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myNews 원고료 10만원 타기

나의 두달간의 뉴스게릴라 활동을 정산해봤더니

등록 2000.08.16 18:27수정 2000.08.1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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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6월16일 오마이뉴스에 글을 쓴지 딱 두 달이 지난 지금 나의 원고료 총액에는 98,350원이 찍혀 있다.


그리고 2건의 잉걸기사들이 아직 원고료가 지급되고 있지 않으므로 100,350원이 된 셈이다. 「3월 1일 부터 미지불 원고료가 10만원 이상일 경우 OhmyNews에 원고료를 청구 하실 수 있습니다」란 방침에 따라 나는 드디어 원고료를 청구할 예정이다.

처음 대학학보에서 "가장 인터넷 신문다운 인터넷 신문"이란 기사를 읽고 알게 된 오마이뉴스가 386의원 술자리 사건 보도 이후 각 언론에 보도되는 걸 보고 가입, 난 지금까지 22건의 기사를 썼다.

이 중 기본원고료 10,000원이 지급되는 3건의 1면 Top기사, 5,000원씩이 지급되는 3건의 섹션 Top기사, 7건의 1면 sub기사, 1,000원씩 지급되는 7건의 잉걸기사들과 2건의 생나무 기사가 만들어졌고 또한 독자들이 주는 보너스원고료 13,350원 등이 합쳐져 총 100,350원이 됐다. 어쩜 다른 분들에 비해 기사운이 좋았다고 하겠다.

내가 쓴 기사들을 분석해 보면 조회수가 최고 1662여회에 이르는 등 1500여회를 넘긴 기사가 몇 개 있는 반면 조회수가 100회에 밑도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나의 기사들은 200~400회 수준의 조회가 가장 많았고 간혹 800여회의 조회들도 눈에 띈다.

또한 기사밑에 독자의견들도 많은 경우 14회부터 아예 없는 경우까지 다양했다. 그중 사회 고발적인 기사에 많은 독자들이 응답을 해주셨던 걸로 기억한다.


독자들의 눈은 매서웠다. 찬반양론이 펼쳐지는 경우와 기사의 오보부분을 질책하며 꾸짖으시는 한 선생님도 계셨고 직접 이메일로 연락을 하셔서 의견을 피력하시거나 혹은 부끄럽게도 정말 숨겨둔 1인치를 보여주고 있다며 과분한 칭찬을 해주신 분도 계셨다. 의견을 주신 모든 분들게 답장을 못해드려 죄송하며 이 기회에 고맙다는 말씀을 다시금 올린다.

글로 원고료를 타본건 학보와 한국대학신문에다 기고한 후에 원고료를 타본 것 이외엔 처음이다.


중앙일간지나 경제신문 등의 오피니언 란에도 가끔 기고해서 6~7번 정도 실리기도 했고 사진이 실려본 적도 있지만 그 언론사들은 내가 생각하는 논리와 사실들을 전달하기엔 지면의 한계가 너무 분명하였다.

어떨 때는 내가 쓴 기고의 1/3로 잘리거나 편집기자의 의도에 따라 나의 의도가 왜곡되어 나타날 때가 많아 지금은 더 이상 기고하지 않는다. 자신의 의견이 남의 의견에 따라 손질된다는 것은 글쓰는 이에겐 치욕적인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몇줄에 불과한 오피니언란은 논리를 전달하기엔 그 양이 너무나 모자란다. 논리의 전달을 위해선 예시와 함께 3단논법이나 연역법, 귀납법등의 글쓰기 요령들이 동원되는데 오피니언 란은 단지 사실만을 전달할 뿐 글쓴 이들이 생각하는 논리를 전달할 수가 없다. 그나마도 신문의 편집방향에 반할 경우에는 아예 실리기도 힘들다.

그러한 의미에서 오마이뉴스는 나에게 이러한 한계를 넘게 해준 셈이다. 어떠한 것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러한 것이 오마이뉴스의 강점이자 발전할 수 있는 요인이 아닌가 싶다.

글을 쓰면서 그 동안 알게 모르게 고충이 많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좀더 많이 정리하고 취재해보고 싶은데 시간의 제약상 대체로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기보다 인터넷을 통한 자료정리를 통해 글을 쓸 수 밖에 없었던 사실이 아쉬웠다.

