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에 열린 미군 양민학살 합동위령제

경남 마산역 광장서...미군철수, 정부 규탄 한목소리

등록 2000.10.29 13:49수정 2000.10.2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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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리 사건은 물론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저지른 수많은 양민학살에 대해 미국과 우리정부는 아무런 성의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나라에 노벨상을 받은 대통령이 있다는 걸 믿을 수 있겠습니까?"

10월 28일 오후 2시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 경남지역 합동위령제가 열린 마산시 회원구 석전동 마산역 광장에는 미군철수와 우리 정부를 규탄하는 함성이 가득했다. 이날 행사는 위령제라기 보다 차라리 성토대회에 가까웠다.

함안 창녕 의령 사천 등에서 올라온 60~70대 노령의 유족들도 무심한 우리정부에 대한 분노를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한국전쟁중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 경남도대책위원회와 전국농민회 경남도연맹, 민주노총 경남본부, 부경총련, 범민련 부산경남연합 등 20여개 단체의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위령제에는 100여명의 유가족과 학생·시민 등 모두 300여명이 참석, 50년전 억울하게 희생된 원혼을 위로하고 진상규명의 결의를 다졌다.

풍물굿을 시작으로 미군 양민학살 경남도대책위 안상보 상임대표(68)의 조사, 오도엽 시인의 추모시 낭송, 각계인사의 추모사, 해원굿, 분향 및 헌작 등의 순으로 진행된 위령제에서 참석자들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양민학살 만행을 규명하기 위해 미국을 국제전범재판소에 회부하는 한편 주한미군 철수를 위해 적극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위령제를 마친 참석자들은 각 지역별로 영정과 만장을 앞세우고 마산시 합포구 창동까지 약 3km에 이르는 시내 간선도로를 행진하며 시위를 벌인 후, 오후 5시 창동 상업은행 앞에서 정리집회를 갖고 해산했다.

이날 합동위령제가 열린 경남지역은 마산 곡안리와 창녕 초막골, 함안 장지리, 의령 정동리, 사천 조장리 등 최소 20여곳 이상에서 약 800여명에 이르는 양민이 미군에 의해 학살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날 위령제에 참석한 정연욱 전국연합 대외협력국장은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 진상규명을 위해 남·북·해외 대표들로 구성된 미군양민학살 전민족특별조사위원회 주최로 오는 11월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국제연대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12월중 국회와 공동으로 토론회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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