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가수?
바로 너무나 여행을 사랑하기에 이름에도 여행이 들어가 있는 그룹 '여행스케치'를 만났다. 이번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한 '나눔과 희망의 콘서트'에 공연차 광주에 왔다.
현재 여행스케치(흔히 '여치'로 줄여서 부른다. 이하 '여치')는 조병석, 남준봉, 현정호, 이선아, 이수정 이렇게 5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기실에는 정호 씨를 제외한 멤버들이 기타 치고 간식도 먹으면서 공연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랑을 전하려 왔어요 …'공연 이야기'
먼 길 오느라고 힘들었을 텐데...
(병석) "거리가 멀어서 아무 것도 못하고 서울에서 바로 왔다."
이번 공연에는 어떻게 참가하게 되었는지
(병석) "행사 관계자 중 한 분과 원래 친분이 있었다. 오랜만에 연락이 되었는데 참여 제안을 받고 기꺼이 응하게 되었다. "
서울 공연도 잡혀있다고 들었는데
(병석)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다. "
오늘 부를 노래는
(선아) "행사 성격에 맞게 그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노래와 신곡 한 곡 등 6곡 부를 생각. "
공연을 많이 하지만 오늘 같은 자선 공연은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은데
(준봉)죄 짓는 기분이다. 그 동안 자선 공연을 많이 해 왔는데 너무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
(병석) "준봉이만 그렇다." (웃음)
참 저녁은 어떻게
(병석) "시간이 되면 먹고 안 되면 그냥 오늘처럼 간단히 간식으로 해결한다. "
(준봉) "예전에는 안 먹어도 괜찮았는데 이제는 나이가 되니까 안 먹고는 못 견디겠더라. "
여행 스케치로서의 삶 '선아, 수정'
언제부터 함께 활동했는지
(선아) "92년도에 다니고 있던 학과(서울예전 실용음악과)의 정원영 교수님 소개로 오디션 보았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
그럼 올해가 햇수로 8년째인데 공연 특히 지방공연 다니면 어떤지
(선아) "재미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고 어린 나이(21살 때)에 일을 할 수 있게 되어서 행복하다. "
신곡에 대한 질문 "예전과는 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타이틀을 ‘LOVE STORY’로 정하게 된 이유는"에 선아 씨는 답변을 병석 씨에게 넘겼다. 그는 대답대신 여치의 막내이자 가장 최근에 합류(98년)한 수정씨 를 가르켰다.
여치에 들어와 2장의 음반을 만들면서 각각 느낌이 달랐을 텐데
(수정) "7집은 처음 참가한 것이었고 시간이 부족해서 조금 어리둥절했었다. 이번 8집은 여유를 가지고 개인적으로 나의 위치를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잘 된 것 같다. "
들어오기 전에 생각했던 여치와 막상 들어와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여치에 대한 차이점을 물었다.
(수정) "대학교 때 통키타 동아리 활동을 해서 여치의 노래를 많이 불렀고 공연도 봤었다. 들어오기 전이나 들어와서 생활하면서 느낀 것은 '가족'이라는 말로 설명될 수 있다. 흔히 여치하면 '가족, 사랑'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고 하는데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이다. "
'12가지 사랑이란?' 신곡이야기
이번 8집 음반 'Love Story'의 색깔에 대해서 묻자 오히려 '예전과는 다른가'라며 되물었다.
이제까지의 음반과는 달리 사랑을 부각시켰고 특히 여러 종류의 사랑을 표현하였기에...
(수정) "이전에는 일상적인 삶을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사랑에 중점을 두었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렇지만 장르를 포함해서 이번 음반도 여전히 여치만의 색깔을 담아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우리가 포크락만 했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발라드, 댄스도 해 왔고 이번 음반에는 재즈, 블루스도 들어 있다. "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수정) "흔히 사랑 노래라고 하면 연인간의 사랑이나 가슴 아픈 이별이 많은데 우리 음반에서는 할머니와 손자와의 사랑, 다음 세대에 대한 사랑 등 '12가지 사랑'이라는 부제처럼 다양한 종류의 사랑을 표현했다. 이런 것이 여치답다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 팀이긴 하지만 각자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솔로곡이 하나씩 들어있다."
자신이 부른 노래는 어떤 사랑인가
(수정) "'두 번째 이별' 이라는 여성적인 감성이 많이 표현되는 노래다. 처음 맞는 이별과는 달리 헤어짐에 대한 슬픔보다 '아 이런 게 이별이구나 또 이별할 수 있겠구나' 라며 이별에 익숙해지는 것에 대한 슬픔을 노래했다."
노래 가사의 일부분 '또 다시 혼자가 되는 게 두려워 하지만 조금씩 이별에 익숙해지는 건 이별보다 두려워...'
(수정) "녹음하면서 많이 공감했고 노래 가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
가슴 한 구석이 찡한 느낌?
(수정) "그렇다." (노래를 떠올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번 음반 판매량과 반응은 어느 정도인지
(정호) "발매된 지 한달 보름 정도 됐는데 10만장 정도 팔렸다. 초반으로서는 반응이 좋은 편이다. 다만 요즘 음반 시장이 많이 침체되어있는 편이라서 그 영향을 받고 있다."
인터넷의 음악 사이트 영향도 무시 못하지 않나
(병석) "그렇다. "
팀의 리더로서 이번 음반에 대한 느낌이 남달랐을 텐데
(병석) "정말 타이틀 곡 제목(왠지 느낌이 좋아)처럼 느낌이 좋았다. 멤버들간에도 하나로 화합될 수는 계기가 되었고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
여행스케치! 조금 더 들여다 보기
음반 작업은 어떻게 하는 편인가
(수정) "음반 작업을 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병석 오빠가 주로 만들지만 같이 이야기를 하고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하는 편이다. "
그럼 전체적인 동의의 과정을 거쳐서 곡이 선정되나
(수정) "꼭 동의한다 안 하다가 아니라 일하다 보면 서로 느낀다. 이 노래는 누가 부르는 것이 낫겠다. 또 이건 누가... 식으로."
