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소장파 13인 아침 반란'이 있기까지

등록 2000.09.15 16:23수정 2000.09.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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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장파 의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전날 여야 초·재선의원 20여명이 추진하기로 했던 국회정상화 촉구 성명 발표가 당 지도부의 압력과 내부의 의견차이로 무산된 지 하루만인 15일. 민주당 소장파 의원 13명은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조찬 간담회를 통해 당 지도부의 정국운영 방식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간담회에는 평소에 목소리를 낮춰왔던 의원들도 많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소장파 의원들의 이날 논의는 당론에 대한 이의제기를 뛰어넘어 당 지도부의 리더십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간담회에는 재선의 추미애 의원과 초선의 이재정, 김태홍, 정범구, 송영길, 장성민, 곽치영, 박인상, 김성호, 문석호, 정장선, 이호웅, 최용규 의원 등이 참석했다.

그렇다면 갑작스러운 '여당 소장파 의원들의 반란'은 어떻게 이루어지게 된 걸까?

14일 '국회정상화 촉구 성명 발표'가 무산된 뒤 여당 소장파 의원 이재정, 김성호 의원 등 9명은 점심식사를 같이하는 자리에서 현 정국 현안들에 대해서 자유롭게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다음은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지도부의 사퇴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지도부는 강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한 김성호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15일 조찬 간담회는 어떻게 마련된 것인가.

"어제 성명 발표가 무산된 후, 함께 한 점심식사 자리에서 이재정, 김태홍 의원 등 9명은 현재 정국 현안들에 대해서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 보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결국 이재정 의원 중심으로 오늘 함께 한 9명의 의원 외에도 더 많은 의원들을 참여케 해 여러 의견을 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 15일 조찬에는 13명의 의원이 참석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국회의원 수첩을 보면서 함께 이야기 해 볼만한 의원들을 거명 했고, 동료 의원들이 동의하면 그분께 연락하는 방법을 취했다. 20명 가량 불렀는데 해외에 나가있던 분도 있었고, 지역에 행사가 있었던 분도 있어서 결국 13명이 참석하게 된 것이다. 아마 오늘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던 의원들 가운데도 많은 수가 우리 의견에 동의하고 있을 것이다."

참석하겠다고 했지만 미처 나오지 못한 의원은 송석찬, 이강래, 허운나, 이창복, 원유철, 심규섭, 김택기, 김경재, 김성순, 이종걸 의원 등이다.

- 15일 조찬에서의 발언들은 앞으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는데.

"글세, 평소에도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발언들을 해 왔던 것으로 안다. 어찌됐든 현 정국 상황에 대해 당 지도부가 너무 미온적이라는 것을 지적한 것이고 대책마련을 위한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 것 정도다."

-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나.

"이재정 의원이 대표로 건의한 것으로 알고있다."

- 조찬 간담회 후 지도부로부터 압력은 없었나.

"글세... 당 지도부와 기자들에게 전화를 많이 받았다. 한 관계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당의 분열을 야기 시킬 수 있으니 신중하게 행동해 달라. 그리고 우리를 이해해 달라' 정도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한편 이날 모임을 주도했던 이재정 의원은 "오늘 조찬 모임의 목적은 누구를 탓하자는 것이 아니라, 국회 정상화를 모색하기 위해 당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비교적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의원들의 목소리를 듣자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장파 의원들은 18일 오전 이날 간담회에 미처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과 함께 다시 한번 조찬간담회를 갖고 국회 정상화와 정치복원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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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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