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교수노조준비위원장 구속은 '사학민주화 탄압의 신호탄'

전국 50여 교수, 시민사회단체 반발…평택검찰청 항의 시위

등록 2001.05.16 08:52수정 2001.05.1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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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수노조 준비위원회 위원장이며 전국전문대학교수협의회연합회장인 이용구 경문대 교수가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되자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경문대 교수협의회를 비롯한 시민, 사회 단체들이 형평성을 잃은 부당한 법집행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15일 오후 5시 수원검찰청 평택검찰지청 앞에서는 '사학민주화 탄압과 이용구 교수 부당구속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 소속 교수, 시민·사회단체 회원 50여명이 이교수의 구속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다.

공대위는 이날 집회에서 "편파수사 부당구속 검찰은 각성하라", "전재욱을 구속하고, 이용구를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용구 교수의 구속집행에 대해 검찰과 법원을 비판했다.

전국전문대학교수협의회연합회 이병수 회장은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문제제공자로 지목되는 전 경문대 이사장인 전재욱 씨의 257억원 횡령죄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법집행의 형평성을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결국 이번 사태는 비리재단에 맞서 사학의 민주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해왔던 민주교수에 대한 탄압이요, 더 나아가 교권에 대한 공권력의 과잉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용구 교수는 지난 5월 10일 모영기(전 문교부 대학정책실장)을 명예훼손한 혐의로 평택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후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영장발부판사 이화용)에 의해 전격 구속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이교수가 '1992년 경 동우공과대학(현 경동대학교) 설립과 관련하여 전 문교부대학정책실장 모영기 씨가 전재욱(전 동우공과대학, 경문대 이사장) 씨로부터 8천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취지의 유인물을 제작·배포하여 모씨의 명예를 훼손했으며 1997년 모씨가 무혐의 처분된 사실을 알면서도 유인물을 계속 작성했다는 혐의다.

이에 대해 공대위 측은 이날 배포한 홍보물을 통해 이번에 문제가 된 유인물의 내용은 이교수가 1999년 경문대 교수협의회 회장 역임 당시 경문대 교수협의회가 재단의 비리문제로 싸우는 과정에서 1993년 8월 신문에 보도된 기사를 인용한 것으로 유인물 작성 당시에는 평택지청이나 서울지검 등 그 어디에서도 무혐의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대부분 불구속 수사해온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이번 사건의 문제제공자로 지목되는 전 경문대 이사장인 전재욱 씨의 257억원 횡령죄에 대해서 불구속 수사 한 것과 비교해서도 법집행의 형평성을 잃은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검찰과 법원을 비판했다.


특히 경문대 사학민주화 싸움 과정에서 부당하게 해직된 후에도 사립대학교수협의회연합회,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전국교수노조 준비위원회 등에서 중책을 맡아 사학 민주화 운동을 치열하게 벌이던 이교수를 구속한 것은 지난해 12월 말 경인여대 비리사태와 올 2월 덕성여대 교수협의회 교수들에 대한 구속 기도에 이은 것으로 사학재단의 로비력이 발휘된 공안 정국의 일면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공대위는 16일 평택지청 앞에서 이교수의 부인을 포함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일 예정이며 오후 2시 구속적부심심사 결과가 나오는 데로 대책회의를 갖고 대응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명예훼손에 대해 엄격한 법집행을 적용하는 현 추세에서 검찰과 법원의 결정에 대해 법적용의 형평성을 잃은 것으로 사학의 민주화 운동 탄압이라고 보는 교수,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철형 기자는 경기도 평택시의 지역 주간신문 '교차로 저널'의 취재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철형 기자는 경기도 평택시의 지역 주간신문 '교차로 저널'의 취재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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