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역전 지하상가 화장실을 가보셨나요?

70년대 초등학교를 다니셨던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등록 2000.07.01 15:24수정 2000.07.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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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역전지하상가 화장실에 가보셨나요?

밀레니엄 시대,인터넷 정보화시대에도 안양역전지하상가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있습니다.

바로 유료화장실이지요.

그곳에 가면 70년대의 아득한 추억을 떠올리실 겁니다.

70년대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를 다니셨던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파리가 날라다니고 암모니아 냄새가 배어있는 그런 화장실을.

이제는 현대화된 군부대에서도 보기 힘든 그런 화장실이 유료도 운영된다면 믿으시겠습니다.

그런데 사실입니다.
안양역전지하상가 1천여개 점포와 하루 이용객 수만명인 안양의 대표적인 상권 지하상가의 화장실이 그렇단 말입니다.


상인 30원, 일반인 100원. 이것이 지하상가 3개 화장실 동일한 요금입니다.

들어갈 때는 아무 소리하지 않지요. 눈치 빠른 사람들은 화장실 앞에 철제책상 놓고 화장지와 까치담배를 팔고 있는 아줌마를 보고 유료화장실임을 눈치챘겠지요. 하지만 급한데 어쩌겠습니다.


이는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역전지하상가가 생긴 지난 18년 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저는 안양포커스라는 지역신문에서 일하는 기자인데 시민들에게 서비스차원에서 무료개방되어야 하고, 보다 위생적이고 깨끗한 화장실로 개조해야 한다고 두번이나 기사를 썼습니다. 올초와 지난 6월.

하지만 안양시의 입장은 요지부동입니다. 지하상가 운영권은 현재 최초에 개발한 업체인 원양실업이란 회사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안양시는 어떻게 할 수 없고 원양실업에서 알아서 해야 한다는 얘기지요.

쉽게 말해 우리 권한이 아니니 책임이 없다는 식입니다.(하지만 전 안양시에서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원양실업이란 곳에도 전화를 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자신들이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당시 부터 별도로 운영권을 갖고 있는 개인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 개인이 포기하지 않는한 원양실업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유야 어쨌건 간에 이 곳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외지에서 안양을 찾은 이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화장실이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안양시청의 화장실과는 아주 대조적입니다.
안양시는 특화사업이라고 해서 화장실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청내 화장실의 경우 소형액자가 벽에 붙어 있고, 화분까지 비치된 아늑한 느낌입니다. 화장지와 손을 말리는 드라이기는 기본이지요.

저는 시민에 대한 서비스는 시청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에서 기본적인 생리를 해결하는 아주 기초적인 부분까지 세심한 신경이 쓰여진다면 보다 많은 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기분좋게 쇼핑을 즐길 수 있겠지요.

그런데 과연 18년동안 개선되지 않은 화장실이 이번 기회에 개선될 수 있을까요?

덧붙이는 글 | 한정원기자는 안양포커스신문 기자로 일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한정원기자는 안양포커스신문 기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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