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새벽 3시, 그들은 왜 스타크 중독에 빠져 있을까

등록 2000.01.22 00:00수정 2000.02.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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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STARCRAFT)」의 광기(반란)

빛을 싫어하고 혼자 있는다.


사람과 이야기하기를 꺼려 한다.

머든지 혼자 알아서 한다.

누구에게 간섭받기 싫어한다.

혼자서도 잘 논다.

이성친구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사람 많은 곳을 꺼린다.

- 이상은 현대를 살고 있는 게임매니아들의 공통된 성향이다.


도시의 황량함이 더해가는 새벽 3시 서울 신촌 일대. 밀집한 유흥업소들의 화려한 조명도 간 데 없고, 어두워진 새벽 거리 곳곳에 위치한 인터넷 PC방의 간판과 조명만이 홀로 남아 밝히고 있다.

연세대 정문 앞에 위치한 한 PC방에 들어서자 1백30평 공간을 가득 메운 85대의 PC가 눈에 들어온다. 탁트인 공간에 산뜻하게 꾸며진 실내에는 아직까지 20여 명 남짓한 젊은이들이 남아 19인치 모니터 앞에서 밤을 지새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인터넷 네트워크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국내외의 다른 사용자들과 열띤 승부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은하계 외부로 추방된 인류가 세운 「테란」 연합정부. 이웃한 외계족 「프로토스」족과 정체불명의 「저그」족을 상대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곳곳에서 파괴와 학살이 벌어지고 군사적 힘과 책략을 통해 이기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위대한 사령관 아니스트SG(Honest'[SG])」는 이 난세를 평정한 영웅. 그가 나타나면 전장은 긴장감이 감돈다. 이미 처절한 패배를 맛본 상대들은 몸을 사리기에 정신이 없다.

미국 블리자드사가 만든 스타크래프트 게임은 인터넷망을 이용해 최고 8명까지 편을 갈라 전쟁을 벌일 수 있다. 국내에 처음 출시돼 개당 3만 3천 원씩 벌써 17만 개나 팔려나간 대 히트 게임이다. 또한 현재 전세계 수백만 명이 즐기는 인터넷 게임이기도 하다.

게임자들은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전용 인터넷사이트인 「베틀넷」에 들어가 테란, 프로토스, 저그 세 종족 중 하나를 선택한 뒤 상대를 골라 전쟁을 벌인다.

각종 지상군과 공군 유닛(전투단위), 미사일, 방어벙커 등을 운영해가며 상대방 코맨드센터를 파괴하는 것이 목표. 수많은 공격과 수비 유닛의 조작은 물론 전장의 지형에 따라 수만 가지의 전략, 전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대로 익히는 데만도 몇 달이 걸린다.

이 게임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꿈 속에서도 게임의 전략을 세운다는 K대 김모군은 스타크래프트의 기술을 얻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며 "고수들에게 한 수 가르쳐 달라고 해도 결코 전략·전술을 공개하지 않더군요. 오로지 실전과 연구를 통해 스스로 실력을 쌓아가는 수밖에 없었어요. 역시 게임의 세계는 냉정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뭔가 골똘이 생각하는 모습이다.

김군은 하루 종일 PC게임방에 앉아 게임에 매달렸고, 새로운 전술이 머리에 떠오르면 곧바로 실전에서 활용해 보고 패배했을 때는 무엇이 문제인가 분석하며 하루 보통 10∼30번의 게임을 소화해 낸 적도 많다고 한다.

왜 이토록 이 게임에 목을 메는 것일까?
우선 다른 전략 게임들이 고작 2팀으로 나뉘어 전투를 치르는 데 비해 스타크래프트에는 테란, 저그, 프로토스 3종족이 등장한다. 물론 'KKND 2'나 '도미니언 스톰' 등에서도 3종족, 4종족이 등장하지만 스타크래프트처럼 종족간 차별화된 유닛이나 건물은 없었다. 스타크래프트는 완벽하게 구성된 줄거리와 배경으로 저마다 독특한 유닛과 건물, 그리고 현황을 가지고 있어 상황과 게이머에 따라 수많은 전략과 전술을 펼칠 수 있게 한다.

