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분쟁, 정부는 타협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모양이다.
기자가 생각하건대 농민단체와 농민들의 반발이 드세겠지만, 대세는 중국 측과의 타협으로 매듭지어질 것 같다.
하지만 공산품 수출을 들어 50여만호의 농가와 수백만 농민의 생존권 요구를 외면해 버린다면, '앞서는 20%만이 생존할 수 있다 논리가 횡행하는 세계화 사회의 자본주의 생존논리'와 무엇이 다르다 할 수 있을까 반문해 본다.
이런 가운데 생산농민의 심정은 어떨까?
농림부 홈페이지 토론마당에 경남 남해군의 한 농민이 '남해인'이란 이름으로 올린 다음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마늘 때문에 수출이 막힌다고요?
- 마늘 긴급관세 조치 상황 똑 바로 알고 말합시다
작금의 마늘 산업피해 구제조치에 따른 중국측 보복조치에 우리 정부측의 당황하는 모습과,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모르는 언론 보도 내용을 보고, 농과 대학을 졸업하고 후계 농업인으로 남해섬의 농촌에서 83세의 노모를 모시고 고등학생, 중학생 자녀 2명과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반만년 우리 역사 속에서 민족의 생존을 묵묵히 지켜온 산업이 바로 농업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특히 우리 민족의 식생활 습관상 주식인 '쌀'과 3대 양념채소류인 '마늘, 양파, 고추'는 농산물 중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농가 소득면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작목이자 끝까지 지켜내야 할 우리 민족의 자존심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중국산 수입마늘로 심각한 피해를 받고 있던 50만호의 국내 마늘재배 농가가 비록 3년간의 짧은 기간이기는 하나 정부의 산업피해 구제조치 소식을 듣고 얼마나 반겼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중국측의 무역보복 조치가 있자 이에 대해 당황하는 정부와 언론의 보도자세는 '마늘 수입액 1천만 달러, 휴대폰, 폴리에틸렌 수출액 5억 1천만 달러' 라는 식의 단순한 수치 비교로 마늘산업의 의미, 비중, 위치 등은 거론하지 않은 채,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수법으로 중국측의 조치를 정당한 논리로 비판하기보다는 구제조치의 완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듯한 애매한 자세로 아직도 사대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심히 염려스럽습니다.
특히 관세 인하나 일정물량까지는 종전의 관세를 부과하고 초과물량에 대해서만 긴급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는 식의 교묘한 언론 플레이로 여론을 몰아가고, 재벌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듯 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 마늘은 3대 양념채소류의 하나로서 국민의 식생활 습관상 생산 기반을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작목입니다.
⊙ 금번 마늘 관련건은 수출입 금액의 많고 적음을 가지고 논할 문제가 아닙니다. 전국에는 50만호, 200만의 농민이 마늘재배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1천만 달러어치만 수입되어도 국내 마늘산업의 기반이 무너져 이들의 생계가 위협을 받습니다. 그간 경제성장 위주의정책에 밀려 소외되고 어려운 농촌의 현실을 생각해 보았습니까?
⊙ 산업피해 구제조치는 6개월간의 조사와 중국과 WTO에 사전 통보하고 준 사법기관인 무역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합법적으로 결정, 시행하는 사항으로 은연중 대국임을 앞세운 중국측의 억지에 굴복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선례를 남긴다면 앞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중국측의 억지 논리에 더 많은 것을 양보해야 할 것입니다. EU의 중국산 마늘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중국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 국민의 정부라면 모든 채널을 동원하여 본 조치가 합법적이고 불가피함을 알리고 중국을 설득시켜야 하며 관세인하 등 구제조치의 완화 등 농민을 희생시키는 손쉬운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 일부 언론에서 단순한 수치 비교로 농민의 생존권은 안중에도 없고 재벌의 이익을 앞세우는 듯한 보도자세는 정론의 자세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대 중국과의 무역 관행을 남기는 것, 좋지 못한, 다시 말해 공갈에 굴복하는 선례를 남긴다면 이번의 5억달러가 아니라 머지않은 날 50억 달러의 피해를 감수해야 할 일들이 속출하고 말 것입니다.
이런 중국의 검은 속셈을 알고 당당히 맞서 주길 국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속국이 아닙니다. 전국의 농민과 국민들은 이번 조치에 대응하는 정부의 대응 자세를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기사에 소개한 마늘재배농민의 글은 농림부 홈페이지에서 퍼 왔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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