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도착, 목포시민 '감격스럽다'

시민들, 환호하는 평양시민 '민족은 다 같구나' 자유왕래, 평화정착 등 좋은 결실 맺길 '소원'

등록 2000.06.14 11:06수정 2000.06.14 11:19
0
원고료로 응원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린 13일, 목포시민들은 텔레비젼을 통해 나오는 정상회담 소식에 눈과 귀를 모으고 이번 회담이 민족화해와 자주통일의 초석이 되길 간절히 바랬다.

13일 오전 10시 25분경 목포역 대합실.
대합실 텔레비젼을 응시하던 분단1세대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은 대통령 전용기가 평양 순항 비행장에 도착하자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대성동에 사는 고응주(66) 씨는 "살아생전에 이북에 못갈줄 알았는데, 이렇게 대통령비행기가 평양 순안비행장에 도착하는 모습을 보니 언젠가 나도 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눈물을 흘겼다. 10시 30분, 김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를 하는 모습을 본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서울에서 아들을 찾아 목포에 온 진복진(90) 씨는 "함경북도에 친구들이 있다"며 "정상회담이 잘돼 서로 왕래가 되면 죽기전 꼭 한번 북한에 가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다"며 감격해했다.

용해동에 사는 손한술(79) 씨는 "김 국방위원장이 마중나오니 참 보기가 좋았다"며 "이북사람들이 만세를 연호할 때 '민족은 다같은 마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홍도를 찾아 가족과 함께 여행을 온 관광객(서울시 강남구)은 "예전에 학생들 평양갈 때 환호하는 평양사람들을 광신도처럼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모습을 보면서 왜 저들이 환호를 하는지 이젠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화가 이원조(48) 씨는 "너무나도 꿈만 같다"며 "세계이목이 집중됐는데 두 정상이 포옹을 하지 못한 게 조금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편 목포지역 초·중·고교는 현실 교육차원에서 학교장의 재량하에 두 정상간의 만남을 방청케 해 눈길을 끌었다.

목민협 박광웅 의장은 "이번 정상회담 생중계가 일부언론과 반통일세력들이 북한의 모습을 민족적 동질성보다는 이질성을 강조하며 왜곡되게 비춰줘 이북을 적으로만 규정했던 모습들이 이번 현지방송을 통해 시민들이 이같은 보도가 얼마나 허구였는지를 알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두 정상간의 만남은 두 정상만의 만남이 아니라 7천만 겨레 모두의 만남"이라며 "정상회담 모습을 보면서 살아생전 문목사님 모습이 많이 떠올랐다"며 작고한 문익환 목사를 그리워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3. 3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4. 4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5. 5 국방부의 놀라운 배짱... 지난 1월에 그들이 벌인 일 국방부의 놀라운 배짱... 지난 1월에 그들이 벌인 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