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고객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를 펼치겠습니다"

고객의 안전을 최고로 생각하는 평택역 14명의 운전실 직원들

등록 2000.12.29 10:53수정 2000.12.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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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서 동해안 해돋이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동해안 열차의 좌석이 이미 매진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기 위해 기차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표를 파는 일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차의 교통 신호등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평택역 운전실 사람들이다.

이들은 평택역을 지나가는 모든 열차의 교통정리를 한다. 여객 및 화물열차의 정차 및 통과 취급, 열차운전의 신호취급 및 운행순서의 조종, 정차열차에 대한 여객취급(하루평균 150회), 화물열차에 대한 화물의 발송·도착 및 연결 해방작업(한달평균 450량), 선로·신호기 공사전 전차선 가설준비작업 등이 이들의 주 업무다.

여객열차의 원할한 운송과 화물취급의 효율성을 도모하여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필수적이다. 이들은 열차가 정해진 길을 달릴 수 있게 하는 파란 안전 신호등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평택역 운전실에는 운전계장, 운전정리원, 수송원 등 14명이 7명씩 2조로 나누어 24시간씩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고객들이 '수고하십니다'라고 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하는 운전원 김강배(42) 씨는 6년째 철도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 씨는"가끔 술에 취해 주정하시는 고객들이 있어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12년째 역무원 생활을 하고 있는 이순종(45) 씨는 "매일 반복되는 생활이지만 고객들을 안전하게 모실 수 있다는데 긍지를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민들의 안전의식 결여가 사고를 부르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철길무단횡단, 열차 통과시 노란선 안쪽에 있는 경우, 열차 정차시 서로 타려고 하는 경우 등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다. 노란 안전선을 지키지 않는 대부분이 어린이와 노약자들로 무엇보다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특히 가장 위험한 것은 휴대폰 통화라고 한다. 열차를 기다리는 대부분의 휴대폰 통화자는 선로 끝에서 통화를 하기 때문에 통화를 하다가 열차가 들어오는 것과 운전원들의 호각 소리를 듣지 못해 사고를 자초하는 경우가 있어 운전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무단횡단으로 사망1명 중상2명의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평택역 철길에는 하얀 담배꽁초가 수북히 쌓여 있다. 휴지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담배꽁초가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전직원이 청소를 해도 하루가 지나면 다시 원상태라고 한다. 시민들이 담배꽁초를 휴지통에 버리지 않고 마구 버리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이들은 근무시간에 담배꽁초를 줍는데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예전보다는 고객들이 질서를 잘 지켜요. 하지만 일부 고객의 안전의식, 질서의식 결여로 사고가 발생할 때가 있죠"라고 말하는 권세원(40) 운전계장은 "평택역 운전실 직원들은 고객들의 안전은 물론이고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권계장은 "노란선은 최소안전선이지, 안전 거리가 아닌 만큼 열차 통과시 더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을 통과하는 열차의 속도는 보통 시속 130km로 대단히 위험하기 때문이다.

현석진 평택역장은"연말연시와 명절이 다가오는데 쉬지 못하고 열심히 일하는 역무원들에게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격려하고 "고객들이 더욱더 쾌적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기 위해서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평택역은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민자역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불편을 격고 있는 계단도 에스컬레이터로 바뀔 것이라고 한다.

낮에는 빨강, 파랑깃대로 밤에는 빨강, 파랑등이 되어 기차를 안전한 길로 인도하는 이들은 오늘도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묵묵히 그 자리에 서있다.

<인터뷰> 평택역 권세원 운전계장

"고객들의 마음을 읽는 철도서비스를 보여주겠습니다"

"이제는 고객들을 외면하고는 공기업도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모든 것이 고객이 중심이 되는 서비스를 펼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권세원 운전계장은 78년 철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2년째 철도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철도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철도서비스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권계장은 이를 위해 무엇보다 "직원 개개인에 대한 재교육 프로그램과 정보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술과 인간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의 철도중심 경영에서 고객중심 경영으로, 행정관청에서 서비스업체로, 고객의 목소리를 수동적으로 듣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한 발짝 다가서는 철도청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 직원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주말에 아빠와 지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늘 미안한 생각뿐이라는 그는 현재 2남4녀를 두고 있으며 큰아들 영휘(12)가 "아빠가 철도원이라 기차도 많이 타잖아. 우리아빠 최고야"라고 말할 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말하고 특히, 아이들이 기차여행을 좋아해 시간 날 때마다 기차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번 더 고객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그는 철도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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