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매각 앞두고 쌍용차노조 분란

집행부 회식 거짓 영수증이 발단 / 대의원, 집행부 총사퇴 비대위 구성 요구

등록 2000.02.26 01:44수정 2000.02.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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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차와 쌍용차의 해외매각이 진행되는 가운데, 완성차 4사 중 하나인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 유만종)가 분란에 빠졌다.

25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노조 집행부는 총선시기 해외매각 반대 투쟁을 위한 결의를 낼 계획이었으나, 다수의 대의원들이 이를 거부하고 집행부의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노동계가 긴장을 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노조 조직쟁의실 한 간부가 회식비 영수증을 허위로 작성한 것이 지난해 3/4분기와 4/4분기 감사에서 잇달아 드러나자, 다수의 대의원들이 집행부의 도덕성을 문제삼고 나서면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집행부의 한 간부는 "대단히 곤혹스럽다. 해외매각이라는 절대절명의 투쟁을 앞두고, 노조가 위기에 빠졌다" 라며 사태의 심각함을 토로했다.

또한 사태는 현 집행부의 사업방식의 문제로 증폭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16개에 이르는 다양한 현장조직을 감싸안지 못하고, 지나치게 앞서 나가면서 현장조직들의 불만이 누적되어 온 것이 한층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 대의원은 "과거에 비추어 징계 등 적정한 수준에서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 동안 현 집행부가 다수의 대의원을 장악하고 있는 여러 현장조직과 사업을 같이 하지 못했던 것이 대의원들의 강경한 입장을 초래한 것 같다" 고 분석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평택지부 준비위원회를 비롯 지역노동계는 이번 사태가 올해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와 신자유주의 분쇄 투쟁에 찬물을 끼엊는 사태로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당원 한 사람은 "대우차와 쌍용차의 해외매각 문제는 전체 노동자의 생존권이 달린 민주노총의 핵심 투쟁이다. 그 중 쌍용차의 현 유만종 집행부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현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다" 라며 안타까워했다.


노조 집행부는 해외매각 반대 투쟁 이후 평가를 받겠다고 설득을 하고 있지만, 대의원들은 집행부가 총사퇴하고, 비대위를 구성해 해외매각 반대 투쟁에 나선다는 입장에서 물러설 기미는 없어 보인다. 또한 현장 노조원들의 분위기도 이번 사태를 집행부의 도덕성 부재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한 노조원은 "다른 문제도 아니고, 다들 어려운 때에 회식비를 과다하게 지출한 것도 문제지만, 그 자리에 있지도 않은 사람을 넣어 가짜 영수증을 만든 것이 노조원들의 불신을 불렀다. 현 집행부가 총사퇴 해야 된다는 것이 다수 노조원의 생각이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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