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로버트 김 "대통령 방미시 물어만 줘도 ..."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서 "마지막 희망" 피력

등록 2001.03.05 10:21수정 2001.03.0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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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에 군사기밀을 제공한 죄목으로 미 연방교도소에 수감중인 로버트 김(김채곤)이 이번 김대통령의 미국방문시 미국측에다 자신의 안부만 물어줘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5일 펜실베니아주 엘런우드 연방교도소에서 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과 가진 전화인터뷰(동아일보 5일자)에서 "저를 풀어주라는 얘기보다는 관심을 갖고 잘 있느냐고 안부만 물어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처럼 스파이로 체포된 유대인을 보내달라고 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대통령과 장관들이 관심만 가져주면 될 텐데 그렇게 하지를 않아요. 이번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오셔서 제가 '잘 있느냐'고 미국측에 물어만 봐줘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고 밝혔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으로서 어렵다면 노벨 평화상을 받은 개인자격으로라도 형량을 재고해 달라고 부탁해도 보통사람의 이야기와는 달리 들리지 않겠느냐"며 한국정부의 사면노력에 대한 마지막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미 로버트 김 미주후원회측은 "김씨의 사면요청을 탄원하는 서한을 한국정부에 보냈지만 김대통령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으나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씨는 이 사실을 모르는듯 "탄원서를 한국정부에 보냈는데 김대통령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며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았다.

김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정부를 도운 것을 후회합니까?"라는 질문에 "후회는 하지 않아요. 이런 정보가 있다는 것을 한국정부에 알릴 필요가 있었습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시민인데 미국 법을 어기고 한국을 도운 이유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미국 시민이 됐지만 제 조국은 한국입니다.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예요.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는 첫날 수사관들에게 한미 축구시합이 열리면 나는 한국을 응원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더니 그들도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의 조기석방 여부는 이제 전적으로 한국정부측에 달려있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서는 실무자들끼리 얘기가 되기를 바라며 "한국에서 외교적인 접근을 통해 법무장관이나 실무자끼리 얘기해서 제가 교도소에서 오래 살았으니 내보내자고 한번만 말해줘도 될 것 같아요"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한국정부에 정보를 준 간첩죄로 징역 9년에 보호감찰 3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현재 4년반 째 복역중이다.

한편 로버트 김 후원회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끝난후 부시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한마디만 해주어도 김씨의 사면고려에 큰 영향을 미칠것"이라며 기대감을 잃지 않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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