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중항쟁 '표지석 찾기 운동'에 나서자

기념행사, 역사찾기 아쉬워

등록 2001.05.09 17:05수정 2001.05.10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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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중항쟁 21주년 행사가 시작됐다. "5월로 한마음! 통일로 한겨레!!"의 주제로 청소년 시민 참여행사가 다채롭게 준비됐다. 지난달 28일 29일 이틀간에 걸쳐 진행된 '5·18 형상 벽화 그리기' 행사에는 적극적인 청소년들의 참여로 진행되어 관심을 모았다.

19일부터 열릴 예정인 '전국 중고등학교 역사사회 교사초청' 행사는 전국의 역사교사들에게 한국민주주의 발전의 원동력인 5·18에 대한 생생한 현장 교육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글짓기대회, 그림만화 그리기대회, 웅변대회 등이 준비되고 있다.

하지만 이벤트 중심의 행사로 5월을 단순히 기념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또한 있는 게 사실이다. 5월 광주의 역사적 흐름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한 속에서 또다른 형태의 경쟁원리를 도입해 진행하는 '경연대회'로만 그친다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학교생활에 바쁜 청소년들이 부담없이 참여할 수 프로그램을 개발키에는 주어진 시간적, 물질적 한계로 인해 대단히 어려운 문제 일수는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열려진 판에 단순히 참여하기만을 기다린다면 5월의 역사를 지탱해가야 할 후손들에 대한 무책임을 범하는 우를 범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전남대 앞, <5.18광주민중항쟁 유적지Ⅰ>18일 오전 10시경 교문앞에 모여든 전남대생들은 전남대에 주둔하고 있던 계엄군에게 항의하면서 최초의 충돌이 있었으며 이후 학생들은 금남로로 진출해 항의시위를 벌었다.ⓒ 강성관
이러한 시점에 광고앞, 전남대 정문, 광주역 광장과 동구 대인동 구 시외버스터미널, 금남로, 전남대병원, 주남마을 등 시내 일원에 설치돼 있는 "5·18 민중항쟁 표지석 찾기 운동"과 같은 '역사찾기 운동'이 준비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안내 표지판이나 표지석만 덩그러히 남아있는 역사의 현장을 찾아 그날의 숨결을 느낄수 있는 역사 체험코스가 개발됐다면 5월 행사에 함께 하는 청소년들에게 상당한 의미를 전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항쟁의 시초와 전개 그리고 대동세상 완성의 전 과정이 그대로 녹아있는 '표지석 순례'는 민주주의 진실을 자연스레 깨닫게 해주는 '역사학교'로도 그 의미가 충분할 것이다. 5월의 진실을 잊지 않고 기억토록 하는 길찾기는 "보고 느끼는 일부터 비롯된다".

해마다 진행된 '5·18 열린 수업'이 청소년들에게 끼친 영향은 매우 지대하다는 평이다. 이제 5월의 진실을 교실에서부터 역사의 현장까지 포괄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5월행사를 주관하는 '행사위원회'나 '5·18 기념재단'의 진지한 검토가 있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 이 글은 <주간 광주전남 내일신문> 5월 8일자 '기자수첩'에 실린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주간 광주전남 내일신문> 5월 8일자 '기자수첩'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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