여행 스케치라는 이름을 정하게 된 배경은
(병석)"팀을 결성할 때가 여름이었는데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그 때 보통 사람들은 여행 가기가 힘드니까 우리가 대신 여행을 다니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사랑, 우정, 낭만…-을 그들에게 전하자는 취지에서 '여행'이라는 단어가 정해졌다. 그리고 난 다음 '여행 데생, 여행 크로키' 등이 나왔고 최종적으로 '여행스케치'에 의견이 모아졌다."
'여행' 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다가선 것이 아닌가
(병석) "이름이 신선해서 얻은 이점이 참 많았다. 반면에 중후한 모습보다 어리다는 느낌을 가진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불리한 면도 있다. 특히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
참 홈페이지가 아직 없던데…
(병석)"여치 홈페이지는 다 완성 되었는데 관리하는 곳에서 다른 연예인들의 것과 함께 열겠다고 해서 아직 모습을 못 보여주고 있다. 이미 사이트 주소는 알려져 있는데 빠른 시일 내로 홈페이지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 "
공연 관계로 일단 이야기는 여기서 마쳤다.
여행스케치는 이번 공연의 첫 순서를 장식했다.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등장한 그들은 이번 행사에 대한 소감을 간단히 그러나 재미있게 말했다. 깜찍한 율동과 함께 '산다는 건 다 그런 게 아니겠니'로 시작한 그들은 '초등학교 동창회 가던 날, 동요 반달'을 이어서 불렀다. 간간히 관객들과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주로 남자들이 이야기를 하는 편이었다.
그 다음으로 여치의 데뷔곡이자 대표곡인 '별이 진다네'가 잔잔하게 불려지면서 공연장은 더욱 아늑한 분위기로 바꿔져 갔다. 이어서 신곡 '왠지 느낌이 좋아'와 앵콜 곡 '떠'로 신나게 공연을 마무리했다.
여행스케치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여치 정신'
여치의 공연이 끝나고 난 다음 리더 병석 씨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공연 소감은
(병석) "관객석이 다 찼으면 좋았을 건데… 공연장 시설 특히 음향이 상당히 좋아서 공연하기 편했다. 관객들 반응도 참 좋았다. (참고로 오늘 공연은 총 1700석 중에서 약 1300여 석이 찼다) 다만 이런 행사가 하루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 다들 서로 도와주고 그런 분위기가 일반화 되어서 굳이 이런 행사를 안 해도 되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병석 씨의 행사에 대한 소감은 참 적절한 지적이었다.
오늘 공연을 보니까 여자 분들은 이야기를 거의 안 하던데
(병석) "오늘은 우리의 행사가 아니라서 그랬고 정식 공연에서는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한다. "
여행 스케치가 12년이 되었는데 만든 이로서 12년 전과 지금과의 차이가 있다면
(병석) "그 때가 더욱 순수하고 깨끗했다고 본다. 대신 지금은 음악적인 면에서 발전되었다. 포크뿐만 아니라 하드 락, 펑키, 재즈, 발라드 등 음악적인 폭이 많이 넓어졌다. 그렇지만 가사의 분위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다. 단지 시대에 맞게 옷을 바꿔 입었다고 볼 수 있다. "
병석씨는 여치의 정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우리도 느끼고 주변에서도 많이 세련되었다고 한다. 허나 우리들이 가장 큰 특징인 ‘아마추어’ 정신은 항상 가지고 있다. 비록 직업이지만 친근하고 편하고 때론 촌스러움도 보여 주려고 한다. "
12년 뒤에도... (그 때는 가요무대에서...)
(병석) "잘 모르겠다. 단지 앞으로는 각자의 활동을 하면서 가끔 함께 모여서 공연하는 '따로 똑같이' 형태로 갈 것 같고 그렇게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
그래도 여전히 여치인으로 남을 것이 아닌가...
(병석) "글쎄... "
추후 여치만의 정식 공연은
(병석) "12월 23일 서울 올림픽 역도 경기장에서 대규모 공연이 잡혀 있고 25일 청주 공연이 있다. "
이번 서울 공연은 ‘다섯 가지의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춰서 멤버들의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10초마다 한 번씩 감동을 주고 멤버들의 숨은 끼를 보여 준다고 한다.
본격적인 지방 순회 공연은
(병석)"내년 초에 할 생각으로 준비중이다. "
(정호)"지방 분들이 많이 찾아 주시면 언제든지 찾아 갈 수 있다.
광주도 약 8년 전에 오고 이번이 처음이다. 관객들이 많이 불러주면 좋겠다. "
연말 계획은 따로 없는지
(병석) 지금은 음반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루에 서너 군데 다니고 있을 만큼 정말 바쁘게 지내고 있다. ('왠지 느낌이 좋아'는 방송 횟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마도 지금이 12년 사상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여지고 제 2의 전성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그 동안 잃어버렸던 팬들도 많이 찾고 새로운 팬도 만드는 등 홍보에 신경을 쓸 계획이다. "
이번 공연에 여행스케치는 무료로 참가했다고 한다. 다른 공연자들도 그랬지만 가족주의를 앞세우는 그들이기에 더욱 돋보였다. 아무쪼록 그들의 정신이 계속 이어지기 바란다.
'여치주의 : 여행스케치는 가수이기 전에 가족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대학생 신문 모난돌(www.monandol.net)'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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