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다 사건을 알리러 백악관에 왔습니다

미대륙 횡단 장애인 최창현 씨, 부시 대통령 면담요청

등록 2001.05.17 06:05수정 2001.05.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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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다 사건을 알리러 백악관에 왔습니다."

16일 아침부터, TV 뉴스에 첫머리를 장식했던 입으로 운전한 전동 휠체어로 미국대륙을 횡단한 장애인 최창현(뇌성마비 1급) 씨. 그와의 짧은 국제 전화에서 기자에게 들려준 한마디였다.

각종 언론에서는 암울한 국내 상황이나 지리멸렬한 정치상황을 포장이라도 해버리듯 연일 인간승리니, 장애극복이니, 장애인의 꿈과 희망이니 하며 그를 칭송한다. 그도 한국특파원의 인터뷰를 한 장면에서 우리 언론이 원하는 내용대로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은 알고 있다. 그가 한국에서 지옥 훈련을 해가며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몸져 누우면서까지 지난 8개월 동안 왜 미대륙 횡단을 감행했는지 알 사람은 모두 알고 있다.

최창현 씨는 서울을 떠나기 하루전 기자가 농담삼아 " 장애 극복하려고 그 생고생을 할 작정이냐"며 핀잔을 주었는데 최씨는 "나에게 극복할 장애가 어디 있느냐? 난 그냥 장애인 최창현일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럼 "왜 가느냐? 혹시 스타가 되려고?" 물었더니 그는 "에바다 때문에" 라고 대답했다. 여기서 갑자기 그의 목소리는 하이 소프라노로 올라갔다(그는 언어 장애가 있어 강조하고픈 내용이 있으면 하이톤으로 목소리가 올라간다).

그렇다, 그는 바로 98년 5월 10일 김대중- 국민과의 대화에서 에바다 해결 약속을 촉구했던 장애인 최창현 씨다. 그 당시도 그 특유의 언어장애 때문에 동행했던 자원활동가 이경자 씨가 대신 발언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서둘러 그와 그녀의 발언을 막았고 다음 아침 조간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장애인도 대통령에 당당히 민원제기'

장애 아동이 농성중 변사체로 떠오르고 70여명 미국으로 인신매매되었으며 3명의 농아학생이 미군에 의해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던 우리 사회의 대표적 시설비리인 에바다 사건이, 시청, 경찰할 것이 없이 중앙 정부까지 뇌물의 상납구조가 이어지는 장애인 시설비리인 에바다 사건이 한낱 민원이라니.

에바다 사건은 그렇게 TV를 향해 온 국민에게 알려졌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한낱 민원에 불과한 이 사안도 1년이 넘도록 해결하지 못했다.


99년 3월 5일, 최창현 씨는 다시 국민과의 대화에 방청객으로 참석하기 위해 여의도로 향하다 청와대 경호원에 의해 강제로 연행당한 뒤 감금된 채 전치 2주의 폭행을 당했다.

그 당시 청와대 경호팀은 사전에 그가 지난해 에바다 문제 해결을 촉구했던 사람임을 알고 이와 같은 조치를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경호실에서는 자체 조사후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했지만 이 일이 있는 뒤 최씨는 곧바로 소위 에바다 미대륙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물론 최창현 씨가 미국이란 나라를 지목했던 것은 에바다 비리재단의 이사장이던 최성창 목사가 운영하던 세계에바다협회의 본부가 미국 시애틀에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최창현 씨는 에바다에 대한 문제제기가 한낱 민원으로 치부되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이런 민원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서 이미 자신의 미대륙 횡단이 한국에선 중증 장애인의 불굴의 의지로 이룬 인간승리로 밖에는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까?

그는 횡단 과정에서 장애인 단체를 만날 때면 어김없이 에바다 사건을 알리는 문건을 건네주며 연대해 줄 것을 설득했고 미국 대통령과 면담을 주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물론 이와 같은 그의 활동은 미국내 여러 언론을 통해 폭넓게 소개되었다. 다만 우리나라에만 알려지지 않았을 뿐.

그와 전화 통화에서 기자가 한국에서의 보도 상황을 알려주자 "그래도 청와대로부터 무슨 연락이 오지 않았느냐?" "횡단하는 곳마다 에바다 문제에 언론이 큰 관심을 보였다"라고 했다.

