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지지등 정치활동 강력전개"

<인터뷰> 이군현 신임 한국교총 회장

등록 2001.05.16 15:15수정 2001.05.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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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는 등 정치활동을 강력히 전개할 계획입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30대 회장으로 당선된 이군현(49) 신임회장이 5월 12일 취임식에서 내던진 말이다. 사상 첫 '평교사 출신'이자 '40대' 교총회장이라는 점에서 교육계의 이목을 끌었던 이 신임회장은 이처럼 취임 일성부터 남달랐다.

한국교총이 5월 14일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개최한 '2001 기획토론회'에서도 이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공교육 위기는 근본적 처방을 요구하고 있다. 더이상 땜질식 처방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말로 교육당국을 향한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세종문화회관 3층 귀빈실에서 만난 이회장은 "중책을 맡겨 준 전국의 교육가족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한국교총이 황폐화된 교단의 안정을 회복하고 교육정책을 선도하는 단체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운영의 효율화를 기하겠다고"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 취임하자마자 정치활동을 하겠다는 강수를 들고 나온 이유는.
"한국교총은 2년 전부터 정치활동 보장을 요구해 왔다. 이는 올해 교육인적자원부와의 단체교섭 사항에도 들어가 있다. 외국의 경우 노동3권보다 훨씬 광범위한 개념으로 교원의 정치활동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교총도 지난해 4·13총선 당시 후보자 정보공개 등 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 현행법은 교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국가공무원법, 사립학교법, 공직선거 및 부정방지법 등을 개정하기 위한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또한 한국교총 산하에 전문가 20명 내외로 '정치활동위원회'를 구성, 각 정당과 후보자들의 교육정책을 분석 평가하는 등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치활동을 한다 해도 수업 결손을 초래하는 등 학생 학습권에 영향을 주는 행위는 명백히 반대한다"고 이회장은 덧붙였다. 교육자의 품위를 유지하고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대목에서 이 회장은 전교조 등 교원노조와는 다분히 차이가 있음을 강조했다.

- 자칫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표 몰아주기'에 그칠 우려도 있다.
"교육정책에 따라 정당이나 후보자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교권신장에 대한 의지가 있고 올바른 교육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후보자를 지지할 것이다."


- 전교조, 한교조 등 교원노조와의 협조관계는 어떻게 유지할 생각인가.
"우선 한국교총은 전문직 교원단체로서 정체성을 유지해 나갈 것이다. 전교조, 한교조 역시 같은 교원단체로서 사안별로 적극 협조해 나가겠다."

'봉제공' 출신 교총회장


- 평교사 출신으로는 첫 한국교총 회장이어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젊은 한국교총', '변화하는 한국교총'을 바라는 교육가족들의 의지가 있었기에 당선이 가능했다고 본다. 초·중등학교 교사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발로 뛰는 회장이 되도록 하겠다."

- 고입검정고시·실업고 출신으로 과학기술원 교수를 거쳐 교총회장에 당선된 입지전적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왔다고 평가할 만 하다.
"한국교총 회장에 도전한 건 교사의 사정과 형편을 대변하고 싶었기 때문이므로 당선됐다 해서 영광이라거나 성공이라 생각지는 않는다. 성공은 '현실을 욕망으로 나눈 값'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이회장은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아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60년대 말 서울 평화시장에 취직해 4년간 봉제공으로 일했다. 교복 입고 학교에 가는 것이 당시의 유일한 소망이었다고 한다. 어렵사리 고입검정고시를 치르고 실업고와 사범대를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에 대한 열정이 유달리 강했기 때문. 이같은 이력 탓인지, 이회장은 "교사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고백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이 회장은 거의 태생적으로 '교육 지형적인' 인물이랄 수 있다.

