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말도 하지않은 두 노조위원장

파업중단 선언 전후

등록 2000.12.28 12:47수정 2001.01.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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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이 보낸 3일간의 다큐멘타리:은행노조원 일산농성 전후 1~24신
(특별취재팀: 김미선 김병기 노순택 공희정 박수원 배을선 오연호 이종호 홍성식 노경진 기자)


▲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은(가운데)"28일 오후 4시 20분을 기해 국민과 주택은행 파업을 유보한다"고 발표했다.ⓒ 오마이뉴스 박수원


<제29신:28일 오후5시 30분>- 지도부가 파업유보를 결정하긴 했는데...

파업중단.
7일째 계속되던 두 은행의 파업이 끝났다. 노조원의 복귀율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내려진 지도부의 파업 중단 결정은 매우 뜻밖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와 두 은행의 임원 등은 이를 반기고 있지만 똘똘뭉쳐 파업에 임했던 평조합원들은 지도부의 결정을 당황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제 정부-은행과 노조 양측이 일정한 시간을 서로 번만큼 합리적인 대화로 '인간을 생각하는 금융개혁'을 해 나갔으면 하는 것이 이번 파업을 걱정스럽게 지켜본 국민들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힘의 역학상 정부-은행이 그려온 그림대로 합병작업들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오후4시 30분 긴급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오는 금융노조 간부들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특히 파업을 진행한 국민은행노조 이경수 지부장과 주택은행노조 김철홍 지부장은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파업 유보에 대한 조합원들 반발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금융노조 이용득 위원장은 "지도부가 사법처리를 포함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용득 위원장은 파업 유보 배경에 대해 "자금이동이 집중되는 연말에 파업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생기고 국가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이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업 유보 결정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노총의 간부는 "28일 금융노조 총파업을 무리하게 설정한 것이 상황을 급격하게 악화시킨 것 같다"며 "은행의 갖은 회유에도 끝까지 복귀하지 않았던 조합원들을 설득시키는 작업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업참여 은행의 한 노조 간부는 "파업 유보 과정에서 주택은행과 국민은행 사이에 이견이 존재했었다"며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조합원들을 어떻게 설득시킬지 고민"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 기자회견장에 나온 주택은행노조 김철홍 지부장(왼쪽)과 국민은행 노조 이경수 지부장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 오마이뉴스 박수원


<제28신: 28일 오후 4시 40분> 국민, 주택은행 파업 유보-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 기자회견서 밝혀

전국금융산업노조 이용득 위원장은 12월 28일 오후 4시 30분 한국노총 8층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주택은행 파업 유보를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국민, 주택 노조원 복귀 명령을 내린 뒤 3가지 요구사항을 내걸고 이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또다시 금융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3가지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합병은 노사간 자율적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 △파업참가 노조원에게 인사상 불이익과 민형사상 책임묻지 말것 △금융노조 위원장과 국민.주택 지부 위원장 제외 간부 일체의 책임 최소화.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 자 회 견 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금융노동자 여러분!
우리 금융노동자들은 비와 눈보라가 몰아치는 혹한 속에서도 값진 투쟁을 전개했습니다. 금융노동자의 의지와 투쟁성을 대내외에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투쟁에서 국가경제를 책임져야할 정부는 파업 시 대책이나 파국을 막을 힘이 전혀 없음을 여실히 드러냈으며 , 우리의 투쟁력과 강고한 단결력의 표출은 이미 싸움에서 승리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투쟁으로 많은 고객들과 국민여러분에게 불편과 피해를 끼쳐 드렸습니다.

아울러 이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먼저 저희 금융노조에서는 파업명령을 내린 위원장인 제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사법처리를 받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은행장들과 정부 관계자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건대, 충격요법으로 금융시장을 교란시키고 기업 등에 자금경색을 가져와 결과적으로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졸속적 금융정책은 수정되어야합니다. 무능한 경제관료들의 가시적인 한 건 실적을 위한 금융정책은 철저하게 근절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번 투쟁을 통하여 분명히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의 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이미 11개 은행의 퇴출과 4만 8천명의 금융인이 구조조정의 희생물로 직장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정부정책의 실패를 계속 금융인에게 전가하고 국민들을 호도하는 얄팍한 속임수를 즉각 멈추고 금융시장 안정정책을 통해 경제를 안정시켜야합니다. 특히 금번 파업을 통해 정부와 은행 책임자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하여 보여준 행동이 궁극적으로 어떠한 대가로 돌아오는가를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이에 우리는 연말의 자금이동이 집중되는 시기에 파업 때문에 수많은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국가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지는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 중대한 결정을 내립니다. 이번 파업을 12월 28일 16시 20분을 기하여 일단 유보함과 동시에 다음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우리는 또다시 전 금융인의 총파업을 강력하게 전개해나갈 것임을 천명하는 바입니다.

