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때인 걸로 기억되는 어느 날. 우연치 않게 친구에게 노래테이프를 하나 건네 받게 되었다. 그 테이프 속엔 정의감 넘치는 사춘기 시절 그것들을 더욱 부채질하는 힘찬 목소리가 가득 들어 있었다. 그런 느낌들을 아시는가. 너무 진한 감동에 발끝부터 소름이 돋아나는...
내가 그동안 알고 지내던 여 느가수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느껴졌고, 그때부터 그 가수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지금. 꼬깃꼬깃 용돈을 모아 처음 찾았던 공연장의 적막함은 간데 없을뿐 아니라(사실 그때는 앉고 싶은 자리를 골라서 앉을 수 있을 만큼 관객이 많지 않았다), 예매를 하지 않으면 그 가수의 공연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인기있는 가수가 되었다.
이젠 그의 이름 석자만 대도 대부분 아는, 그래도 혹시 모른다면, "내가 만일"이라는 곡명을 대면 거의가 알아 맞추는 그런 가수가 되었다.
그렇다. 그 가수는 바로 "민중가수에서 대중가수로" 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안치환이다.
그의 공연은 매번 활기가 넘친다. 어떤 가수처럼 특수한 분장을 하고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어떤 가수처럼 폭발적인 카리스마를 내보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공연을 보고 있노라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다. 어쩌면 처음부터, 조용한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 있는 노래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으면 마치 모든 관객이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어눌한 그의 말솜씨도 구경온 관객을 즐겁게 만드는 것중의 하나다. 마치 옆집형 같은 편안함이 콘서트 내내 묻어 나온다. 그런 편안함이 참 좋다.
그리고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것. "소금인형"을 멋진 댄스곡으로 소화하는 그의 모습이다. 이 노래를 부를 때면 모든 관객은 무아지경에 빠진다.
또하나 빼 놓을수 없는 것. 그의 콘서트장엔 늘 특별한 초대손님이 그의 콘서트를 축하해주러 나온다는 사실이다. 흔히 볼 수 없는 가수들. 너무나 열정적인 가수들. 사실 이번 콘서트엔 어떤 초대손님이 나오는지 아직 알지 못하지만, 그것 또한 사뭇 기대가 된다.
안치환 콘서트의 가장 큰 특징은 아줌마부대가 꽤 많다는 점이다.
꽤라는 표현보다 대부분 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그 정도로 많은 아줌마들이 공연장을 찾는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아이들을 돌봐줄 수 있는 놀이방을 따로 마련했다고 한다. 아이와 함께 동행하여도 불편함이 없을 그런 공연이 될 듯싶다.
∞일 시 : 5월 1일(火) ~ 5월 6일(日)
평일 7시30분/ 토요일(어린이날) 3시/ 6시30분
일요일, 공휴일(노동절, 석가탄신일) 6시
∞장 소 : 종로5가 연강홀 (1호선 종로5가역, ①번출구)
덧붙이는 글 |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아주 예전에 부르던 노래를 공연장에서 자주 부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의 옛노래들을 들을 수 있는 공연이 기획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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