"교사 자녀 대학등록금 지원"

-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는 진단이다. 학교교육 부실의 책임이 안일한 교사에게 있다는 교육당국자의 질타도 있었다.
"일부 교사의 부정적 행동으로 모든 교사들이 매도당할 때 가장 가슴아프게 생각한다. 언론에서도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므로 신중하게 다뤄 줄 것을 부탁한다. 교원의 사기는 교육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학교현장에 적용할 수 없는 무리한 정책이 교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주원인이므로 교육정책실명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

- 한국교총 회장 재임 기간이 1년 6개월에 불과하다. 짧은 기간동안 어디에 가장 주력할 생각인가.
"앞서 밝힌대로 무분별한 정책의 남발과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정책실명제도입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고령교원을 무능교원으로 매도한 교원정년을 환원하는 데 노력하겠다. 이밖에 남의 자식을 가르치는 교사가 자기 자식을 교육시키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대학생 자녀 학비 지원을 서두르겠다."

- 공약사항 중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재정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최근 민주당이 마련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은.
"우리나라 사학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고려할 때 사학을 건전하게 육성·발전시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오히려 학교의 혼란과 갈등을 부추길 소지를 안고 있다고 본다."

- '학교붕괴', '유학이민' 등이 지금의 공교육을 표현하는 말이다. 학교교육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아울러 '교육관'도 밝혀달라.
"우리 교육현장은 정책의 남발과 교원의 사기저하, 교육주체들간의 갈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사교육비 급증, 입시위주 교육 등으로 국민들의 '교육 만족도'가 매우 낮은 실정이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학생의 자아실현과 행복추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사회와 학부모들이 학교와 교사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하며 교사들도 신뢰받는 교사상 회복을 위해 자기 스스로 뼈를 깎는 연찬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군현 신임 한국교총 회장 약력

<학 력>
서울안산초등학교 졸업
고입검정고시합격
대경상업고등학교 졸업
중앙대학교 사범대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 캔사스주립대 대학원 석사-박사

<교육경력>
마산제일여중 교사
서울장훈고 교사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
과학기술원 교수 

<주요 경력>
과기처 세계화추진위원회 기획반위원
정통부 정보화우수대학 심사위원장
교육부 전국시·도교육청 평가위원
교육부 지방특성화대학 심사위원
교육부 제7차 교육과정 심의위원
교육부 국책공대기획평가위원
한국과학기술원 학생부처장, 인문사회과학부장, 학사본부장, 기획실장
대전광역시교원단체연합회장 및 전국시·도교원단체연합회장협의회장
한국우주정보소년단 부총재
한국영재학회 수석부회장

<주요 연구·저술>
'교육행정 및 경영', '영재교육학', 'EQ IQ 창의력', '교육행정학' 등
'한국의 교육정책 결정에 관한 연구'
'초·중·고등학교 과학교육 개선방안 연구'
'학교조직 효과성 측정모형에 관한 연구'
'교육자치제 시대의 학교 의사결정 참여모형에 관한 연구' 등 70여편

덧붙이는 글 이군현 신임 한국교총 회장 약력

<학 력>
서울안산초등학교 졸업
고입검정고시합격
대경상업고등학교 졸업
중앙대학교 사범대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 캔사스주립대 대학원 석사-박사

<교육경력>
마산제일여중 교사
서울장훈고 교사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
과학기술원 교수 

<주요 경력>
과기처 세계화추진위원회 기획반위원
정통부 정보화우수대학 심사위원장
교육부 전국시·도교육청 평가위원
교육부 지방특성화대학 심사위원
교육부 제7차 교육과정 심의위원
교육부 국책공대기획평가위원
한국과학기술원 학생부처장, 인문사회과학부장, 학사본부장, 기획실장
대전광역시교원단체연합회장 및 전국시·도교원단체연합회장협의회장
한국우주정보소년단 부총재
한국영재학회 수석부회장

<주요 연구·저술>
'교육행정 및 경영', '영재교육학', 'EQ IQ 창의력', '교육행정학' 등
'한국의 교육정책 결정에 관한 연구'
'초·중·고등학교 과학교육 개선방안 연구'
'학교조직 효과성 측정모형에 관한 연구'
'교육자치제 시대의 학교 의사결정 참여모형에 관한 연구' 등 70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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