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80년 5월 광주의 그 자리에 서 있다

임철우 <봄날>

등록 2001.05.17 10:12수정 2001.05.2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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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라는 단어는 참 상징적이다. 임철우 씨의 "봄날"이란 소설을 읽은 후로,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어김없이 해마다 봄은 찾아오고, 그리고 5월도 찾아온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봄, 그 중의 5월을 일년내내 얼마나 기다려 왔던가.


따뜻한 봄날만 생각할 줄 알았지, 다른 것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다.
뉴스에서는 5월18일이면 광주에 대한 이야기를 떠들어댔고, 다른 매체등을 통해서 광주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냥 지나치곤 했었다. 나의 일이 아니었고, 특별히 나에게 의미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엔 그랬다.

조금 자라면서 부터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 1980년 5월의 광주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해졌고, 궁금증이 얼마간 풀렸을 즈음엔 광주의 5월에 대해서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부분까지도 TV방송에 많이 나오고 있었다. 그때쯤인 걸로 기억된다. 우연히 펼쳐든 신문에서 봄날을 만난 것이..

이미 5월 광주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또 비슷한 소설을 몇 권 읽은 터라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토록 긴 소설은 읽어보지 못해서 궁금증이 일었다. 어떤 내용이 들어 있을지 말이다. 총5권으로 된 책의 첫번째권을 읽으며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은 기우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1980년 5월16일부터 꼭 열흘간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씨일가의 세 아들 무석, 명치, 명기 등을 주인공으로 한많은 광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자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는 현실. 그 속에서의 갈등이나 아픔을 어찌나 사실감 있게 그려 놓았는지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1980년 5월 광주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마치 악몽같은 소설속의 현실들에 몸서리가 처질 때쯤 소설은 끝이 났다.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생생한 체험이 꽤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고, 이젠 해마다 5월이 되면 따뜻한 봄날만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 아니었다. 피로 범벅이 된 역사속의 그날도 기억속에서 꾸물거리며 기어나왔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5월17일. 소설 속에서 이틀째 되는 날이다. 그날은 무슨 일이 있었을까. 1980년 5월의 광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제 목 : 봄날 (1-5)
저 자 : 임철우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 1997년 11월 7일

덧붙이는 글 | 우리가 알고 있는 것, 혹은 모르고 있는 것.
우리가 알아야 할 것, 혹은 몰라야 할 것.
세상은 늘 상반된 것들이 존재합니다. 어떤 책을 읽든, 그것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고 상반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혹은 모르고 있는 것.
우리가 알아야 할 것, 혹은 몰라야 할 것.
세상은 늘 상반된 것들이 존재합니다. 어떤 책을 읽든, 그것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고 상반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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