직임 속에서 쓰디쓴 공포를 느껴본다. 아울러 10대들을 이해하려는 대안도 조심스럽게 언급한다.

떴다! 10대 큰손(경제계를 주름잡은 주요고객은 10대, 이 나라의 경제를 흔드는 무서운 10대들의 공포)

IMF로 주춤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 하지만 10대들이 이끄는 소비전선에는 이상무! 장유유서(長幼有序)- 이는 곳 찬물과 더운물에도 아래위가 있다는 우리나라의 전통사상인 것이다. 하지만 현재 모든 움직임의 주체는 10대들이 실권인 세상, 과연 이들의 움직임에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오늘에 우리 기업주들의 피나는 사활(死活)이 걸려 있는 것이다.
10대들의 무서운 돌풍을 기대하며...

멈추지 않는 소비시장 무서운 10대
(떼로 몰려다니는 병정개미군단=10대들)
(움직이는 공수표=10대들)

작년 국내 화장품업계는 전년에 비해 3천6백억 원이나 생산 실적이 줄었으나, 10대 전용 화장품을 표방한 [클린&클리어]라는 제품의 매출액은 90억원(96), 1백30억원(97), 2백억원(98)으로 급신장세를 보였다.

전체 음료 시장도 IMF 외풍으로 매출액이 12%쯤 떨어졌음에도, (주)해태음료에서 10대를 위한 스포츠음료라고 선전한 [네버스탑]은 히트상품이 됐다. 이 제품은 출하 첫달 24억 원가량 팔았고, 넉달 뒤 월매출액이 54억원까지 올랐다.

10대가 주고객인 패스트푸드 업계는 작년 시장규모가 6천5백억원으로 집계돼, 최근 몇년 동안 경기침체와 무관하게 매년 5백억원의 매출 신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트푸드업체인 [파파이스]의 경우 10대가 선호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실내 장식을 바꾸는 등 10대 고객을 집중 공략한 결과, 매출액이 417억원(96), 990억원(97), 1042억원(98)으로 3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했다.

016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인 한국통신프리텔이 최근 가입자 300만 명 돌파를 기념해 연령대별 이용량을 조사한 결과 10대 가입자의 월평균 이용량은 142.5분으로 가장 통화량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음악시장에서 10대 파워는 파괴적이다. 업계에선 가요와 팝을 망라한 국내 음반시장에서 10대들의 시장 점유율이 약 4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IMF 이후 우리나라 연간 음반시장은 2300억∼2500억원 규모. 나이 어린 청소년들이 레코드숍에서 뿌리는 [용돈 시장]이 연간 무려 1000억원에 가깝다는 계산이다. 시장규모가 3000억원을 넘던 IMF 이전엔 액수가 더욱 컸다.

이런 10대들의 입김은 국내가요 쪽에서 더욱 무섭다. 전체 음반시장에서 가요가 차지하는 비율은 60% 정도. 나머지는 외국 팝이 30%, 클래식과 기획물을 합쳐 10%쯤 된다.

대형 음반유통회사 미디어 신나라 박한수 부장은 "매장 조사를 해보면 가요음반의60∼70%를 초-중-고교생이 구입한다"고 말했다. 외국 팝도 20∼30%는 10대들이 산다.

10대 잡아야만 산다!

10대를 잡아라. [황금시장] 10대를 잡기 위한 차별적인 마켓팅 전략이 기업들의 IMF탈출 전략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가령, 10대용 치약인 [포미앤유] 광고는 [앞으로 절대 어른 치약은 쓰지 않겠다]는 소녀의 선서로 시작된다. 그런 뒤 10대 남녀가 같은 치약을 쓰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동질감을 느껴 사랑한다는 식이다.

성인들을 주로 상대해왔던 백화점도 10대 고객에게 몸을 낮추고 있다. 서울 신세계 영등포점은 [영웨이브], 현대 무역센터와 천호점은 [영라이브], 롯데 본점은 [영월드]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성인 매장을 10대 전용매장으로 바꾸었다.