또한 '커맨드&컨커'로 대표되는 이전 전략 게임들의 유닛 크기가 작았던데 비해, 스타크래프트의 커다란 유닛들은 전략 게임에 박진감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유닛이나 건물들의 폭발 장면은 전율마저 느끼게 한다.

인기 몰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배틀넷을 통한 멀티 플레이로 세계 어느 곳에 있는 게이머들과 격전을 치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스타크래프트에 포함되어 있는 싱글 플레이용 임무들은 숫자나 임무의 구성에서도 게이머들의 인정을 받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배틀넷이 없었다면, 멀티플레이 기능이 빠졌더라면 스타크래프트는 이처럼 많은 게이머들의 인기를 모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오로지 기능적 우수성 때문에 이렇게 이 게임에 몰입을 하는 것인가?

원인의 한 가지는 게임을 즐기면서 목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가 인기를 얻으면서 세계 곳곳에서 각종 대회가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말 500여 명이 참가한 두르넷배 전국대회가 열렸고 12월엔 SBS배 전국대회가 열렸다. 전국의 PC게임방에서 주최하는 상금 수십만 원대의 소규모 대회는 보통 한달에 2∼3회 정도 열린다.

이러저러한 게임방 대회에 쫓아다니며 우승을 거듭하면 월 평균 2백만~3백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엄청난 이야기. 또한 미국의 대형 PC메이커 AMD가 주최하는 프로리그인 「PGL(Professional Gamers League)」에서 1등 상금이 1만 2천 달러인 것을 알면 놀라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다른 하나는 게임을 직접하는 게임광들에게 공통된 대답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수천 수만 가지의 전략, 전술을 운영하면서 여는 게임과 다르게 실증이 안 나고, 하면 할수록 더욱 빠져든다"는 것과. "실제적인 화면과 사운드로 느끼는 박진감과 함께 상대와의 승부에서 오는 긴장감"을 이야기 했다.

그럼 이런 게임이 단순히 보고 즐기는, 스트레스 해소차원으로만 끝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PC방에 앉아 있는 대학졸업 미취업자에게 들을 수 있었다. H대를 98년에 졸업한 이모씨는 "스타크래프트를 하면서 사회에 대한 불만을 맘껏 해소합니다. 내가 이끄는 종족이 다른 종족을 멸망시킬 때 대리만족을 느끼죠. 그리고 내가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바로 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잖아요. 머리쓰고 시간을 투자한 만큼 내가 게임에서 승리자가 되니까 말이죠, 사회에서는 패배자일지 모르지만..."라는 말을 남기고 그는 게임에 열중해 하며 즐거워한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게임계의 전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의 확장판인 `브루드워(BroodWar)'가 최근 출시돼 또한번의 반란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이다.

국내시장에 선보인 `브루더워'는 한 달이 채 못됐는데도 7만여 장이 판매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새로운 스토리와 6가지의 새로운 유닛, 24가지 캠페인이 추가된 `브루더워'는 특히 공중전이 새로 설계돼 스타크래프트와는 색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스토리는 스타크래프트의 마지막 전투에서 영웅 오버마인드가 죽은 뒤의 얘기다.

이러한 게임을 현 사회의 시대 조류로써 또한 세계화에 옳고 그름을 반영하다는 것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싶다.

이 글을 쓰는 필자는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한마디를 남기고 싶다. "게임 이상의 게임의 법칙을 갖고 있다. 生과 死라는 갈림길."


덧붙이는 글 | ===용어 설명===

'배틀넷(battle.net)'뭐다냐? 

