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클린턴 행정부가 머지않아 미 환경보호청(EPA)의 평가를 받아들여 ‘다이옥신이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물질’임을 최초로 천명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에서는 다이옥신이 여아의 출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밀라노 대학의 파올로 박사에 따르면, 1976년 고농도의 다이옥신에 노출되었던 지역의 여성과 남성을 1996년까지 추적해 조사한 결과, 같은 기간 다른 지역에 비해 여아의 출생률이 높았고, 아버지의 혈중내 다이옥신 농도가 높을수록 여야의 출생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다이옥신은 한가지 물질이 아니라 비슷한 특성과 독성을 가진 100여가지 화합물들을 총칭하는데,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미 군인과 2세들의 여러가지 건강장애의 주원인이 미군이 사용했던 고엽제의 다이옥신 성분 때문으로 밝혀지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쓰레기 소각장의 다이옥신 배출이 시민들의 관심대상이 되었고, 방송 등에서는 다이옥신으로 인해 암수구분이 어려워지는 등의 생태계 교란현상을 ‘환경호르몬’이라는 이름으로 여러차례 소개한 바 있다.
다이옥신은 유해폐기물의 소각, 도시쓰레기 연소과정 뿐만 아니라 금속제련이나 담배연기 및 자동차 배출가스에도 상당량이 배출되는데, 문제는 한번 생성되면 잘 분해되지 않고 먹이사슬을 따라 축적된다는데 있다.
특히 지방에 잘 녹기 때문에 지방조직에 잘 축적되는데, 사람은 직접 오염된 공기, 물을 통해 섭취할 뿐 아니라, 오염된 풀을 먹은 젖소의 우유와 낙농제품, 각종 육류, 물고기 등의 음식물을 먹어 최종 축적지가 되는 것이다.
이 다이옥신은 인간에게 임파선암, 폐암등의 각종 암을 일으킨다. 미국의 환경운동가들은 미국에서 매일 암으로 사망하는 1400명 중에서 100명은 다이옥신의 영향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 밖에도 자궁내막증식증, 각종 면역장애와, 어린이의 발달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모유를 통해서도 다이옥신이 아이에게 전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진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발표된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동물실험에서나 볼 수 있었던 다이옥신에 의한 정자수의 감소, 고환 크기 감소, 생식기 변화 등이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단순한 흥미거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아직 우리나라는 고엽제 피해자나 다이옥신에 의한 피해사례나 역학조사 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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