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표방, 전주국제영화제 폐막

등록 2001.05.03 20:53수정 2001.05.0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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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과 디지털, 급진적 영화를 화두로 표방했던 제 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5월 3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총 30여 개 국에서 2백여 편의 영화가 초청되어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고, '포스트 68'과 '오가와 신스케 특별전' 과 같은 특별프로그램은 영화제의 성격을 더욱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 2회 전주국제영화제의 폐막작으로는 '아시아 인디-시네 포럼' 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것은 나의 달>(스리랑카)이 상영되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것은 나의 달> 외에 <정오의 낯선>(태국)이 공동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는데, 심사위원들은 일반적인 아시아 영화의 스타일과는 사뭇 다르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과 독특한 영화 만들기에 찬사를 보냈다는 전언.

N-비전 출품작 가운데 시상하는 '디지털의 모험상'은 얀 부쿼이 감독의 <쾌락과 히스테리에 관하여-벨기에인의 성생활>(벨기에)과 토드 버로우 감독의 <언제나 변함없는 여왕>(미국)이 공동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심사위원단은 <쾌락과 히스테리에 관하여>에 대해 "지적인 면과 유머러스함이 적절히 혼합된 수작으로, 이 작품에 담긴 모더니즘과 자기 반영성에 크게 공감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포스트 68' 세대인 얀 부쿼이 감독은 영화와 삶에 관한 익살스럽고 독특한 개념을 늘어놓아 Q&A 에 참여한 관객들 사이에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기도.


국내에도 수입된 <언제나 변함없는 여왕>은 "타협하지 못하는 한 개인의 세계를 바라보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통찰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제 심사위원단은 이와 함께 페터 미소튼과 브람 스메이어스가 공동연출한 <컷팅>(벨기에)을 N-비전 부문의 특별상으로 선정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작년에 비해 더욱 다양한 상영작과 대안을 표방하는 영화제 성격을 확고히 굳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전체적으로 축제 분위기의 미약함과 낙후된 극장시설에 따른 잦은 영사사고 등으로 인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1회 영화제에 비해 감소한 관객 수도 이와 같은 아쉬움을 더한다. 전체적으로 열혈 영화광들의 갈증을 충족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다양한 영화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자리잡기에는 미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부천, 부산국제영화제는 또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영화제로 떠오르는 것이 전주국제영화제의 당면 과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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