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17-우상호 민주당 서대문갑 위원장]"낙선자 모여 제2국회 만들겠다"

우상호 열린인터뷰-"지구당 생산적 참여모델로 전환"

등록 2000.05.19 10:16수정 2000.05.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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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오연호 공희정 기자
정리 이병한 김미선 기자


민주당 서대문갑 지구당 위원장인 우상호씨와의 오마이뉴스 <열린 인터뷰>가 10시30분부터 11시 40분까지 오마이뉴스 편집국에서 있었다.

우상호 위원장은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6대 총선에서 출마해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우상호 위원장은 젊은 정치인의 모임인 '제3의 힘' 회원이기도 하다. 낙선한 젊은개혁그룹 원외위원장들은 어떻게 4년을 보낼 것인가. 오마이뉴스는 그 답을 우상호 위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 요즘은 주로 무슨 일을 하는가?
"지역에 행사가 많다. 어린이날, 스승의 날 등등. 그때마다 돌아다니며 인사하고 참여하고. 선거 때 도와주신 분들한테 다닌다. 아직 못간 곳도 있다. 선거 뒷마무리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하루에 몇 명정도나 만나는가?
"많이 만날 때는 1500명에서 2000명 정도이고 적게 만날 때는 3-400명이다. 선거 때보다 더 많이 만난다. 선거때는 정치적 오해를 받을까봐 행사에 많이 참석못했지만 이젠 괜찮다."

- 낙선자의 입장에서 만나는 건데 사람들이 좀 불편해 하지는 않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이 많아서 당선자보다 낙선자에 대해 더 배려한다. 잘해준다."

- 낙선자에게 주민들이 가장 많이 해주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젊으니까 또 기회가 있다는 말과 4년간 열심히 하면 다음에 꼭 될거다라는 덕담을 많이 한다. 또 나는 그것을 사실로 믿고 있다."

- 1300표 차이인데 가장 큰 패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끝내기에서 졌다. 실제로 일반적인 지지여론을 투표행위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상당히 밀착된 행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를 들면 소극적 투표행위 의사를 가진 사람을 독려하는 것, 취약지역에 마지막 순간까지 지지여론 확산을 위한 작업을 하는 것 등이다. 마지막 순간에 방심한 것이 있다. 여론조사를 너무 믿었던 것 같다."

- 이번 선거에서 정치인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이다. 적은 노력으로 큰 이익을 보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반성을 제일 먼저 했다. 사실 한달 반동안 뛰어서 당선된다는 것이 (그런 사람도 있지만) 두세번 뛰어서 당선된 사람에 비하면 공짜에 가까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상당한 기간의 준비가 되어야 사람들이 후보에 대한 확신을 갇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 이번 선거에서 이른바 젊은 개혁그룹이 여야를 막론하고 출마했는데, 전반적인 결과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젊은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한다는 변화에 대한 바람이 강했다. 이는 우리 지역만이 아니고 거의 전지역에서 확인된 것이다. 이번에 당선자, 낙선자 몇 명이 모여서 토론해 본 적이 있는데 유권자들이 많이 한 이야기로 '한 살이라도 젊은 사람이 정치를 해야한다, 나이먹은 사람은 물러나야 된다'는 것이 가장 많았다. 상당히 놀랐다. 전 지역에서 똑같은 담론이 형성되는 것은 새로운 트랜드를 원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본다. 이 점에서 애초에 우리들이 원했던 것이 부분적으로 달성됐다고 보고 있다."

- 당선자나 원외지구당이나 젊은 사람들이 수시로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나.
"하고 있다. 같이 할 일이 있다.
첫째는 지구당을 개혁하는 일이다. 이것은 당선자, 낙선자를 불문하고 다 해야 할 일이다.

두 번째는 부족한 자기내용을 준비하는 일이다. 이번에도 가장 불안한 것이 우리에게 한국사회를 어떻게 끌고 가야 한다는 비전이 있었나다. 우리에겐 한국정치를 바꾸어야 한다는 낮은 수준의 비전은 있었어도 한국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한다는 정책적 비전은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남은 기간에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해야한다.

세 번째는 정치는 현실이니까 원외지구당 위원장들이 모여서 그룹을 형성해 자기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 얼마전 권노갑 상임고문이 젊은 지구당 위원장, 당선자들에게 '가급적 언론접촉을 삼가라'는 말을 했다던데.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다. 사실은 '축하한다. 당선되거나 낙선되거나 다 역할이 있는 것이다. 나도 마흔아홉에 초선을 달았다. 낙선됐다고 낙심하지말고, 당선됐다고 자만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을 하는 와중에 '조직이 중요한 것이다, 개인보다 조직을 중시해야 한다'라는 말을 했다. 즉 '너무 튀지 말라'는 말을 한 건데, 그 자리에서 기자들이 확대해석해 전한 것이다."

- 개인적으로는 권 고문의 그런 충고를 어떻게 받아들였나?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선배정치인이 후배에게 경험과 조언을 해주는 것은 좋았는데, 한 두마디 쓱쓱 가시처럼 끼어드는 말이 있었다. 다들 '겁 좀 주는구나', '호흡조절을 하라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여야 낙선자들이 모여 이른바 제2국회를 만들어보자는 논의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논의가 좀 진행되고 있긴하다. 원외지구당 위원장들도 분명히 하나의 정치인이니까 우리들끼리 정치적 훈련도 하고 국정현안에 대해 대안도 찾아보는 일종의 제2국회, 낙선자들의 국회를 만들어보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제2국회도 회기도 정하고, 정책현안에 대해서 심도깊은 토론도 할거다. 구속력이 없으니까 의결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여야로 나뉘어서 열띤 토론을 하는 제2국회를 만드는 것이다."

- 낙선자가 상당히 많은데 제2국회 규모는 어느정도로 생각하고 있나?
"너무 키우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한 1백명 정도다. 당선자보다 낙선자가 훨씬 많은 것 아닌가. 한 지역구에서도 낙선자가 서너명일 수도 있는데, 그래서 우선 2등들의 모임이면 좋겠다는 원칙도 정하고, 미래형 정치지도자들로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생각이다."

- 이것이 잘만 운영되면 제1국회를 뺨 칠만할 것 같은데.
"우리들 생각은 '뺨을 쳐보자'는 것이다.(웃음)"

- 언제쯤 가시화될 예정인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안 잡혔고 초보적인 논의 단계다. 상당한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우리 정치가 너무 성공 이데올로기, 당선자 위주였다고 생각하는데 낙선자들도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의 에너지를 생산적으로 모을 필요가 있다."

- 주도세력은 누구인가?
"이야기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제3의 힘 회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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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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