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고 무능한 선배공무원 제발 나가주세요"

구미시 공무원협의회장 인터넷에 글 게재 "파문"

등록 2000.12.13 16:46수정 2000.12.1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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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청 공무원직장협의회장이 최근 강력한 공무원 구조조정과 인사적체로 공직자들의 불안이 확산되자, 41~44년생 선배공무원들의 명퇴를 촉구하는 글을 구미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시공무원직장협의회 박모 회장은 지난 5일 이 게시판 '열린마당' 사이트 '구미시에 바란다' 에서 "선임자로서 용기있고 수범적인 결단은 구조조정의 회오리바람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데다 후배공무원의 위상조정에도 큰 도움이 되며 추가 명예퇴직을 유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회장은 "포항시와 봉화군 등 공무원들은 45년생까지 명퇴에 적극 동참했다"며 구미시 명퇴대상 선배공무원들의 나이와 성씨 영문 이니셜까지 덧붙여 당사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박회장은 이어 이 사이트에서 "'영욕과 영원하지 않는 체면 등으로 점철된 비난과 욕이 가슴을 뚫지 않는다고 버티는 분', '누운 콩나물', '유익치 않은 진드기' 등 지적이 난무하는 인생은 길지 않지만 명예는 영원한 만큼 그 귀중한 선택은 바로 지금 눈앞에 다가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는 '구미시에 바란다' 사이트에 올라온 박회장의 글이 건의사항이 아니므로 하루뒤인 지난 6일 '시민참여마당' 사이트로 옮기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언제 공직사회에서 옷을 벗을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는 일부 공무원들은 "나이도 많고 능력도 없는 고위 공무원들에게 다소 자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넌지시 동의를 표시했다.

일부 네티즌은 "공무원의 명퇴나 구조조정은 반드시 나이로 가름하기에는 문제가 많은 것 같다"며 "나이 많은 사람은 다소 판단에 시간이 길지만 오랜 경험과 경륜으로 정확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회장은 "나 자신도 명퇴가 가능한 7년후면 언제든지 능력에 따라 퇴임할 수 있다"며 "조직의 활력을 위해 명퇴를 적극 고려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에서 이 글을 게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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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금언처럼 삶의 현장 속 다양한 팩트가 인간의 이상과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되는 나의 뉴스(OH M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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