게임메니아들은  우선 기본버전의 피나는 연습을 한 후에 배틀넷을 사용하도록 당부한다. 배틀넷에 접속해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려면 먼저 인터넷에 접속한  후 게임을 실행시키고 메뉴에서 배틀넷을 선택하면 된다. 

스타크래프트 정품 사용자들만의 특권인 배틀넷은 제품의 CD키 확인 과정을 거쳐야만 서버와 채널에 자동으로 연결된다. 국내 게이머들은 보통  KOR-# 채널로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멀티플레이어에는 채팅을 하면서 자신들의 게임에 참여할  게이머들을 찾거나 참여하고 싶은 게임을 찾는다.

메인 화면(로비) 왼쪽엔 메뉴가 있고  오른쪽엔 참여하고 있는 크래프터들의 ID가 보일 것이다. 닉네임의 좌우로 박스와 색깔 막대가 보일텐데 박스 안에는 자신의 배틀넷에서의 점수가 기록되며 색깔 막대는 접속 상태를 나타내는'핑(ping)'을 보여준다. 

배틀넷에서의 점수 체계는  우선 일반 게임에서 10승을 거둬야 래더라는 엘리트 게임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1,000점부터 시작해 래더 게임에서 패배시 자신의 점수를 상대방에서 뺏기며 승리시 점수를 뺏어오는 식이다. 래더 게임을 선택하면 래더  규칙에 따라 동맹팀들과 시야의 공유가 불가능해지며, 팀플레이를 할 수 없다. 

또한  블리자드에서 공인된 래더 지도만 플레이할 수 있다.  래더 게임의 결과는 배틀넷에 기록되며,  이기록에 따라 순위가 결정된다. 상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단지 많은 경기를 치르며 높은 승률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자신보다  높은 순위에 오른 게이머와 경기에서 승리하면 점수를 올릴 수 있지만, 낮은 순위 사람들과는 싸워 이기더라도 점수를 올릴 수 없다.

덧붙이는 글 ===용어 설명===

'배틀넷(battle.net)'뭐다냐? 

게임메니아들은  우선 기본버전의 피나는 연습을 한 후에 배틀넷을 사용하도록 당부한다. 배틀넷에 접속해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려면 먼저 인터넷에 접속한  후 게임을 실행시키고 메뉴에서 배틀넷을 선택하면 된다. 

스타크래프트 정품 사용자들만의 특권인 배틀넷은 제품의 CD키 확인 과정을 거쳐야만 서버와 채널에 자동으로 연결된다. 국내 게이머들은 보통  KOR-# 채널로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멀티플레이어에는 채팅을 하면서 자신들의 게임에 참여할  게이머들을 찾거나 참여하고 싶은 게임을 찾는다.

메인 화면(로비) 왼쪽엔 메뉴가 있고  오른쪽엔 참여하고 있는 크래프터들의 ID가 보일 것이다. 닉네임의 좌우로 박스와 색깔 막대가 보일텐데 박스 안에는 자신의 배틀넷에서의 점수가 기록되며 색깔 막대는 접속 상태를 나타내는'핑(ping)'을 보여준다. 

배틀넷에서의 점수 체계는  우선 일반 게임에서 10승을 거둬야 래더라는 엘리트 게임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1,000점부터 시작해 래더 게임에서 패배시 자신의 점수를 상대방에서 뺏기며 승리시 점수를 뺏어오는 식이다. 래더 게임을 선택하면 래더  규칙에 따라 동맹팀들과 시야의 공유가 불가능해지며, 팀플레이를 할 수 없다. 

또한  블리자드에서 공인된 래더 지도만 플레이할 수 있다.  래더 게임의 결과는 배틀넷에 기록되며,  이기록에 따라 순위가 결정된다. 상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단지 많은 경기를 치르며 높은 승률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자신보다  높은 순위에 오른 게이머와 경기에서 승리하면 점수를 올릴 수 있지만, 낮은 순위 사람들과는 싸워 이기더라도 점수를 올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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