기사를 쓰고 나서도 어떤 기사는 정성들여 4~5시간의 고민과 자료정리 끝에 논리를 세우고 일관성있게 만들어 올린 뒤 Top이나 sub를 기대했었는데 잉걸로 가 있는가 하면 컴퓨터를 쓸 시간이 다되어 쫓겨 급하게 쓰는 바람에 퇴고의 과정도 못 거친 기사가 1면 Top으로 올라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다. 좀더 나은 기사를 여러분께 올리지 못한 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근래 중점을 두며 본 것은 오마이뉴스의 편집방향이다. 글이 실리는 결과를 분석해본 결과 오마이뉴스는 진보적 언론의 색채를 많이 띄고 있다는 점이 눈에 많이 띈다. 보수적인 논지를 내세우는 글은 대체로 글이 잉걸로 가는 반면 진보진영의 색깔을 띄고 있는 글이 주요섹션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그렇다고 편향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진보진영의 글중에서도 주장이 근거없이 과격하다싶은 경우에는 생나무나 잉걸에서 머무는 것을 여럿 볼 수 있었다. 결국 오마이뉴스는 대체로 중도진보 정도의 언론으로 규정지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아직 기존 언론사들에 비해 미숙한 점들도 여럿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논리적이고 사실을 냉정하게 전달하는 글보다는 감정적이고 호소하는 글들이 근래 주요 기사들에 실리는 비중이 여타 언론사들에 비해 높다. 즉 취재를 통한 정보보다는 주장의 경우가 주요기사에 실리는 경우가 많으며 그 때문에 기존 언론사에 비해 주요 정보의 전달에 있어 부족한 일면을 보이기도 한다.

물론 이는 시민기자들의 대다수가 아마추어인 시민들이고 기타 일간지들이 일반적으로 다루는 취재원들을 직접 취재할 수가 없는 이들이 대부분인지라 일간지에서 다루는 이야기들에 접근하지 못하고 그 기사들의 평론에 중점을 두는데 기인한다고 판단된다.

대신 오마이뉴스의 강점은 기존 언론사에서 다루지 못한 새로운 시각들의 소개와 사회기층에 묻혀져 있던 새로운 사실들을 발굴해냄에 있다. 일반기자들이 다가가지 못하는 구석구석에 퍼져있는 시민기자들의 역할이 돋보이는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또 하나 부족한 점은 대부분의 시민기자들이 글이 사회 또는 문화 면에 집중되고 상대적으로 경제등 전문적인 분야에서 기사들이 적다는 점이다. 특히 스포츠 등의 글에서는 몇가지 주장이외엔 시민기자들이 글을 쓸 수 있는 분야가 한정되어 있다. 현재 보면 많은 부분들이 기존 언론사 출신 기자분들이 올려주신 정보들로 채워져 있는데 너무 한 부분에 편향된 신문은 그 균형감을 잃을 수도 있다. 여기에 대한 대책이 있었으면 한다.

2달여의 기자 생활동안 글을 쓰면서 무척이나 즐거웠다. 또한 덕분에 사회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글쓰는 연습과 함께 새로운 생각을 정리해보는 계기도 되었다.

요즘은 밖에 나갈 때 수첩 하나를 들고 내 근처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기사로 쓸 게 있으면 정리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 내 메모수첩에는 이미 기사 아이템들이 10여건 들어있지만 조금 있으면 개강과 취업이 앞에 닥쳐 있는지라 과거와 같이 많이 기사를 쓸 수 없을 것 같아 개인적으로 무척 아쉽기도 하다.

어쨌든 뜻밖에도 빨리 원고료를 받게 된다. 돈이야 적을지 몰라도 이 돈은 돈 100만원보다 더 가치가 있다. 내 글에 대한 여러분들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다 읽어주신 여러분들의 덕분이다. 부족한 제 글에 대한 관심에 너무 감사드린다.

이 원고료는 개인적으로 이번달에 마이너스가 된 내 통장의 빈자리를 메꾸는 데 유용하게 쓰일 듯 싶다. 정확히 이번달에 9만원이 펑크가 났는데 돈을 채우고 나면 아는 후배나 불러 밥이라도 한끼 먹어야할 것 같다.

전번 오마이뉴스측의 답변을 읽다보니 향후엔 프린트판도 낼 모양이다. 인터넷 신문이 드디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최초의 모범사례가 되길 기대해본다. 오마이뉴스가 여러 시민기자들과 함께 좀더 발전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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