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의 수수께끼를 풀어봅시다

오늘밤 KBS 1TV '네트워크기획'을 기대한다

등록 2001.03.16 15:54수정 2001.03.1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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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로 두루 돌아다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적한 산기슭이나 너른 밭 한가운데 턱하니 자리를 꿰차고 앉은 커다란 바위와 마주친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때 마주치는 이 고인돌은 무엇일까? 또 그 거대한 고인돌을 원시인들은 어떻게 옮기고 고였을까? 현대처럼 기중기도 없는데도 말이다. 어쩌면 한반도 최대의 미스터리일지도 모른다.

"세계 유네스코에서는 한반도에 6만 여기의 고인돌이 있으며 한 지역에 대규모 의 고인돌이 밀집돼 있는 것은 한반도가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 한반도에는 왜 이리도 많은 고인돌이 자리하고 있을까. 그중 전라북도 고창엔 3천여 기의 고인돌이 밀집돼 있다. 그러나 고인돌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단지 기원전에 거대한 고인돌을 어떻게 그곳으로 옮겼는지..


그들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무거운 돌을 옮겼는지.. 그리고 하필 고창엔 왜 그렇게 많은 고인돌이 있는지.. 프로그램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KBS 1TV의 네트워크기획 '고인돌, 그것은 불멸의 약속이었다'의 제작진은 프로그램 제작의도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오늘 밤(3월 16일) 밤 12시 30분부터 방영된다.

고인돌은 일본에서는 지석묘(支石墓)라고도 하며 중국에서는 석붕(石棚)또는 대석개묘(大石蓋墓), 기타지역에서는 돌멘(Dolmen)이나 거석(巨石, Megalith) 이라고 부른다. 고인돌은 학자들에 의해 북방식·남방식으로 나누어지고 있다고 한다. 모양새에 따라 탁자식(卓子式)·바둑판식·개석식(蓋石式)·위석식(圍石式)·묘표식(墓標式)·굴석식(傾斜式)·탑파식(塔婆式) 등으로 구별하기도 한다고 전한다.

우리나라 고인돌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정설이 없으며 크게 3가지로서 북방기원설, 남방기원설, 독자발생설이 있다. 북방기원설은 다른 많은 문화요소와 더불어 북쪽으로부터 전해져 왔다고 하고, 남방기원설은 쌀농사와 더불어 남쪽 즉 바다건너 전해졌다는 것인데 이는 북쪽지방에 고인돌이 거의 없고 남쪽에 밀집되어 있다는 것에 근거한다.

인류가 거대한 바위를 이용하여 구조물을 남기게 된 것은 구조물을 쌓기 위한 재료로서 큰 바위를 이용하였다는 점 외에도 이에는 신비로운 힘이 깃들어 있다는 의식에 바탕을 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큰 바위에는 정령이 있으며 이 같은 정령에 의하여 인간의 길흉화복이 좌우될 수도 있다는 인식 아래에 큰 바위를 숭배하는 의식이 바탕에 자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거석에 정령이 깃들어 있다는 의식, 또는 거석을 숭배하는 것을 만물숭배신앙(Animism)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고인돌은 선돌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거석문화의 요소이며 조상들의 정신 세계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도 새로운 고인돌이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울릉도 고인돌이 발견되었으며, 울릉도 고인돌은 우산국(于山國)의 기원 연대를 청동기 이전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성과물이라고 한다.


불과 4년 전에 발견된 화순 지역 고인돌군은 남방식·북방식 고인돌 수백 기가 산재해 있는데, 특히 고인돌 채석장과 함께 덮개돌 무게가 무려 200톤이나 나가는 고인돌이 발견돼 주목받았다는 보도이다. 그 200톤이나 되는 거대한 바위를 옮기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할까?

고창의 고인돌은 고창읍 죽림리 매산마을을 중심으로 동서로 약 1764m 범위 내에 분포되어 있으며, 5m 이상의 큰 고인돌 6기를 비롯 442가 현존하고 있다.

올해 유네스코에서는 한국의 고창과 화순의 고인돌 밀집지역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이제 한국의 고인돌은 우리 민족만이 아닌 세계인의 문화유산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럼 우리는 우리의 고인돌에 대해 얼마나 연구하고 있는가? 아직까지는 미흡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중 가장 궁금한 문제를 풀어 3천년전의 역사를 만나고 싶다. 어떻게 그 거대한 돌을 옮기고 세웠을까?

고창지역에 자리한 대개의 고인돌은 어림잡아 5톤 이상의 무게라고 한다. 고창 모양성제의 특별 행사로 3년 전부터 시작된 고인돌 쌓기 재현작업의 결과에 의하면 3톤 정도의 돌을 옮기는데 장정 200여명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그럼 3천년 전엔 얼마나 많은 인원이 어떤 방법으로 고인돌을 옮겼을까?. 지금까지는 정확한 고증 자료가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이러한 덮개돌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고인돌을 고이려는 곳으로 옮겨졌다. 지렛대와 밧줄을 이용해 운반하기에 좀더 수월한 상태로 만든 돌은 통나무를 길게 늘어뜨린 뒤 그 위로 밀어뜨리며 옮겼다고 추측할 뿐이다.

고인돌을 어떻게 옮겼을까에 대한 문제를 풀다보면 그 시대의 건축 기술,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그 시대의 생활상이 조금씩 실마리가 풀리게 될 것이다. 진안의 고인돌 유적지에선 마침내 고인돌을 옮긴 길이 발굴되었고 그곳에서 발견된 유물은 원시시대에도 지역마다 문화적인 차이가 있었으며, 같은 지역에서도 독창적인 표현방식을 나눠 갖고 있었고, 영혼불멸에 대한 희구와 기원이 있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다음은 "불멸의 이름으로 다음 세상까지 고인돌"이란 기사를 쓴 '월간지오'의 정명효 기자의 말이다.

"고인돌을 훑어보는 사이 '역사'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아웅다웅 논쟁을 거듭하는 역사란 고작 수억만 년의 지구 역사 중 1퍼센트도 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사진가 서헌강 역시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고인돌과 함께 하는 동안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곤 했다. 모두가 새로운 밀레니엄을 운운하며 새 것을 찾아 들썩이는 분위기 속에서도 고인돌은 수천 년의 모습 그대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사라진 이후에도 그렇게 수천 년을 더 살아갈 것이었다."

앞으로도 고인돌을 얼마나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을지는 우리에게 남은 과제다. 고창과 화순의 고인돌은 우리의 뿌리가 일 것이다. 이 우리의 뿌리를 더듬어보고, 고인돌을 고였던 3천년 전 선조 원시인들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보자.

덧붙이는 글 | 담당 : KBS 전주방송총국 김정식 PD (063-270-7331)
참고 : 아름다움과 웅장함으로 역사를 지탱한 고인돌/dolmen.new21.org/main.htm
       원시예술 : myhome.shinbiro.com/~kbyon/khome.htm
       김윤하의 선운사 이야기 : user.chollian.net/~youhan21/
       불멸의 이름으로 다음 세상가지 고인돌" : 월간지오 정명효 기자

덧붙이는 글 담당 : KBS 전주방송총국 김정식 PD (063-270-7331)
참고 : 아름다움과 웅장함으로 역사를 지탱한 고인돌/dolmen.new21.org/main.htm
       원시예술 : myhome.shinbiro.com/~kbyon/khome.htm
       김윤하의 선운사 이야기 : user.chollian.net/~youhan21/
       불멸의 이름으로 다음 세상가지 고인돌" : 월간지오 정명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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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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