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 제목 탓은 아니다.
섬진강은 남한에서 최고의 수질을 자랑하며 자연의 아늑함으로 수많은 동물과 식물은 보금자리이다. 구비구비 넉넉한 물결이 농부며 아낙네며 아이들이며 시인을 품고 있는 우리 삶은 아늑한 공간이다.
왜 섬진강은 '아직도' 맑게 흐르고 있는가?
어느 강 못지 않게 먼길을 가는 섬진강이 그토록 '맑음'을 유지하는 이유는 자연 속에 있기 때문이다. 섬진강으로는 하동의 악양천을 비롯하여 지리산의 맑은 물이 쉼없이 유입되고 있다.
섬진강 유역에는 논을 많이 볼 수가 없다. 흔히 섬진강은 협곡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곡성읍 인근의 평야를 제외하고는 말 그대로 좁은 계곡을 흐르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인간의 손을 덜 타게 된 것 또한 그 시린 맑음을 유지한 까닭이리라.
왜 섬진강은 흙빛으로 흐르고 있는가?
섬진강은 석산(石山)인 설악산이나 북한산과는 다르게 토산(土山)인 지리산을 끼고 흐른다. 하천은 물만이 아니고 주변의 것들을 떼어내 함께 흐르기 마련인데 유난히 강수량이 많았던 이번 겨울 지리산 계곡을 흐르는 물결이 많은 양에 토사(土砂)를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황하(黃河) 상류에 황토고원에서 흙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강은 늘 흙빛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섬진강 어느 유역에 가도 쉬 볼 수 있는 너른 백사장도 이런 작용 속에서 운반된 모래인데 골재채취자들에게는 단순한 모래로 보이지만은 않을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언제 차디찬 포그레인이 백사장을 헤집을지 모를 일이다.
전라북도 장수군 인근의 팔공산에서 발원하여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의 경계를 이루면서 남해의 광양만으로 흘러들어가는 섬진강.
사진 속은 아직 이르지만 꽃 피고 새싹 돋는 푸릇푸릇한 3월말께 섬진강을 찾는다면 그 속에서 느끼는 아늑함을 어찌 말로 다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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