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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방의 감초"라는 말을 모르는 어른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디서나 친화력이 있고 분위기를 잘 이끌어가는 사람을 비롯해 쓰임새가 많은 사람이나 물건을 부를 때 흔히 쓰는 말이다.
그 만큼 감초는 한약 조제할 때나 천연감미료를 사용하는 식품 등 어디나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용도가 뛰어난 한약재료이다.
그러나 그 흔하다고 여긴 감초가 모두 외제라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은 어떠하신지요?
우리 나라에서는 1년에 약 5,000톤 정도의 감초를 한약재료, 식품원료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 모두를 중국 등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수입으로 지출하는 달러는 연간 약 1천만불 수준이다.
그런데, 그 감초가 농촌진흥청의 노력으로 국내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게 되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관련 연구자들은 길조라고 흥분하고 있다.
그 사연인즉, 감초는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서는 재배가 불가능한 처지였다. 왜냐하면 꽃을 피우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뿌리로 재배할 수도 있으나 감초 자체가 뿌리로 이용하기 때문에 대량증식이 불가능하였다.
뿐만 아니라 감초를 수출하는 중국 등에서는 모두 뿌리를 건조하여 수출하는가 하면 종자는 반출 자체를 금하고 있었기에 우리 나라의 농가에서 재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였던 것이다.
사실 조선의 세종대왕 시절에 중국으로부터 감초를 도입하여 전국에 적응시험을 하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서는 감초재배가 불가능 한 것으로 여기고 연구자들마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수요가 늘면서 수입대체효과가 높은 작물로 감초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 약초연구진은 지난 97년부터 중국에서 감초종자를 수집하여 국내에 어렵게 반입하였다. 국내 생산 가능성을 검토하고 재배기술을 개발하는 가운데 우리 나라의 기상환경에서 개화 결실이 되도록 집중적인 노력을 투입하였다.
노력의 결과로 지난 5월 28일에 처음으로 농촌진흥청 시험 포장에서 꽃이 핀 감초 포기를 발견하였고, 그후 전체 포장에서 20%이상의 감초가 꽃을 피웠다.
농촌진흥청은 감초가 밭에서 꽃을 피운 이상 종자를 맺도록 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종자를 많이 생산하여 농가에 나누어 주게되면 감초가 수지맞는 새 소득작물이 될 것으로 여겨 재배기술을 개발해 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감초는 단맛 때문에“약방의 감초”가 아니고 감초가 갖는 각가지 기능성이 약초 중에 으뜸이기 때문이다 하더라도 지난친 말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자연감미료로도 각종 식품에서 단맛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동서양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감초가 우리 땅에서 꽃을 피웠으니 앞으로 토종감초의 생산으로 연간 1,000만불의 외화절약은 물론 새로운 소득작물로, 국민건강의 파수꾼으로 대대적으로 개발될 날도 멀지 않으리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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