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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직장 동료들이 책상머리에 작고 예쁜 화초를 두고 기르는 걸 보면 부럽기만 하는 손끝 투박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제는 퇴근하는 길에 선인장 하나를 샀습니다.
얼마전 어떤 남자가수 집이 TV에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그의 집엔 사람만큼 큰 선인장이 넓다란 침실 한켠을 채우고 있었죠. 무려 5년이라든가? 굉장히 나이가 많은 선인장이었어요. 물론 어느 사막에서는 수십년을 억세게 살아가는 녀석들도 많겠지만요. 그의 선인장은 그 어떤 인테리어 장식품보다 훌륭해 보였습니다.
아무튼 어제 선인장 하나를 샀습니다. 가수의 선인장처럼 굵고 건강하게 장수하기를... 그리고 화려하지 않으나 운치 있는 모양새를 꿈꾸며 말입니다.
선인장은 흔히 게으른 사람이나 길러야 되는 식물쯤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사실 흙속의 영양분 고갈을 막기 위해 3~4년마다 분갈이를 해줘야 한대요. 또 맨날 구석에만 놓지 말고 정기적으로 바람과 햇빛을 쪼여줘야 한대요. 아무리 험난한 환경에서 생존한다지만, 그래도 이 정도 배려는 필요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창가에 두고 키운다면 위치를 자주 바꿔주면 안된답니다. 선인장은 일조량에 민감하거든요. 조절을 잘못 했다고 해서 썩는지 말라버리는지는 아직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겠구요.
새로운 생명을 들이고 빈번하지 않지만 내가 돌봐줘야 할 친구 하나가 생겼다는 것에 설레이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선인장의 말없는 존재를 느끼며 저 또한 겸손하고 묵묵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주변이 온통 회색빛이네요. 모처럼 달려본 시골길은 다소 황량해 보이구요. 오늘은 동네어귀 화초가게를 찾아 적당히 자라줄 선인장 하나 맞아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의 건조한 공간에 녹색을 들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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