요 구 사 항

1. 금번 12월 22일 국민은행 - 주택은행 합병선언은 단지 계약(Mou)일 뿐이다. 은행업은 사람을 기본으로 하는 신용사업이므로 전 종업원이 반대하는 합병은 원천적으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합병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합병에 관한 전반적인 노사간 자율적인 협의를 반드시 거쳐 결정하여야 한다.

2. 금번 파업에 참여한 전 종업원에게는 어떠한 인사상 불이익과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어서는 안된다.

3. 금번 파업의 노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파업명령권자인 금융산업노조위원장에게 있기 때문에 금융산업노조위원장과 국민·주택지부 위원장을 제외한 다른 간부에 대해서는 일체의 책임을 최소화하고 노사협의회의 일정기간은 유예되어야 한다.

2000. 12. 28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이용득
국민지부 위원장 이 경 수, 주택지부 위원장 김 철 홍



<제27신: 28일 오후 4시30분>"국민, 주택 노조원 출근율 2-3% 불과"

12월 28일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노조원의 출근율은 오후 12시 30분 현재 2∼3%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8일 문을 연 대부분의 은행에 출근한 직원은 지점장, 차장, 계약직원 등에 불과해 사실상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오마이뉴스>가 28일 무작위로 샘플을 정해 서울 시내 12개, 지역 4개 등 총 16개의 국민·주택은행 지점을 대상으로 방문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오마이뉴스>조사 결과 국민은행 본점을 비롯한 16개 지점의 노조원 372명 중 출근 노조원은 8명으로 2.15%에 그쳤다. 국민은행의 경우 본사 조사에 응한 10개 지점, 276명 노조원 중 3명이 출근, 1.08%의 출근율을 기록했고, 주택은행 6개 지점 96명의 노조원 중 5명(5.2%)만이 출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총 16개 지점 중 3개 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 노조원의 출근율은 0%였다. 이같은 결과는 일부 언론이 발표한 '직원 출근율 40∼50%'와 대조적이어서 주목된다.

지점별로 살펴보면 노조원이 출근한 지점은 국민은행 아현동 지점(노조원 13명 3명 출근), 주택은행 신촌(11명의 노조원중 2명 출근)·아현(13명의 노조원 중 3명 출근) 지점에 불과했다.

국민은행 본점의 경우 출근 직원 10명으로 지점장과 부장 2명, 차장 7명 등 간부들만이 은행을 지켰고, 국민은행 신촌지점 출근직원 14명중 10명은 계약직원이었다. 또 주택은행 명동지점에 출근한 직원 5명중 3명이 계약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은행 광주지점 역시 지점장, 차장 2명, 계약직 4명, 명퇴자 6명 등이 출근했을 뿐 조합원 출근은 없었다. 광주지점의 한 비조합원도 "국민, 주택은행 합병은 수순에 안맞다"며 "나는 근무를 하고 있지만 파업노조원들의 입장과 똑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주택은행 16개 지점 조합원 출근 조사 결과(28일 12시30분 현재)

은 행

지     점

총 조합원

출근 조합원

국 민

본    점

약 90여명

0명

광 화 문

30명

0명

신     촌

23명

0명

여 의 도

약 30명

0명

도 화 동

20명

0명

아 현 동

13명

3명

무 교 동

약 20명

0명

청 운 동

3명

0명

광     주

31명

0명

대     전

17명

0명

소     계

약 277명

3명

주 택

명    동

11명

0명

신    촌

11명

2명

아    현

13명

3명

서    교

11명

0명

대    전

약 20명

0명

광    주

약 30명

0명

소    계

약 96명

5명

총 계(국민+주택)

약 373명

8명




<제26신: 28일 오전 11시 50분> 노조원 복귀율 5% 전후될듯

▲ 국민은행 내수동 지점, 노조원들이 출근하지 않아 창구업무가 불가능했다. 다행히 자동입출금기는 사용가능한 상태. ⓒ 오마이뉴스 노순택
'화이트칼러 노동자'들이 '동지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자체 현장조사한 결과 국민은행의 노조원 복귀율이 5%를 밑돌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28일 오전 국민은행 서울 주요지점의 노조원 복귀율을 샘플 현장조사한 결과 국민은행 본점을 비롯 일부 지점의 노조원 출근율은 거의 0%였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오전 9시30분 현재 주택은행과 국민은행 직원의 출근율은 각각 60.0%, 42.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전체직원' 출근율이며 노조원 출근율은 아니다.

