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전야제특별취재] 스무살이 된 5·18 어디까지 왔나?

- 구묘역과 신묘역을 잇는 띠가 갖는 의미 -

등록 2000.05.17 20:47수정 2000.05.17 22:57
0
원고료로 응원
신묘역을 향하는 여덟 발들은 들어서자 더 훵한 주위와 내일의 행사를 위해 방송에서 설치한 도구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드문드문 참배객이 오가고, 묘 마다 화려한 꽃들이 꽂혀있어 구묘역의 어수선함과 초라함을 대조시켰다.

양쪽으로 뿜어대던 분수의 포말을 보면서 방명록에 이름을 남겼다.
나오는 왼켠에서 광주-대구지역 엄마들이 녹차와 커피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모습에서 그래도 민심은 남아있구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애써 영호남의 지역감정을 화합이라는 단어 속에서 보여주려고 한 정책적인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 건 지금껏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너무 많아서인가.

일행은 망월묘역을 빠져나가는 차량 속에서 새로운 오마이뉴스기자를 탄생시킬 초등학생 슬기(11살)와 은비(9살)를 만났다. 이메일을 적어주고 서로 연락하자고 하며 무사히 도청 전야제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스무살이면 성년이다. 스무살이 된 지금도 규명되어지지 않은 의문의 죽음들, 진정 무엇을 추모하고 무엇을 위해 5·18행사는 치뤄지는 지 ......
그저 스무살이 되었으므로 대통령은 행사에 참여하고 괜찮은 자리에 사람들이 까만 리본을 가슴에 달고 추모라 말하는 가.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남아있는 자들, 살아있는 자들의 소리없는 눈물은 언제고 마를 날 없다. 각 열사의 유리관 속에 조화는 시들어가고, 한 마디 한 마디 남기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처량한가. 무엇하나 속 시원케 해결된 것이 없는 이 시점에서 오색띠는 진정 영혼을 잇는 띠란 말인가.

살아남은 자의 몫은 이렇게 땅바닥만 두들릴 수만 없을 진데, 밤이 깊어지면서 혼들이 춤을 출 이 밤. 오늘은 어쩐지 열사들이 잠을 자지 않을 것만 같다. 애통하고 애통해서......

덧붙이는 글 | - 삼가 높은 분들의 추모식에 못감을 애통해하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정의로움에 겨워 살으소서. -

덧붙이는 글 - 삼가 높은 분들의 추모식에 못감을 애통해하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정의로움에 겨워 살으소서. -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3. 3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4. 4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5. 5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