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여야 의원들이 "정부는 일본편이냐"며 "일본 왕에 대한 하늘나라 임금(天皇) 호칭을 공식적으로 쓰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마당에 연합뉴스 동아일보 방송3사를 비롯한 일부 언론이 '천황'이란 호칭을 사용해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KBS MBC SBS 방송3사를 비롯 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한국 경향 국민 문화 연합뉴스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14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일본 왕인 아키히토(明仁)씨에 대한 호칭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연합뉴스 KBS MBC SBS 동아일보 한국일보 문화일보 매일경제 등 조사 대상 언론사 가운데 절반이 넘는 8개사가 하늘나라 임금(天皇)이란 호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이영이(yes202@donga.com) 특파원은 최근 '원폭 투하로 파괴된 히로시마(廣島) 돔, 쇼와(昭和)천황 장례식에 참가한...'이란 표현을 썼고, 심규선 특파원은 '일본 천황부처 황진이 관람'이라는 제목아래 '천황'이란 호칭을 써가며 기사를 작성, 보도했다.
한국일보 황영식(yshwang@hk.co.kr) 특파원 역시 '일본 천황부처 황진이 공연 관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문화일보 김종태(strato1@munhwa.co.kr) 기자, 연합뉴스 K아무개 (ksi@yonhapnews.net) 기자, KBS 이승환 기자, MBC 김상수 기자 SBS 윤창현(chyun@sbs.co.kr) 기자 등도 '천황'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아키히토 일왕의 황진이 관람 소식을 알렸다.
또 16일 한국경제 정태웅(edael@hankyung.com) 기자는 천황가(天皇家)를 운운하며 황태자비의 임신 가능성이 높아 일본이 떠들석하다고 보도했고, 매일경제 전호림 특파원 역시 일본의 황태자비 마사코끼 씨가 임신 징후를 보이고 있다면서 '아키히토 천황'이란 표현을 썼다.
반면 조선일보 권대열(dykwon@chosun.com) 특파원, 중앙일보 남윤호 (yhnam@joongang.co.kr) 기자, 한겨레 김성걸(skkim@hani.co.kr) 기자, 경향신문 이기수 기자, 국민일보 최현수(hschoi@kmib.co.kr) 기자 등은 '일본 왕' 또는 '일왕'이라는 호칭을 사용해서 아키히토 일본왕과 관련한 소식을 보도했다.
'천황'이라는 호칭을 쓰고 있는 언론사 내부에서도 '천황'호칭 사용을 문제삼고 있다.
황영식 특파원이 '천황'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일왕의 황진이 관람 소식을 전했던 것과는 달리, 같은 한국일보 이장훈(truth21@hk.co.kr) 국제부 차장은 11일치 칼럼을 통해 "대대적인 문화개방은 논외로 한다고 해도 일본의 왕을 천황이라고 호칭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야 당연히 천황이겠지만 조선시대의 왕을 '왕'으로 부르고 있는 우리가 일본의 왕을 왕보다 한단계 높은 천황이라고 불러야 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요즘 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와중에 국내 언론사가 마치 일본 언론인 것처럼 굳이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이었던 일본왕을 '하늘나라 임금'이란 표현을 써가며 호들갑을 떨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단군신화'란 네티즌은 16일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로 말이 많은 이 때에 왜 연합뉴스는 '일왕'을 '천황'으로 표시하느냐"며 "비록 '천황'이 정부 공식 용어이긴 하지만 그것은 외교부가 일본과 외교를 할 때 쓰는 표현이지 언론사에서 꼭 써야 하는 용어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일본 왕이 천황이라면 연합뉴스는 일본 언론이냐?"고 물었다. 그는 "연합뉴스의 기사를 사용하는 언론사가 많다는 점을 고려 모범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등 주요 일간지들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천황'이란 표현이 담긴 연합뉴스 기사를 그대로 사용, 물의를 빚고 있다.
같은 날 "MBC 애청자"란 안철호 씨는 "며칠 전 TV를 보면서 매우 놀랐다. 아침 출근길 mbc라디오 뉴스 시간에 일본의 왕을 천황이라고 칭하며 보도하는 것을 들었다"면서 "뿐만 아니라 14일 퇴근길 9시 뉴스데스크는 무려 두 번이나 일본 왕을 천황이라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안씨는 "아직도 일제시대 위안부로 끌려 갔던 할머니들이 치를 떨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수 있느냐"며 " 공개적으로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다신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8일 '천심자'란 네티즌은 "우리 정부는 왜왕(倭王) 아키히토를 '그 나라 제도와 관습을 존중한다'는 미명 아래 하늘나라 임금(天皇)이라고 공식적으로 칭하는 친일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면서 "쪽바리 놈들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던... YS가 차라리 돋보인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혼(정신, 역사의식)은 친일파 역사학자들과 친일파 교육계와 친일파 정치인들로 인해 이미 무장해제된 상태"라면서 "한국은 득세하고 있는 친일파 지도층을 모시고 존경하는 천황의 밑으로 들어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꼬집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해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와 관련, 26일 출범하는 일본의 새 내각을 상대로 군대위안부 기술을 포함한 교과서 재수정을 강도높게 요구할 방침이다. 또 16일 일본 도쿄에서 아키히토 일왕이 참석한 월드컵 공동개최 기념 창작오페라 '황진이’공연에 최상룡 주일대사를 참석시키지 않았다.
정부는 일본이 우리측의 재수정 요구를 거부할 경우 공식문서의 `천황' 표기를 `일왕'으로 수정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천황호칭 변경은 일본 국민 전체를 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천황'호칭의 유지 변경 문제와 일본 교과서의 재수정 문제를 맞바꾸는 협상카드가 나올수 있다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한편 일본 교과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천황' 중심의 국가관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에 검정에서 통과한 일본 역사교과서는 '천황은 일본국과 일본국민 통합의 상징이다', 그리고 '헌법은 국민주권을 바탕으로 전통적 천황제도를 유지할 것을 확인하고 있으며, 천황은 일본국을 대표하고 일본국민을 통합하고 있다'고 설명해 국민주권의 의미를 희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일본 시민단체인 `전쟁과 여성에 대한 폭력 일본 네트워크'는 11일 일본 정부는 천황을 미화하고 여성을 멸시하는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것에 대한 항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http://www.newsking.co.kr
천황[天皇] : 일본의 역대 군주에 대한 칭호.
원래는 중국에서 쓰던 말로, 만물을 지배하는 황제라는 뜻이다. 일본 이외의 국가에서는 중국에서 당나라 고종(高宗)이 천황이라 칭한 외에는 예가 없다.
‘천황’이란 일종의 지위를 가리키는 경우와, 그 지위에 있는 특정 개인을 가리키는 경우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전에는 일본의 천황은 국가의 원수(元首)로서 절대적인 통치권(정치 대권)과 통수권(군사 대권)을 한몸에 장악하고 행사하였으나, 현재의 헌법에서는 “일본국 및 일본국민 통합의 상징”이라고 바꿔 규정하고 있다.
출처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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