그래서 기자가 "그런 사실을 알려내겠다. 그러니 증거 자료를 보내달라"고 했더니. "매일매일 횡단 중이라 기사를 모아두진 못했으나 한번 찾아 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한 20분이나 흘렀을까? 팩스로 두 장의 신문 스크랩이 들어 왔다.

이런 기자의 취재 아닌 취재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김대중 정권이 처음엔 경제를 미국에 맡기고 그 다음에는 안보까지 맡기더니 이제 '인권'마저 미국에 의존하려 한다며 허탈해 하기도 했다.

최창현 씨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났는지 하다 못해 백악관 관계자라도 만났는지 아직 기자가 확인할 길은 없다. 하지만 최창현 씨라면, 백악관을 월담을 해서라도 대통령을 만났을 것이다.

그의 그런 노력이 누구의 눈에는 민족의 자존심이 상하고 속이 상하겠지만 장애 아동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지켜내기 위한 그의 행동은 에바다 복지회가 파행을 거듭되고 구 비리재단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누가 뭐래도 '장애 인권 투사'의 행동이다.

그리고 한국의 언론의 계속해서 그의 이런 진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려 든다면,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외면해 버리는 김대중 대통령과 이미 공범임을 선언하는 것과 다름아님을 분명 알아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다음은 그가 보내준 기사의 한글 번역문이다.           

대통령과의 만남을 위해 미국대륙횡단을 하며 한국의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에 관심을 집중 시키고 있는 최창현. 

Camden county - 큰 임무를 띠고 주말에 걸쳐 54번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한 사람-최창련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장애인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에 관심을 집중시키고자 휠체어를 타고 미국 대륙횡단을 하고 있다. 그가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로스앤젤래스에서 백악관까지 가는 동안 내 건 구호는 다음과 같다.

"나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 "

그는 또한 한국의 청각장애아들의 문제, 에바다 문제를 해결하는 위해 도움을 받고자 미국의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35살로 뇌성마비와 언어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입으로 작동할 수 있는 특수 휠체어를 타고 시간당 최대 7마일을 여행한다.
   
"창현 씨의 입이 점점 아파오고 때때로 날씨조차 나쁘지만 미국인의 친절이 우리로 하여금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미주리주에 사람들은 우리들에게 숙식까지 제공해 주고 있다"고 그의 여행을 돕고 있는 이경자 씨가 말했다.

이경자 씨는 그들의 최대 후원사의 하나인 현대자동차의 이름과 구호를 내건 자등차를 타고 최창현ㅊ씨를 따라가며 여분의 휠체어를 한 개 더 끌고 가고 있다. 그들은 워싱턴으로 가는 길에 재활센터와 학교, 의료시설 참관을 제안했다.

최창현 씨가 워싱턴에 도착하면 그는 입과 이로 작동하는 휠체어를 타고 대륙을 횡단한 최초의 사람이 된다. 이것은 5년 전 처음으로 세상으로 나온 한 사람의 수많은 과제 중 단지 하나에 블과할 것이다.

그는 모험을 감행하며 세상을 경험하기 전까진 자신의 장애가 자신을 감금해왔다고 말했다.
"창현 씨는 곧 한국의 장애어린이들이 학대받고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심지어 총으로 위협받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이경자 씨는 말했다.

"한국에 청각언어장애아를 위한 에바다복지재단이 있는데 아이들을 학대하며 정부보조금을 횡령하고, 70명의 농아를 미국으로 팔았다. 그들 중 몇 명이 비인간적인 대우를 폭로하다가 경찰에 의해 총으로 휘협당하며 연행되었다.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을 받아내었다"고 최창현 씨는 말했다. 그러나 아무런 약속도 이해되지 않자 그는 다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려고 시도하다가 경찰에 의해 폭행 당하고 감금당했다.

창현은 또한 한국의 장애아들에게 가해지는 비인간적인 대우와 복지를 목적으로 한국 정부에주는 돈이 횡령당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인들에게 알리고 싶어한다.

워싱턴의 시애틀에 있는 에바다후원 복지재단의 장은(한국의 에바다재단의 대표이기도 함) 후원금을 청각장애아를 위해 쓰지 않고 횡령하고 있고 기부된 돈은 모두 한 사람에 의해 착복되고 있다고 말하며 대통령에 의한 정치적인 술책에는 질렸다고 말했다.

