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이 민족문화 실천의 길”

민족생활문화운동가 김영조씨의 실천론

등록 2000.06.08 15:05수정 2000.06.0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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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1호선을 타고 회기역에서 내려 외대 방향으로 한 5분 걷다 보면 ‘솔아솔아푸르른솔아’라는 간판을 단 생활한복점이 보인다. 이곳이 민족생활문화운동가인 김영조(50)씨의 일터이자 사는 곳이다.

김씨는 80년대 말까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한겨레 창간주주로 가입하면서 참교육학무모회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민족생활문화운동에 빠져들게 된 계기였다. 그는 먹고사는 문제 역시도 민족문화운동의 틀거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해결하고자 했다. 그 방편이 바로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질의 생활한복의 보급이다.


이렇게 출발해 생활한복 생산, 판매를 하면서 십여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그의 시각은 건강한 식생활운동, 우리의 전통음식의 제모습찾기운동, 유기농산물 애용운동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그에게 민족문화의 개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한마디로 생활 속의 습관입니다. 습관이 사회적으로 고착화된 것이 바로 민족문화입니다. 전 건강한 식생활과 유기농업 등도 민족문화의 큰 줄기라 생각합니다”고 말한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김씨가 말하는 민족생활문화운동이란 ‘더불어 사는 운동이며, 실천하는 운동, 생활속의 운동’이란다. 이런 지론을 들으며 이제 그를 만난 이유인 유기농에 대한 생각과 생활속의 실천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농약에 오염된 수입농산물, 유전자조작식품, 환경호르몬 논쟁 등을 보면 우리 식생활이 얼마나 위기에 처해 있는지 절감하게 됩니다. 전 가능하면 유기농채소, 곡류 등 유기농산물을 먹고, 녹차, 식혜, 둥글레차를 즐겨 마십니다. 인스턴트 식품이나 서양식은 가능하면 자제합니다. 콜라나 피자는 체질적으로 잘 안 맞아요.”


그는 쉬운 식생활 풍토는 없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가령 주범이었고, 콜라를 우리나라에 앞장서서 보급한 두산에서 만든 식혜를 사먹지 않는다고 한다. 환경과 민족오염을 일삼는 기업에 대한 그의 생활 속의 경계이다. 또 그는 세척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무공해 천연세제를 사용한다.

‘불편하긴 하지만 조그만 감수하면 자연과 농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스턴트식 손쉬운 식생활에 젖어있는 사람들이라면 곱씹어 봐야 할 말이 아닐까.


그는 1년에 한두 차례 경북 울진의 한 농가를 찾는다. 바로 태평농법으로 유명한 강문필 씨이다. 그곳을 갈 때 그는 촌사람 생각해서 서울서 쌀이며 부식거리를 직접 챙겨 간다. 그런데 가보면 강씨가 막 나무란단다. “이런 농약에 찌들은 식품을 왜 싸들고 오냐”는 것.

한번 된통 당한 후에 김씨는 그냥 빈손으로 간다. 사나흘 눌러 앉아 노동도 하고, 심신의 찌든 때를 벗기고, 강씨의 넉넉한 농심과 자연철학에 흠뻑 취해서 돌아온단다.

김씨는 말한다. “겉으로 환경농업한다고 거들먹거리고 돌아다니는 허세꾼들이 있어요.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의 농사를 묵묵히 짓고 있는 강씨와 같은 이들이야말로 이 땅의 참 농사꾼이고, 영웅입니다. 전 그들을 마음 속으로 진정 존경합니다.”

그 탓일까? 김씨는 자신도 직접 환경농업을 해 보기로 했다. 지난 5월초 서울시가 양평, 남양주 등지에다 팔당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한 교육장으로 마련한 환경농장을 분양받아 손수 채소씨를 뿌린 것이다. 별 다른 일이 없는 주말이면 그곳으로 가 잡초도 뽑고, 거름도 주며 그것들이 커 나가는 것을 돌보면서 새삼 환경과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묵묵한 참 농사꾼들을 존경

아직은 우리나라의 환경농업은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척박한 토양에 있다. 채 1%도 되지 않는 환경농가들이 고전분투하고 있는 실정. 그래서 김씨는 환경농업의 발전을 위해 우선 정부의 의지와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강조한다. 정부가 의지를 보이고, 환경농가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할 때 환경농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에게 당부도 빼놓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환경오염으로 망한 다음에 환경농산물소비를 부르짖으면 아무 소용 없잖아요. 유전자조작식품의 위험으로부터, 농약과 화학물질,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지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최소한 환경식품, 환경농산물을 이용하는 것이 그것을 이루는 출발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특히 자녀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가 강연다니면 그래요. ‘우리집 애는 콜라, 햄버거, 피자만 먹어요. 아무리 고쳐주려 해도 안 된다’고요. 전 그러죠. 말로만 그러시지 말고, 자녀들과 함께 우리 식품, 우리 환경농산물을 먹는 습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시라고요. 자신은 행하지 않으면서 남보고 강요해서는 안되는 겁니다.”

김씨는 유기농 식생활과 민족의 건강한 바른 먹을거리 문화를 되찾기 위해서 계속 뛸거란다. 단적으로 그는 인터넷일간신문인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 ‘김영조의 민족문화바로알기’란 연재기사를 올리고 있다. 올바른 식생활을 비롯한 모든 민족문화를 위한 담론과 정보 제공이 그 목적이다.

민족문화운동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지만 그는 결코 구닥다리가 아니다. 인터넷의 유용성을 알고, 인터넷을 통해 건강한 식생활 문화와 올바른 민족문화운동을 전파하고 있다.

인터넷은 민족문화운동의 유용한 도구

민족생활문화운동가인 김영조 씨는 1951년생이다. 최근 민족생활문화에 관련된 집필과 강의를 많이 하고 다닌다. 또한 교육운동(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역임)과 언론운동(한겨레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역임)을 동시에 10년 넘게 해 오고 있다.


가족으로는 부인 최금례(43)씨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었다. 김아름솔과 김으뜸솔이다. 이름이 참으로 곱다. 서울대 국어운동학생회가 주관하는 고운이름선발대회에서 상을 받았다고 귀뜸한다.

참, 군더더기 말 하나. 김영조 선생님은 알싸하고 달콤한 솔잎효소차를 맛보고 싶으신 분들, 그리고 유기농식생활, 민족문화의 실천을 함께 나누고 싶으신 분들, 예쁜 생활한복이 필요하신 분들은 동대문구 이문2동 ‘솔아솔아푸르른솔아’를 찾으란다.
전화번호는 02-969-777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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