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갔다 와보니 집이 없어졌어요

<속보> 이송아 양 사연, 조합측과의 합의로 일단락

등록 2000.10.31 13:52수정 2000.11.2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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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1월 1일 오후 15시 30분

"도와주세요.그리고 제게 알려주세요.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사회라는 것 그리고 인권이 무엇보다도 존중되는, 사회 시간에 배웠던 그런 사회라는 것을..."

이 구구절절한 한 여고생의 사연이 어제인 지난 달 31일 오마이뉴스를 통해 네티즌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면서 큰 반향을 일으킨 끝에 오는 3일 상호 원만히 문제를 해결하는 각서를 교환키로 합의하고 일단락됐다.

사연의 주인공 이송아(18) 양의 아버지인 이강만(40) 씨는 조금 전인 오후 2시 30분 본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구획정리사업조합측과 시공회사인 창덕건설 본부장, 광양시 구획정리계장 등이 조합측 사무실에서 만남을 갖고, '보상비 2천 4백만원을 지급하기로 구두로 합의를 봤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시공회사인 창덕측은 이씨가 구획정리조합 인근 필지에 새로운 집을 지을 수 있는 부지조성을 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씨가 이를 위한 허가를 광양시로부터 필하면 기초공사를 무료로 해 주기로 약속했으며, 조합측 또한 강제철거시 부서진 일부 집기 보상금으로 1백만원을 지불키로 하는 등의 내용의 각서를 오는 3일 최종 매듭짓기로 했다는 것.

한편 송아 양은 감사의 전화에서 "오마이뉴스와 네티즌 여러분 덕분에 관계기관이 이제서나마 아빠와 합의를 본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며, "며칠간 남의 집에서 신세를 지면서 속옷은 사 입는 등 마음 고생은 많았지만, 격려해 준 여러분 덕분에...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데 앞장서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1신 : 10월 31일 오후 13시 52분


광양 용강지구 토지구획정리조합이 부지를 조성하면서 자진 이주를 하지 않은 가구를 강제 철거해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토지구획정리조합에 의해 강제로 집을 철거당한 이강만(40. 광양시 광양읍 용강리) 씨에 따르면 이날 이씨 자신과 부인은 일터로 나가고 두 자녀는 학교에 갔다가 저녁에 집으로 귀가해 보니, 집은 온데 간데 없고 그 자리엔 황량한 대로가 나있었으며, 집안에 있던 살림살이는 마을 입구 공터에 쌓여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이씨와 용강지구 토지구획정리조합측은 이주를 위한 원만한 해결을 위해 수차례 의견조정을 시도해 왔었다.

그러나 이씨는 조합측의 일방적 환지예정지 고시, 신빙성 없는 보상감정평가, 공적률을 무시한 일괄적인 체비지비용 지불, 믿을 수 없는 이주대책 등을 받아들일 수 없어 자진 이주를 하지 못하고 버텨왔다.

또 이씨는 그동안 몇 차례의 강제철거 공고가 있었지만 보상없이 철거는 있을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이주보다는 합의를 위해 노력했으나, 공탁통지서를 받아보기도 전에 철거가 되어버리고 나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분노를 금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용강지구 토지구획정리조합측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집행부에서 원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금년 3월부터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하여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금번 강제철거는 강제철거를 하겠다는 의사전달후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두고 대화를 거듭하였으나 자진 이주를 하지 않아 어쩔 수 없는 마지막 선택으로 적법한 절차 속에 강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본 마을 주민 김아무개(65) 씨는 "모두 출타하고 아무도 없이 열쇠가 잠겨진 빈집을 법을 앞세워 강제로 집을 부수고 가재도구를 공터에 팽개쳐 버리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조합의 사무실을 지키는 사람들도 모두가 한마을 사람인데 마을 사람들 편을 들어주기는커녕 이처럼 밀어붙이기 식으로 일을 진행한다면 힘없는 주민들은 어떻게 살란 말이냐"며 조합측을 원망했다.

한편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으나 집이 온데간데없어 눈물이 핑돌았다는 이씨의 장녀 송아(18. 순천여고 2년) 양은 청와대와 법무부 등의 인터넷홈페이지에 가족의 행복을 다시 찾아달라는 글을 올리고 도움을 구하고 있으며, 이씨 역시 시간과 경비의 부담을 감당키 어렵다며 시민단체를 찾아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광양 용강지구토지구획정리사업은 조합원 246명에 이사8명, 감사2명, 조합장 1명으로 구성되어 오는 2002년까지 용강지구 13만8천770평의 토지를 구획정리하고 있다.

다음은 이송아 양이 인터넷에 올린 호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안녕하십니까.
저는 전남 순천여자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이송아 라고 합니다.
저는 정말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사회라고 흔히들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저는 힘의 논리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은 광양이고 정말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생활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저희집에 그런 단란한 웃음이 없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것은 저희집이 아파트를 짓는데 도로로 들어가게 되었거든요. 보상으로 거론이 된 터무니 없이 적은 돈, 그 것으로는 조그마한 전세집도 얻기 힘든 실정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집과 그 C회사쪽과는 틈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국민학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신 부모님들...
그 사람들은 아버지께는 그러지 않았지만 어머니를 무시하기 시작하였고 마치 우리가 이곳이 아파트가 들어 설 것을 미리 알고 들어왔다는 식으로, 그리고 또 우리집은 그만큼 돈을 받은 것도 다행으로 여기라는 등등... 그렇게 어머니를 몰아 세우고는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저희집은 그 회사와 잦은 충돌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일이 커지기 시작했고 결국은 서로 법적으로 대응을 하자는 그런 식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저희집...좋은 집은 아닙니다. 아니 다른 사람들이 우리집을 보면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가족에게 그 집은 남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 물려받은 재산 하나 없이 부산에서 빈털털이로 왔습니다. 그리고 우리 돈으로 힘들게 산 집입니다.