단지 5년만에 최씨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장애가 심한 사람들을 위해 자체적 시설과 훈련 센타를 세웠다. 그는 또한 새천년과 장애아의 현실을 일깨우기 지리산을 올랐고 휠체어를 타고 한반도 대륙횡단을 했다. 이제 그는 그 때의 휠체어를 타고 장애를 입은 다른 이들을 구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미국은 인간의 권리, 평화, 장애인의 인권보호가 가장 잘 보장된 나라다. 나는 미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에바다의 어린이들의 권리를 보호해 줄 것으로 절대적으로 믿고 있다."

덧붙이는 글 다음은 그가 보내준 기사의 한글 번역문이다.           

대통령과의 만남을 위해 미국대륙횡단을 하며 한국의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에 관심을 집중 시키고 있는 최창현. 

Camden county - 큰 임무를 띠고 주말에 걸쳐 54번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한 사람-최창련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장애인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에 관심을 집중시키고자 휠체어를 타고 미국 대륙횡단을 하고 있다. 그가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로스앤젤래스에서 백악관까지 가는 동안 내 건 구호는 다음과 같다.

"나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 "

그는 또한 한국의 청각장애아들의 문제, 에바다 문제를 해결하는 위해 도움을 받고자 미국의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35살로 뇌성마비와 언어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입으로 작동할 수 있는 특수 휠체어를 타고 시간당 최대 7마일을 여행한다.
   
"창현 씨의 입이 점점 아파오고 때때로 날씨조차 나쁘지만 미국인의 친절이 우리로 하여금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미주리주에 사람들은 우리들에게 숙식까지 제공해 주고 있다"고 그의 여행을 돕고 있는 이경자 씨가 말했다.

이경자 씨는 그들의 최대 후원사의 하나인 현대자동차의 이름과 구호를 내건 자등차를 타고 최창현ㅊ씨를 따라가며 여분의 휠체어를 한 개 더 끌고 가고 있다. 그들은 워싱턴으로 가는 길에 재활센터와 학교, 의료시설 참관을 제안했다.

최창현 씨가 워싱턴에 도착하면 그는 입과 이로 작동하는 휠체어를 타고 대륙을 횡단한 최초의 사람이 된다. 이것은 5년 전 처음으로 세상으로 나온 한 사람의 수많은 과제 중 단지 하나에 블과할 것이다.

그는 모험을 감행하며 세상을 경험하기 전까진 자신의 장애가 자신을 감금해왔다고 말했다.
"창현 씨는 곧 한국의 장애어린이들이 학대받고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심지어 총으로 위협받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이경자 씨는 말했다.

"한국에 청각언어장애아를 위한 에바다복지재단이 있는데 아이들을 학대하며 정부보조금을 횡령하고, 70명의 농아를 미국으로 팔았다. 그들 중 몇 명이 비인간적인 대우를 폭로하다가 경찰에 의해 총으로 휘협당하며 연행되었다.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을 받아내었다"고 최창현 씨는 말했다. 그러나 아무런 약속도 이해되지 않자 그는 다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려고 시도하다가 경찰에 의해 폭행 당하고 감금당했다.

창현은 또한 한국의 장애아들에게 가해지는 비인간적인 대우와 복지를 목적으로 한국 정부에주는 돈이 횡령당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인들에게 알리고 싶어한다.

워싱턴의 시애틀에 있는 에바다후원 복지재단의 장은(한국의 에바다재단의 대표이기도 함) 후원금을 청각장애아를 위해 쓰지 않고 횡령하고 있고 기부된 돈은 모두 한 사람에 의해 착복되고 있다고 말하며 대통령에 의한 정치적인 술책에는 질렸다고 말했다.

단지 5년만에 최씨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장애가 심한 사람들을 위해 자체적 시설과 훈련 센타를 세웠다. 그는 또한 새천년과 장애아의 현실을 일깨우기 지리산을 올랐고 휠체어를 타고 한반도 대륙횡단을 했다. 이제 그는 그 때의 휠체어를 타고 장애를 입은 다른 이들을 구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미국은 인간의 권리, 평화, 장애인의 인권보호가 가장 잘 보장된 나라다. 나는 미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에바다의 어린이들의 권리를 보호해 줄 것으로 절대적으로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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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eduable.jinbo.net) 사무국장을 맡아 장애인들의 고등교육기회확대와 무장애배움터 실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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