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월드컵 복권?

<파워페이퍼>로 가능한 미래의 모습

등록 2001.05.18 03:18수정 2001.05.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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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의 맥주병을 집어들자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다는 메시지가 흘러나온다. 에버랜드 입장권에 인쇄된 안내지도를 펼치니 어여쁜 성우의 목소리가 놀이시설의 위치를 설명한다. 그림책의 사자를 아이가 손으로 어루만지자 오싹한 사자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맥도널드 햄버거의 포장지는 다 먹고 나면 휴지통에 버려달라고 호소한다. 월드컵 복권을 동전으로 긁으니 당첨금액과 함께 축하음악이 울려 퍼진다.

영화 <백투더 퓨처>의 한 장면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벤처 기업 <파워페이퍼>가 발명한 종이 전지만 있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실현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응용 사례들 중 하나일 뿐이다.

파워페이퍼는 종이 위에 인쇄가 가능한 희한한 배터리다. 이 회사가 발명한 특수한 잉크를 종이 위에 바르고 양극과 음극선을 심으면 곧 수명 2년 반짜리 초강력 배터리로 변신한다. 종이에 인쇄가 가능한 특성 탓에 이미 기업의 판촉용으로 주문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미국의 마텔사는 파워페이퍼를 활용한 신제품을 개발할 계획이고 판촉활동이 잦은 패스트푸드 회사들 역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배터리의 잠재력은 여기에만 있지 않다. 노트북 PC나 PDA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휴대용 정보가전제품에 무궁무진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사실 엔지니어들이 휴대용 기기를 설계할 때 가장 골치가 아픈 것이 배터리 문제. 아무리 기발한 디자인이나 훌륭한 기능을 적용하고 싶어도 배터리의 한계 때문에 포기해 버리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만약 파워페이퍼의 성능이 더욱 강력해진다면 노트북이나 PDA는 더 이상 밋밋한 사각형 디자인에 갇혀 있지 않아도 된다. 화성 탐사를 다룬 영화 <레드 플래닛>에 묘사된 것처럼 액정화면을 두루마리처럼 말아서 들고 다닐 수도 있을 것이고 휴대폰을 외투에 인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디자인의 응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니 휴대용 정보가전기기의 개발자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종이에 인쇄가 가능한 특성 탓에 우선은 판촉용으로 먼저 활용이 될 듯하다. 한국에도 파워페이퍼가 인쇄된 말하는 복권이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파워페이퍼'사 홈페이지: www.powerpaper.com

덧붙이는 글 *'파워페이퍼'사 홈페이지: www.powerpap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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