정말 먹고 싶은 거 하나 못 먹고 사고 싶은 욕심 하나를 줄여가며 산, 우리가족의 노고가 담긴 그런 소중한 집입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수많은 조롱과 무시속에서도 저희 가족은 서로 아껴주는 그런 마음과 남에게 죄 짓지 안는 그런 떳떳함으로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집이 없어졌습니다. 우리 가족의 꿈이자 소중한 보금 자리가 허물어져 버렸습니다. 부모님들은 직장을 나가시고 저와 제 동생은 학교에 간 사이에 말입니다.

집에 돌아 왔는데 집은 없습니다. 대신 허물어진 그곳은 차가 지나갈 그런 도로가 생겼습니다. 합법적인 절차 없이 무조건 저희에게는 '철거할테니 그리 알아라'하는 말 한마디만 던진 채 말입니다.

세상에 언제 대한민국에 이런 법이 존재했습니까? 합의도 보지 않은 상태, 무엇 하나 도장도 찍어준 적 없습니다. 강제철거... 문도 다 잠근 상태였습니다.

무단침입에 해당하는 것 아닙니까? 그것도 국가가 하는 일도 아니고 개인이 설립한 회사가 시민을 이렇게 무시할 수가 있습니까? 그리고 경찰에 신고를 했더니 이런 말을 하더군요.

C회사 말로는 합법적인 절차를 다 받았다고 여겨서 경찰이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입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집이 없이 무작정 나와 있는 한 가족이 있습니다. 경찰은 시민의 안전을 그리고 권리를 지켜주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창덕회사 말만 믿고 저희 가족의 말은 귀담아 들어주질 않습니다. 전 걱정합니다. 부모님의 슬픈 마음을. 우리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내일 학교는 어떻게 가야하지를.

시민으로서 주장할 수 있는 권리는 이렇게 무시되는 겁니까? 도와주세요. 그리고 제게 알려주세요. 우리 나라는 민주주의 사회라는 것 그리고 인권이 무엇보다도 존중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회 시간에 배웠던 그런 사회라는 것을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안녕하십니까.
저는 전남 순천여자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이송아 라고 합니다.
저는 정말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사회라고 흔히들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저는 힘의 논리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은 광양이고 정말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생활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저희집에 그런 단란한 웃음이 없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것은 저희집이 아파트를 짓는데 도로로 들어가게 되었거든요. 보상으로 거론이 된 터무니 없이 적은 돈, 그 것으로는 조그마한 전세집도 얻기 힘든 실정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집과 그 C회사쪽과는 틈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국민학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신 부모님들...
그 사람들은 아버지께는 그러지 않았지만 어머니를 무시하기 시작하였고 마치 우리가 이곳이 아파트가 들어 설 것을 미리 알고 들어왔다는 식으로, 그리고 또 우리집은 그만큼 돈을 받은 것도 다행으로 여기라는 등등... 그렇게 어머니를 몰아 세우고는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저희집은 그 회사와 잦은 충돌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일이 커지기 시작했고 결국은 서로 법적으로 대응을 하자는 그런 식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저희집...좋은 집은 아닙니다. 아니 다른 사람들이 우리집을 보면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가족에게 그 집은 남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 물려받은 재산 하나 없이 부산에서 빈털털이로 왔습니다. 그리고 우리 돈으로 힘들게 산 집입니다.

정말 먹고 싶은 거 하나 못 먹고 사고 싶은 욕심 하나를 줄여가며 산, 우리가족의 노고가 담긴 그런 소중한 집입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수많은 조롱과 무시속에서도 저희 가족은 서로 아껴주는 그런 마음과 남에게 죄 짓지 안는 그런 떳떳함으로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집이 없어졌습니다. 우리 가족의 꿈이자 소중한 보금 자리가 허물어져 버렸습니다. 부모님들은 직장을 나가시고 저와 제 동생은 학교에 간 사이에 말입니다.

집에 돌아 왔는데 집은 없습니다. 대신 허물어진 그곳은 차가 지나갈 그런 도로가 생겼습니다. 합법적인 절차 없이 무조건 저희에게는 '철거할테니 그리 알아라'하는 말 한마디만 던진 채 말입니다.

세상에 언제 대한민국에 이런 법이 존재했습니까? 합의도 보지 않은 상태, 무엇 하나 도장도 찍어준 적 없습니다. 강제철거... 문도 다 잠근 상태였습니다.

무단침입에 해당하는 것 아닙니까? 그것도 국가가 하는 일도 아니고 개인이 설립한 회사가 시민을 이렇게 무시할 수가 있습니까? 그리고 경찰에 신고를 했더니 이런 말을 하더군요.

C회사 말로는 합법적인 절차를 다 받았다고 여겨서 경찰이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입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집이 없이 무작정 나와 있는 한 가족이 있습니다. 경찰은 시민의 안전을 그리고 권리를 지켜주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창덕회사 말만 믿고 저희 가족의 말은 귀담아 들어주질 않습니다. 전 걱정합니다. 부모님의 슬픈 마음을. 우리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내일 학교는 어떻게 가야하지를.

시민으로서 주장할 수 있는 권리는 이렇게 무시되는 겁니까? 도와주세요. 그리고 제게 알려주세요. 우리 나라는 민주주의 사회라는 것 그리고 인권이 무엇보다도 존중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회 시간에 배웠던 그런 사회라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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