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7일 샌프란시스코의 '골드만 재단'에서는 2000년 골드만 환경상 수상자들을 확정 발표했다.
지난해 5월 세계에서 가장 큰 재목회사 중의 하나와 맞서 싸우다 고문을 받고 투옥당했던 멕시코의 농부, 러시아에서 환경을 주제로 새로운 법적 소송의 지평을 넓힌 러시아 변호사, 토종약재로 주민을 치료하고 또한 약재가 자라는 삼림보호운동에 기여한 마다가스카르의 민족식물학자 등 총 7명의 환경운동가들을 11번째 골드만 환경상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골드만 환경상은 매년마다 6개 대륙(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기타 도서국가들)에서 각각 한 명씩을 선정하는데,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활동하는 풀뿌리 환경운동가들을 위한 상으로 환경상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권위가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95년 환경연합 최열 사무총장이 유일하게 이 상을 수상한 바 있다. 골드만상 수상자들은 골드만 환경재단으로부터 각각 12만5천 달러의 상금을 받게 된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치열하게 활동했던 녹색전사들, 2000년도 골드만상 수상자들은 과연 누구였을까.
◇루돌포 몬티엘 플로어스(Rodolfo Montiel Flores)/멕시코
지난해 5월 2일부터 현재까지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이 농부는, 멕시코 연안에 위치한 구에레로(Guerrero)의 페타트란(Petatlan)산맥에서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는 농부들과 환경운동가들을 조직해 한 미국의 목재회사가 자행한 엄청난 벌목을 막아내고자 투쟁하고 있다.
이들 주민조직은 멕시코에서 나프타(NAFTA)가 발효된 직후부터 시작된 한 미국 목재회사의 대규모 벌목에 대항하여 환경파괴, 각종 위법행위, 그리고 인권침해와 힘겹게 싸우고 있다.
결국 이들의 환경운동은 멕시코군에 의해 야만스럽게 진압되었고, 지난해 5월 몬티엘 플로어스를 포함, 두 명의 농부가 체포되었으며 이들은 아직까지도 감옥에 있다. 더구나 이들을 변호해 주었던 변호사도 괴한들에게 납치되기도 했다.
◇오랄 아타니야조바(Oral Ataniyaazova)/우즈베키스탄
아타니야조바는 우즈베키스탄 자치구인 카라칼파크스탄에서 환경 재앙의 영향을 극복하고자 지역운동을 전개한 산부인과 의사이다. 농약과 기타 독극물의 과다사용은 이 지역 3백만 거주민들의 건강과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등 심각한 생태적인 악몽을 만들어 냈다.
이 지역의 전통적인 면화재배의 확대로 수로를 건설하는 등 관개를 시작하면서 아랄해(세계에서 가장 큰 해협중의 하나)의 수량은 급속히 감소되었고, 어업에 종사했던 4∼6만명의 주민들도 생활에 큰 타격을 받았다.
여성들이나 어린이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아타니야조바는 이처럼 어려운 현안문제들을 해결하고자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베라 미스첸코(Vera Mischenko)/러시아
미스첸코는 현세대와 미래세대 모두를 위하여 '공공의 생태적 이익'을 주장하는 러시아 대법원의 소송에서 최초로 승리한 여성 변호사이다. 러시아에서 공공이익관련 법률운동을 처음으로 시도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녀는 변호사의 공식적인 변론 없이도 인간의 환경권이 보호되는 새로운 법이 제정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녀는 최근 8천명의 토착민과 철새들의 고향이자 회색고래를 포함한 해양 포유동물의 고향인 사할린 땅에서 환경영향평가 없이 진행된 유전개발에 대항하여 승리를 얻어내는 등 혁혁한 법률운동의 성과를 이루어 냈다.
◇넷 쿠완사(Nat Quansah)/마다가스카르
토종식물을 질병치료에 이용하는 자연의학계의 개척자로 불리는 식물학자이다. 마다가스카르는 세계에서 5%에 해당하는 동식물의 서식지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생물종이 살아있는 섬 중의 하나이다.
특히 이곳의 토종인 로지 페리윙클(협죽도과의 식물)로부터 만들어지는 어떤 약은 소아백혈병치료에 있어 회복가능성을 20%에서 80%로 높이고 있다.
1994년 그는 암보리사코아나의 한 마을에 병원을 열었다. 거기에서 그는 건강진료를 시작하는데, 이는 자연자원을 의학적인 목적으로 이용함으로써 문화적 관습(전통적인 치료방법)이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에게 다시금 인식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병원이 운영된 4년 동안 5천6백85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고, 토종약재식물의 이용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산림보호가 중요하다는 지역민의 의식도 함께 고양시켰다.
◇오스카 리바스(Oscar Rivas)
◇엘리아스 디아즈 페나(Elias Diaz Pena)/파라구아이
이들은 파라구아이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너 하의 독재시절인 1986년부터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독재자들이 권력을 지속하려는 음모가 진행되는 등 정치적인 혼란 속에서도 이들의 환경운동은 계속되었다.
특히, 국제적인 금융지원을 받아 수로를 준설하고 물길을 돌리려던 '파라나 운하' 건설계획에 대한 반대운동을 주도적으로 펼쳤다. 최근에는 리오 파라나강의 악명높은 야시레타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보다 효과적인 환경 및 주민 이주계획을 촉구하며 세계은행의 조사위원회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그 결과 세계은행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냈고 지역주민들에게 혜택을 주도록 하는 권고안을 끌어내기도 했다.
◇알렉산더 필(Alexandar Peal)/리베리아
리베리아 최초이자 유일한 국립공원 지정을 주도한 환경운동가이다. 1989년 내전으로 인해 사회가 붕괴되고 테러가 자행되는 가운데에서도 필은 리베리아의 숲이 사라져지는 것을 막아내고자 1970년 중반부터 숲 보호운동을 지속해왔다.
현재 리베리아는 서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울창한 숲을 보존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이다. 이후 필은 미국에서의 오랜 망명생활을 끝내고, 리베리아에서의 환경보전운동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고 일하면서 내전이 일어나 강제로 추방되기 전에 하던 일들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리베리아 자연보전운동협회 회장으로서 그는 리베리아 최초의 민간 환경보호단체를 이끌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