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척추인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온 호남정맥의 산줄기는 무등산을 만난다. 그곳을 지나 국사봉과 화학산으로 뻗어 내려는 산줄기는 마침내 운주산 다탑봉에 다다른다. 양쪽으로 벌어진 구릉의 산등성이 사이에는 불상과 탑이 여기 저기에 흩어져 서 있다.
공사바위와 마애불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주사에 와서 노천에 놓여진 탑과 불상만을 보고 사진 찍기에 여염이 없다. 하지만, 그렇게만 들리고 가는 것은 운주사를 절반밖에 보지 못한 것이다. 진정 운주사의 가치와 그 탑, 불상들의 의미를 알고자 한다면 반드시 공사바위까지 올라가기를 권한다. 좁은 산길을 헤치고 공사바위에 올라서면 운주사의 모든 전경에 한 눈에 들어온다. 이러하기에 공사바위라 불렸을 것이리라.
공사 바위를 오르다 보면 바위 아래쪽에 마애여래좌상(마애란 바위에 조각한 것을 말함)이 눈에 띈다. 불상과 탑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마애불은 운주사의 좌불들과 유사한 자태를 띄고 있는데 이목구비와 광배 등 다른 석불에 비하여 제법 부처로서의 형식미를 갖추고 있다. 현재는 나무가 우거져 시야를 가리고 있지만 이곳에서 운주사의 모든 돌부처와 석탑, 칠성바위, 그리고 절로 들어오는 신도들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다. 아마도 천불천탑의 불사를 조망하기 위해 새겼지 않았을까?
어떤 이는 이 마애불이 좌우 계곡의 돌부처들을 협시로 두르고 경내를 굽어보는 위치상의 중심부처로서, 운주사의 신비를 푸는 데 새로운 단서를 제공해 준다고 한다.
운주사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
이제 공사바위에 올라서서 잠시 전경을 돌아보고 난 다음 명상에 잠겨보자. 공사바위까지 오면서 보았던 여러 불상과 탑들을 다시금 되새겨 보고 왜 이곳에 운주사가 세워졌고 천불천탑이 만들어졌는지를...
예전에 이곳에서 살다가 간 사람들은 과연 운주사에서 무엇을 바랬을까 라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그리고 이곳에서 온 나는 어떤 연유로 왔으면 떠나면서 과연 무엇을 가슴에 품고 가고 싶은지를...
운주사는 그냥 신기한 탑과 불상만이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러한 이유로 많이 이곳을 찾지만 진정으로 운주사와 내가 하나가 되고자 한다면 운주사의 여러 부처님들은 당신에게 참다운 길이 무엇인지 알려 줄지도 모른다.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운주사의 여러 부처님 특히 와불님에게 갔을 때 겸허한 마음으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고 소리내 보기를.... 특정 종교의 말이라고 배척하지 말고 단지 절에서 하는 인사말로 여기길 바란다. 여러분이 어떤 경계하는 마음이 없이 솔직하게 불상과 탑을 대하면 그만큼 여러분의 마음에 어떤 식으로든 감흥이 올 것이다.
이제 운주사와 불교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마치고자 한다.
쓸데없는 내용을 너무 길게 늘어놓은 것 같아 독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든다. 이는 운주사를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본인의 글솜씨가 형편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 글을 통해 운주사를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불교 미술을 조금이라도 알게 되었기를 바랄뿐이다.
우리 문화, 자연은 어느 누구의 소유가 아닌 이 땅을 살아왔고 살고 있고 앞으로 살아갈 모든 이들이 누려야 할 곳이다.
하얀 눈에서 그 빛을 더욱 발하는 운주사
끝으로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하고 글을 마치고자 한다.
운주사는 언제나 가도 좋지만 첫 기사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특히 눈 내리는 날 찾아가면 더욱 그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하얀 눈을 뒤집어쓴 탑도 이쁘고 조그마한 불상은 더욱 깜찍하게 느껴진다. 와불은 하얀 이불을 덮고 잠을 자고 있는 것 같고, 흰 눈이 소복이 쌓여있는 칠성바위는 호빵 일곱 개가 놓여져 있는 것 같다. 조금은 올라가기 힘들지만 공사바위에서 하얀 운주사를 바라보면 절로 감탄이 나올 것이다.
올해 운주사를 찾지 못했던 분들은 다음 겨울에 눈이 오면 꼭 시간을 내서 운주사를 가보길 바란다.
<운雲 주住 사寺>
운주사!
구름도 쉬었다가는 곳이라네.
내 마음도 함께 쉬면 안 될까?
이곳에다 내 모든 근심, 걱정 다 맡겨 놓고,
운주사 부처님들의 그 맑고 순수한 웃음을
가져가면 안 될까?
어떤이는
'이 세상이 싫어! ×같은 세상'이라고 외치며
와불님에게 달려가겠지...
하지만 "예끼 이놈아!"라고 당장이라도 호통치실 와불님...
이곳에 계신 모든 부처님들의 한결같은 말씀
'미륵시대가 오면 세상이 바뀔 것 같아?
모두 다 내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야.
마음...'
그래도 난 와불님이 일어나는 날
이 세상의 모든 부조리와 불평등이
사라질거라 믿고 싶다.
"그날이 오면..."
덧붙이는 글 | ■운주사 가는 길
▶ 자동차로
광주에서 15번과 22번 국도를 타고 화순읍까지 간 뒤 다시 보성·장흥쪽 29번 도로를 타고 능주로 간다. 능주를 지나고 오른쪽으로 춘양면을 지나는 818번 도로로 우회전, 도암까지 가서 계속 818번 도로를 타고 3km쯤 가면 오른편으로 운주사 안내판이 보인다.
또한 광주대학교에서 칠구재터널을 지나 전남학숙과 도곡온천을 경유하여 평리사거리로 가는 도로가 신설되었다.
·광주 -(12km)- 화순 -(10km)- 능주-(5.1km)- 평리사거리 -(2.4km)- 클럽900 -(2.8km) - 도장리 -(8km)- 도암삼거리 -(3km)- 운주사
·광주대학교 -(11km)- 도곡온천 -(4.4km)- 평리사거리 -(2.4km)- 클럽900 -(2.8km) - 도장리 -(8km)- 도암삼거리 -(3km)- 운주사
▶ 뚜벅이들을 위해
광주광천터미널에서 218번(화순교통 2,000원)을 타면 된다.
·광주 광천동터미널앞 - 광주상공회의소 - 백운동로타리 - 남광주로타리 - 학동정류소 - 화순읍 군내버스터미널 - 능주 - 도곡 - 도암 - 운주사입구 - 중장터
·광주 → 중장터
06:34, 06:54, 07:30, 07:58, 08:58, 09:14, 09:34, 10:02, 10:18, 10:34, 10:58, 11:30,11:55, 12:34, 12:55, 13:26, 13:54, 14:30, 14:54, 15:14, 15:54, 16:14, 16:30: 16:58, 17:30, 17:54, 18:35, 19:05, 19:35, 20:11, 20 53
·나주터미널에서 18번(나주교통)을 이용해도 된다.
▶ 입장료(개인 대인 1,3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700원)
(단체 대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400원)
- 주차료 없음
- 운주사 관리사무소 : (061)374-0548
- 운주사 : (061)374-0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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