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미군사격장 확대 움직임에 주민반발

강원도부대서 원정훈련에 주민통제도 심해져

등록 2000.11.27 13:24수정 2000.11.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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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초리 일대의 미 스토리사격장이 미 제2사단의 범위에서 벗어나 국제사격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오늘(27일) 오전 10시부터 강원도의 한 헬기부대가 스토리사격장 내에서 원정훈련을 시작한 것이 확인되면서 올 월동훈련과 함께 국제사격장으로 본격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와이와 오키나와 등 외국에서까지 원정 포 사격을 한다"며 주민들 사이에서 확인되지 않고 떠돌던 소문들이 오늘(27일) 강원도 원주의 한 헬기부대에서 첨단무기인 개인화기로 원정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이 같은 사실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미군들은 오늘(27일) 강원도 원주의 한 헬기부대(소속을 밝히지 않음)에서 실시하고 있는 탱크파괴용(무기명 밝히지 않음) 개인화기 사격훈련에 대해 "무슨 사격을 하는 것이냐. 알아봐야겠다"는 주민들을 제지하고 12곳에 설치된 차단기를 모두 내린 채 곳곳에 미군들을 배치, 훈련을 속개했다.

훈련에 참가한 유아무개 카투사는 자신의 소속을 밝히기를 꺼려하며 "강원도 원주에서 원정 훈련을 왔다"고 밝히고 소속과 훈련인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스토리사격장은 오늘 헬기부대의 개인화기 사격 외에도 그동안 국제사격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예고하는 정황들이 곳곳에서 확인돼 왔었다.

스토리사격장은 지난 7월 1일 이전까지는 미2사단에서 관리했으나 이후에는 관리권이 미8군으로 이관, 확대되면서 훈련을 위한 주민통제 등 사격장 고착화를 위한 준비작업도 예전과는 달리 극으로 치닫고 있다.


7월 이후 미군들은 정부로부터 공여된 215만평 경계지역에 차단기를 6곳에 설치하는가 하면, 공여지 내 사격피탄지 80만평에 대해서도 6개의 차단기와 철조망을 설치하고 출입영농을 일체 통제하며 추수도 못하게 하는 등 현재 계획적으로 농민들의 전면통제 수순을 밟고있다.

이로 인해 현재 차단기와 철조망을 설치하고 출입영농을 통제하는 곳이 80만평으로 전국이나 각국에서 훈련을 해올 경우 215만평에 달하는 민통선 지역의 다른 농지의 영농도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민들은 "215만평 전지역이 사격장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80만평 외에 다른 농경지까지 영농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원정훈련에 대한 반대시위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스토리사격장 설치반대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조익연)에서도 미군들이 설치한 12곳의 차단기에 경고문을 설치하고 미군 측과 정면대결을 준비하고 있어 물리적인 충돌도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경고문에 "사격장 내 토지는 사유지로 미군들이 설치한 차단기와 철조망들을 철거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이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미군이 져야 한다는 것을 경고한다"며, 미군 측에서 "영농인들은 남의 땅을 침범한 범법자"라는 내용으로 설치한 경고문 옆에 영농인들의 경고문을 설치하고 미군 측과 정면대결을 계획하고 있다

또 스토리사격장은 이곳의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곳에는 천연기념물인 검독수리 20여마리를 비롯 보호종의 각종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나 사격으로 인해 보금자리를 잃고 있다.

지속적으로 검독수리를 촬영해 온 이용남 사진연구소장은 "앞으로 사격으로 인해 검독수리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오늘(27일)도 사격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고공 비행을 하던 검독수리가 추락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다.

스토리사격장은 지난 1973년 당시 고 박정희 대통령이 215만평을 미군에게 공여한 땅으로 1983년을 전후해 등기가 회복되거나 새로 등기되어 사유지임을 정부에서도 인정한 땅들이다.

그러나 이같은 미군들의 행위에 대해 국방부나 정부에서는 목소리를 낮추고 농민들을 외면하고 있다.

한편 이곳 주민들은 스토리사격장 설치반대추진위원회를 스토리사격장설치 비상대책위원회로 격상시키고 지난 25일 매향리와 노근리 주민 등 미군주둔지역 피해 주민들과 함께 종묘공원에서 소파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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