국민은행 전체 직원 1만4,358명 중 비노조원이 5,858명인 것을 감안하면 금감원이 밝힌 출근직원 6,030명중 극히 일부 노조원만 출근한 것으로 보인다.

또 주택은행의 경우 1만1,995명의 직원(계약직 3,000명 포함)중 비노조원이 4,495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출근 직원은 7,197명으로 국민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출근율을 보이고 있으나, 계약직원이 3천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노조원 출근율은 국민은행과 거의 동일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두 은행 노조원의 파업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국민-주택은행 노조원 출근현황(단위:명)-금감원 집계(오전9시30분)>

은행

전체직원

노조원

비노조원

출근직원

국민

14,358

8,500

5,858

6,030

주택

11,995
(계약직 3천여명 포함)

7,500

4,495

7,197



28일 오전 10시 국민은행 광화문점. 굳게 닫혔던 어제와는 달리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있다. 문을 들어서자 번호표를 나눠주는 안내데스크에 안내직원 대신 지점장이 직접 나와 있다. 지점장은 막 돈을 찾아 나서는 40대 아저씨에게 "사장님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라며 머리를 조아린다. 번호표 나눠주는 기계는 고장이 나 있지만 신경쓸 겨늘이 없어보인다.

창구엔 순서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약 30여명이 네줄로 서있다. 창구 10여개에는 네명의 여직원만이 일을 하고 있다. 알고보니 다 비노조원인 계약직 사원들이다.

지점장에게 물어봤다.
-몇명이나 출근했습니까?
"44명 가운데 12명만 출근했습니다."
-노조원은 몇 명이나 출근했나요?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서 거의 안나왔어요. 일하는 사람들은 다 계약직이예요."

출입문에 붙어있는 안내문에는 "고객여러분께 죄송합니다. 금일 12월 28일 당점에서는 단순한 입금, 출금 송금, 통장정리 업무만 가능합니다"라고 적혀있다.

비슷한 시각 명동입구(남대문로 2가)에 있는 국민은행 본점. 경찰이 100여명 배치되어 있다. 현재 계약직 직원들로 4개 창구가 운영되고 있으며 대기인 수는 100여명정도다. 한 국민은행 직원은 "오늘 본점의 경우 노조원 복귀율은 0%다"면서 "언론에서 얘기하는 복귀율 50%는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본점 직원은 100여명인데 정식직원중 출근자는 부장 2명, 차장 7명, 직원 1명이었다.

국민은행 신촌지점은 전체 직원이 계약직포함 37명인데 오전 11시 40분 현재 14명이 출근했다. 그러나 이들은 계약직 여직원이 10명이며 나머지는 지점장, 차장들로 노조원은 단 한명도 출근하지 않았다.

국민은행 여의도지점도 노조원 출근율 0%. 30여명의 노조원 가운데 단 한명도 출근하지 않았고 현재 창구 15개중 4개만 계약직에 의해 간신히 운영되고 있다.

도화동 지점도 마찬가지. 노조원 20여명인데 단 한명도 출근하지 않았다.

▲ 국민은행 광화문 지점, 3개 창구에서만 업무를 보고 있다. 지점 관계자는 "노조원들이 한 명도 출근하지 않아 애로가 많다"고 전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이런 현상은 작은 지점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민은행 청운동 지점도 어제와는 달리 문을 열긴 했다. 그러나 노조원 출근율은 0%. 전체 직원이 6명인데 지점장, 차장, 계약직 여직원 3명만 나왔다. 창구엔 여직원 홀로 지키고 있다.

국민은행 본점 홍보실은 오전 9시 현재 전체 노조원 8935명(전체 직원은 14358명) 가운데 20.3%인 1815명이 출근을 했다고 밝혔다 (전체 직원 출근자는 5854명. 총 591개 점포중 55%인 325개 영업중). 그러나 오마이뉴스의 샘플 현장조사는 5% 미만이었다.

주택은행도 노조원 출근율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택은행 동여의도 지점엔 노조원이 10명인데 단 한명도 출근하지 않고 있다. 창구엔 2명의 계약직 직원이 나와 있을 뿐이다.

주택은행 본점 홍보실은 "노조원 7200여명 가운데 몇 %가 출근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다만 "비노조원을 포함한 전체직원 11995명 가운데 7197명이 출근했다"고 밝혔다. 본점엔 낮 12시 현재 20여개의 창구가운데 14곳에 여직원들이 손님들을 맞고 있다.

그렇다면 은행 노조원들은 지금 어디에 가 있을까?