현대 신촌점의 경우 전체 매상이 약 4%가 줄었음에도, 지하 2층에 있는 10대 전용 매장인 [영플라자]에서는 오히려 3백87억(97년)에서 4백억(98년)으로 늘었다. 신세계 영등포점의 [영웨이브]도 전년 대비 113.6%의 매출을 올렸다.

구매를 많이 할수록 보너스를 더 주는 10대용 카드까지 발급해주고 있다. 영등포 신세계에서는 [빨간카드], 롯데에서는 [쿨플러스 카드], 현대에서는 [네오엑스 카드]라는 명칭으로 유통되고 있다.

서울시내 여고생 사이에 쇼핑의 명소로 떠오른 동대문 부근 [밀리오레]는 주말이면 10대 고객으로 입구를 통과하는 데만 5분이상 걸릴 정도다.

10대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머리를 노랗게 물들였다는 이곳 상인들도 쉽게 눈에 띈다. 인근 [두산타워]는 10대를 위한 댄스 콘테스트, 패션 페스티벌을 개최하는가 하면 상가의 명칭을 줄여 만든 [두타족]이라는 신조어로, 호기심 많은 10대를 끌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 교문문고에 설치된 음반 매장과 문구팬시 매장에서도 쉽게 싫증내는 10대층을 공략하기 위해 석달에 한번씩 진열과 인테리어를 바꾸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10대 구매력이 실질적인 시장 파워로 등장하자 10대를 대상으로 한 구전 마케팅 방식까지 등장했다. 서울지역 여고생 6백여 명을 회원으로 조직하고 있는 한 마케팅 대행업체는 얼마전 흥행에 성공한 영화 [약속]의 경우, 이들 [여고생 회원]을 통해 포스터와 영화 팸플릿을 교실 뒷편에 붙이고 주변에 선전하게 했다. 소비 흐름을 주도하는 10대의 힘에 포착한 것이다.


멋진 베짱이가 되기 위해서라면(한푼도 벌지 못하면서 쓰기만 하는)

최근 청소년사랑실천 시민연합에 고발된 충격적인 사건 하나. 사춘기에 접어든 여중 3학년인 A양15세은 1년전 우연히 호기심이 발동돼 전화방에 전화를 걸었다. 친구로부터 전화방을 통하면 `애인이 생긴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진 A은 장난 삼아 전화를 했고 10명의 성인남자들을 차례로 만날 수 있게 됐다. A양은 아저씨들을 만날 때마다 10만원 정도의 현금을 받았다. 물론 아저씨들의 요구는 성관계를 맺자는 것이었다.

10명의 남자와 성관계를 번갈아 하던 A양은 급기야 임신을 하고 성병까지 걸려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청소년사랑실천의 한 관계자는 "최근 상담을 하다가 이 같은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10대의 소녀들과 성인 남자의 만남으로 이뤄지는 이른바 `원조교제援助交際'가 우리 사회의 기본 윤리마저 깨뜨리면서 왜곡된 성문화를 부추기고 있고, 아울러 10대들의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잘못된 생각을 전해 주고 있다.

일본에서 유입된 후 최근 1∼2년 사이 우리사회에서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원조교제는 `돈이면 다 된다'는 황금만능주의가 만들어낸 사회적 병리현상"이다. 이는 즉 쉽게 돈을 벌어 쉽게 써보겠다는 10대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서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10대 시장 규모에 대한 추정치는 5조원 정도(제일기획 추정)에서 10조∼15조(삼성경제연구소)까지 매우 큰폭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한푼도 벌지 못하면서 쓰기만 하는' 10대의 소비행태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들의 성장 후 왜곡된 경제적 가치관 형성을 걱정한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선임연구위원은 "10대들이 경쟁적인 소비 심리가 배금주의 신봉이나 [원조교제] 같은 탈선을 부추길 수 있으며, 향후 이들이 경제 주체가 될 경우에도 이처럼 소비 우선의 경향은 국가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왜곡된 10대들의 큰소리(메가톤급 입힘)
-돈을 갖은 자의 횡포는 나이에 상관이 없다.

