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바빠도 멋은 내고 살아야죠

입시에 시달리는 중 · 고등학생들의 패션연출법

등록 2000.10.24 18:50수정 2000.10.24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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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를 앞으로 이끌어 가야 할 중, 고등학생들. 그러나 그들은 여러분이 이글을 읽고 있는 이 시간에도 자기의 개성을 죽인채 소위 일류대학이라고 불리우는 곳에 들어가기 위해서 독서실에서 학교 교실에서 엉덩이 하나 얹을 수 있는 한 자리를 차지하고 국어, 수학, 영어등의 문제집에 출제되어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머리를 싸매며 씨름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그들이 놀 시간도 자기 멋을 부릴 시간도 없이 하루 하루를 공장에서 생각없이 돌아가고 있는 기계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들은 그런 시간속에서도 그들 나름대로의 패션(fashion)을 만들어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럼, 그들은 어떤 패션문화를 형성하고 하고 있는지를 하나 하나 벗겨보도록 하자.

중, 고등학생들이 그들의 멋을 표현할수 있는 도구는 크게 2가지 옷과 가방으로 나눌 수가 있다. 먼저 교복은 80년대 초반 자율화라는 명목아래 사라졌다. 80년대 후반 그리고 90년대 초를 거치면서 빈부격차를 보이지 않게 하고 학생다운(?)모습을 보이도록 한다는 취지아래 부활되어 전국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에서 항상 입고 다니는 교복과 그리고 학교 안을 벗어나서 평상시에 입고 다닐 수 있는 일상복으로 나눌 수가 있을 것이다.

교복의 경우에는 우리는 길거리에서 학생들의 학교 등, 하교 시간에 버스, 지하철, 길거리등에서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모든 학생들이 교복을 입었으므로 모두들 똑같은 모양의 옷을 입고 다닌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들은 70년대 나팔바지가 유행했던 것처럼 그들도 바지를 변형시켜서 입고 있는 유행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여학생보다도 남학생 사이의 복장에서 더 크게 두드러지는데 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다.

남학생들은 처음 교복을 산후에 웃옷은 그냥 있는대로 입고 다닌다. 하지만 바지의 경우는 처음 샀을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그들은 바지를 사면 곧바로 집이나 세탁소를 찾는다. 그리고 바지의 통을 줄여서 자기 자신의 허벅지, 장단지에 꽉 끼도록 그들의 바지를 재봉질하여 입고 다니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그렇게 입고 다니면 불편도 하고 바지도 찢어질 것 같다는 느낌을 주위의 사람들은 받지만 그들은 그게 오히려 편하다고 말하며 자기들의 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일상복의 경우는 앞과는 다르게 여학생들의 패션이 더욱더 눈에 띈다. 그녀들이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본다면 일단 그들은 하얀색이나 곤색의 츄리닝(운동복)을 바지로 선택해서 입고 위에는 청자켓을 입고 삼삼오오 거리를 활보하며 다니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는 것을 볼 수 있다.

옷 말고 가방의 경우는 어찌보면 너무나 다양하기에 중,고등학생만의 색깔을 가지기가 더욱 어렵다고 말을 하겠지만 그들은 그것을 가지고도 유행의 한 주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일단 가방은 책과 노트, 그리고 여러 가지 필기도구를 가지고 등에 매서 다닐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학생들이나 20대 초반의 사람들은 처음 구입하였을 때 가방끈을 조절하여 자기자신의 어깨에 맞게 멋을 부리는 것이 다일지 모른다. 그러나 중, 고등학생들은 다르다. 그들은 그 가방끈을 최대한 바짝 조여서 끈이 어깨에 거의 걸치지 않게 함으로써 가방 전체가 거북이 등껍질 같은 모습으로 남학생, 여학생 구분없이 다니고 있다.


그리고 또한 이런 가방 말고도 학교밖을 나온 거리에서는 남학생들이 손목에 걸수 있는 고리가 달린 일자형 지갑, 다이어리등을 들고 그곳에 돈, 학생증, 스티커 사진들의 여러 가지를 소지하고 다니고 있다.

이것이 중, 고등학생들의 현 패션유행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것을 보는 어른들은 우려의 눈빛을 나타낸다. 이렇게 입고 다니는 것이 불량스러움을 보여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도 이것을 좋은 모습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색다름과 개성을 존중해 주고 싶다. 근 6년간 교복만을 비슷한 옷과 가방만을 가지고 다니는 학생들이 항상 일정한 틀안에 갇혀 지내기만 하는 그들이 자기 자신만의 패션을 만들어 자기 세대에서 유행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 자체를 소중하고 훌륭하게 생각하고 있을뿐이다.


요즘 커다랗게 대두되고 중, 고등학생들이 외치는 두발자유와 함께 이런 패션의 모습도 지금 그네들이 외치고 있는 뚜렷한 톡톡 튀는 개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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