10시 30분 을지로 입구 지하철역. 모자와 배낭을 멘 국민·주택은행 조합원 10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주택은행 정책부장 서성봉씨는 "오늘 투쟁의 목적은 출근하지 않는 것에 있다. 빨리 지하철 2호선을 탑승해달라. 오후 3시에 지침이 내려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조가 파악하기에는 10%전후로 출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은행장들이 1-2명만 출근해도 점포를 무조건 문을 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7·11 노정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총파업 투쟁위원회 김문호 대변인은 "여러가지 루트를 통해 국민, 주택은행 현장을 확인한 결과 실제 업무 복귀율은 5% 미만"이라며 "언론에서 알려진 것과는 달리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제대로 영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호선 을지로 역을 시작으로 한 '지하철 게릴라' 투쟁에 1만3천여명 조합원 대부분이 참여해 유인물을 배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의 원천봉쇄 때문에 2만여명의 조합원들이 집결할 수가 없어 이번주까지 '분산투쟁'을 진행하고 다음주 투쟁 방향은 금주말에 지도부가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양 은행이 합볍 철회 선언을 하고 노조는 업무 복귀 후 노사간 협의해서 양 은행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윤태수 부위원장은 "이미 몇 개 은행에서 찬반투표 결과가 나왔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는 달리 23개 전국 산별노조 지부 중 17개 지부에서 파업찬반 투표를 완료했다"며 "결과는 오늘 저녁 늦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오후 1시 긴급대표자 회의가 열려 향후 투쟁 방향에 대해 논의될 예정이다.


<제25신: 28일 오전 8시 45분> '동지와의 약속'은 지켜질 것인가

국민-주택은행 노조원들의 파업은 계속될 것인가? 오늘이 고비다. 노조원들은 어제 일산에서 강제해산 당하면서 2차집결지에 다시 모일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1만3000명 가운데 2차집결지 고대에 모인 인원은 1백명에 불과했다. 경찰의 심한 통제를 감안하더라도 2차집결은 '실패'했다. (여주 한국노총 연수원에는 강제해산전 미리 빠져나간 전산관련 노조원들이 5백여명 모여 있다)

노조원들은 어제 또 약속했다. 출근거부를 계속하기로. 지도부의 지침에 따라 행동을 통일하기로. 경찰헬기의 바람작전으로 해산당하기까지 엿새동안이나 찬 운동장에서 '동지'가 되었던 대한민국의 화이트컬러 노동자들. 그들은 과연 오늘 아침 '동지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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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신한.평화.조흥.산업 총파업 불발/황정우 기자

▲ 국민은행 내수동 지점에서 손님 김 아무개씨가 현금다발을 인출하고 있다. 김 씨는 "국민은행 수표를 거래처에서 받길 꺼려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1> 오늘 오전의 출근율은?
오늘 오전의 출근율이 파업 계속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두 은행측은 출근율이 50% 이상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은행 상황실은 어제 오후 5시 현재 국민은행은 전체 직원 1만4358명 가운데 40.8%인 5854명이 업무에 복귀했고 주택은행은 전체 1만1995명 가운데 34.1%인 4095명이 출근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금융감독원에 설치된 정부종합상황실이 두 은행 상황실로부터 들어온 보고를 취합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개점점포 수도 국민은행은 전체 594개 영업점의 17.7%인 105개, 주택은행은 전체 533개의 30.6%인 163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27일밤 고려대에서 만난 파업 지도부는 "금융감독원의 발표는 노조원들을 분열시키려는 수치조작"이라면서 "그렇게 많이 복귀했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만약 오늘 오전 출근율이 실제로 50% 이상이 될 경우 파업지속에 큰 어려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 다른 은행들의 연대파업은?

27일 마무리된 금융노조 22개지부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는 28일 오전에 나온다. 22개 노조가운데 17개 노조에서 투표를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분위기는 연대 총파업은 사실상 힘들다는 쪽이 우세하다. 하지만 몇몇 은행이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노조 지도부는 28일 오전 한국통신 153서비스를 통해 노조원들에게 총파업 여부와 행동지침을 전달할 예정이다.

<3> 국민들의 정서는?

국민-주택은행의 업무마비가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은행-정부측과 노조측이 이런 국민들의 불만을 어떤 논리로 설득해 이해를 구할수 있을 것인가가 주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두 은행측은 오늘 아침 일간신문에 두 행장의 공동명의로 합병의 불가피성을 거듭 광고하고 오늘 오전까지 업무에 복귀하는 노조원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면서 당근과 채찍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노조원들은 오늘 오전 10시 서울시내 각 지하철 역에서 대국민 선전전을 하기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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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2022년 4월부터 뉴스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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