▽… 인천 J고 김모군(19·3년)이 "교무실에서 K교사가 친구의 빰을 10대나 때렸다”고 휴대전화로 112 신고를 해 경찰이 학교측의 동의 아래 교장실을 방문하는 소란이 빚어졌는데…
▽…경찰은 교장실 면담에서 K교사가 “국어수업이 시작됐는데도 영어공부를 하고 있어 교무실로 데려다 두세 차례 빰을 때렸다”고 말한 데 이어 뺨을 맞은 나모군이 “내가 벌을 받을 행동을 했는데 친구가 왜 경찰에 신고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그냥 철수….
큰손으로 경제계를 주름잡는 10대 들이야 말로 누구보다 무서운 존재들이다.- 어느 일선 교사의 하소연.

너희가 내 마음을 어찌 알리요.(10대들에겐 비상구가 없는 걸까?)

'트레인 스포팅', '나쁜 영화', '비트', '증오', '태양은 없다', '질주' 이상의 영화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10대들의 방황하는 모습을 그리며 10대들의 생각과 그들만의 가치관을 보다 가깝게 접근한 작품들로 정평이 나있는 작품들이다.

그 중에 필자는 한 영화의 대사가 생각이 난다. 저들을 봐. 미친 듯이 집으로 달려가는군. 집에 돌아가면 마누라가 문을 열고… TV를 켜지. 애들이 들어와 보채기라도 하면 아버지는 뺨을 갈기지. 난 저들을 참을 수 없어.”

해질녘의 교외. 도둑질 한 탕을 끝낸 뒤 번잡한 도시를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건달들의 대사는 '질주'의 주인공인 이들의 성격을 대변해준다.

'미친 듯 집으로 달려가는 저들’의 소유물은 부러워하지만 그들처럼 살기는 싫은 10대들. 차를 갖기 위해 땀흘려 일하기보다 훔치는 방법을 선택한 아이들. ‘질주’는 이들의 일탈과 좌절을 강렬한 음악에 실어 형상화했다.

도둑질을 일삼고 마약을 흡입하며 냉소적인 아이들이지만 사회 역시 이들을 비웃고 배척한다. 모욕적인 불심검문을 일삼는 경찰, 아이들이 버림받듯 죽어가는 장면 등을 통해 스페인의 간판감독 카를로스 사우라는 이들이 사회의 적이 아니라 피해자일 수도 있음을 말하고 있다.

81년 독일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젊은이들의 충격적인 일탈로 개봉 당시 스페인에서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영화다.

'태양은 없다' 중에서“때려보라구.” “난 더 할 수 있단말야!”로프에 기댄채 외치는 복서의 처절한 절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을 확인하기 위해 링에 올랐다. 너무도 순수해 곧 깨져버릴 것 같은 청춘. 오늘 태양은 나를 비추지 않지만 내일의 태양이 또 있으니 젊음은 아름답다.

십대의 공포 참의미는- (필자 스스로의 주관성)
-사회의 적이 아니라 피해자일 수도 있음

-오늘 태양은 나를 비추지 않지만 내일의 태양이 또 있음을...
20세가 가고 21세기가 밝아 그 태양을 보고 있는 한 사람으로써 언제까지 세대차이를 거론하며 기성세대니 신세대니 해가며 편을 가르고 지역을 나누는 행위 그 자체가 십대들의 공포라는 말을 만들어 냈고, 이해하기보다는 규제하는 방향으로 손쉽게 생각한 방법론적인 선택이 비행청소년을 나은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10대들도 엄연히 이 나라의 소비주체요, 주권 국민인 것이다.오늘날 기성세대들을 능가하는 유능한 10대들의 늘어나고 있는 긍정적인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을 것이며, 십대의 공포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세계화라는 위엄적 작태를 뽑낼 날이 멀지 않음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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