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인의 <뉴스브리핑> "나는 서울에서 왕처럼 산다"

등록 2001.05.23 07:43수정 2001.05.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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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와 농부의 웃음

정말 기다리던 단비가 내렸습니다. 그러나 양이 적어 해갈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그래도 비를 맞으며 모내기에 나선 노부부의 웃음이 흐뭇합니다. 동아일보의 사진기사로 보시죠.

"모처럼 단비"(동아일보 사진기사)

안동수 신임법무, 메모 말썽 끝없어

안동수 신임 법무부장관의 취임사 초고에 이제 '충성메모'라는 이름까지 붙었군요. 이제 문제는 한심한 내용보다도 관련된 사람들의 말이 계속 엇갈리고 있다는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과거 닉슨대통령이 사임한 워터게이트 사건도 도청 자체보다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는 점이 더 큰 문제가 됐었습니다.

우선 동료인 이아무개 변호사는 21일 저녁 6시 40분 "장관이 아니라 내가 메모를 작성했다"며 앞장(취임사)과 뒷장(검찰의 진로) 모두 작성했다"고 했다가 10시 10분께 "앞장은 내가 썼고 뒷장은 장관이 쓴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8시 50분에 법무부 공보관이 말한 내용으로 말을 바꾼 겁니다. 또 일부 언론은 이변호사가 글을 작성했다는 3시 30분 경에는 골프장에 있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어 더욱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한편 문제의 '충성메모'를 안장관이 직접 쓴 것이라고 21일 오후에 말했던 지구당 여직원 윤아무개 씨도 말을 뒤집었습니다.

윤씨는 22일 오전 10시께 "이변호사가 맡긴 초고를 미리 타이핑해 놨다가 장관의 책상위에 있던 별도의 메모와 함께 팩스로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한번 번복한 거죠. 그런데 11시에는 "이변호사가 넘겨준 초고와 안장관의 책상 위에 있던 메모를 한개의 파일 안에 같이 타이핑한 뒤 팩스로 보내줬다"고 다시 뒤집었습니다.


또 안장관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도 모두 없애버렸답니다. 이변호사가 백지 1장에 직접 손으로 써서 윤아무개 씨에게 넘겨 줬다는 메모초고와 컴퓨터 안의 파일을 직접 없애 버렸다고 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모든 신문의 머릿기사군요.

금강산 관광, 뭍으로 갈 수 있다

북한은 최근 금강산 관광사업의 정상화에 관한 남쪽 정부의 보장이 있다면 육로관광을 허용하고 금강산을 관광특구로 지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정부는 김윤규 현대아산사장이 23일에 예정된 북쪽 아태평화위원회 강종훈 서기장과의 만남에서 금강산 관광사업에 관한 적절한 합의를 이룬다면 육로관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국자 회담에 나설 계획입니다.

한편 임동원 통일부장관은 21일 한나라당을 방문해 "수익성이 보장될 경우 이 사업을 같이 하려는 민간기업이 나올 것이며 그럴 경우 컨소시엄을 구성해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반부패특위, 공직자 윤리강령 시안 마련

22일 행정자치부와 대통령자문기구인 반부패특별 위원회가 공직자 윤리강령 시안을 마련했습니다.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인 부패방지법안이 이르면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것에 대비한 겁니다.

부패방지법안에는 공직자가 일체의 부패행위와 품위 손상을 해서는 안된다는 청렴의무가 강조돼 있고 이에 따라 공직자가 준수해야 할 윤리강령을 대통령으로 정하게 돼 있습니다.

시안의 주요내용을 보면 * 직무관련 골프 접대 등 향응 받기 금지 * 직무이용 경조사 고지, 축조의금 접수 금지 * 퇴직, 전근시 전별금 등 촌지 수수 금지 * 직무 관련 선물수수 금지, * 5만원 이상 선물 수수 금지 * 가족 친지등 관용차 사용 금지 등입니다.

행자부는 이 부패방지법과 윤리강령에 따라 7월 이후 대대적인 공직 감찰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물론 이 윤리강령대로 된다면 공직사회가 깨끗해질 겁니다. 그렇지만 내용 상으로 봐서 '대대적인 공직 감찰'이 깃털만 잔뜩 날리게 될 것 같은 '기우'가 생깁니다. 당장 안동수 법무장관, 오장섭 건설교통부장관의 부동산 취득에 대한 의혹처럼 합법과 불법 사이를 오가며 이뤄진 몸통 격 부정을 어떻게 잡아낼까가 더 큰 문제일 겁니다. 정치인의 불법 모금도 어떻게 처리할지 의문입니다.

새집 살 때 양도소득세 내년 말까지 감면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경기를 부추기기 위한 인위적 정책은 없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결국 23일부터 내년말까지 고급주택 이외의 신축 주택을 살 경우 매입 후 5년간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내 놓았습니다.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는 22일 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해 세제 및 금융지원을 뼈대로 하는 건설투자 및 구조조정 적정화 방안을 마련해서 23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신규주택에 대한 취득세와 등록세도 감면해 줍니다. 전용면적이 15.8평에서 25.7평인 신축 주택의 경우 관련 세금의 25%를 줄여줍니다. '최초의 내집 마련자'에게는 내년 말까지 전용면적 18평 이하의 집을 살 때 국민주택기금에서 집값의 60%까지 연리 6%로 빌려 줍니다.

경기하락세 둔화... 바닥을 벗어났나?

한국은행은 올 1분기 경제성장율이 3.7%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수치는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예상보다 약간 높지만 설비투자가 큰 폭의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여 아직 경기회복을 점치기는 어렵습니다.

2001년도 설비투자가 작년 동기 대비 -27.6%라는 사실은 우리의 경기가 설비투자의 추이와 함께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앞으로 그다지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미국경제의 악화와 더불어 3월부터 수출이 감소했다는 것도 우리 경제가 극적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미리 보여줍니다.

나는 서울에서 왕처럼 산다

이번 소개할 기사의 제목이 재밌습니다. 이름하여 "나는 서울에서 왕처럼 산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씁쓸한 정도를 넘어서 화가 납니다. 세계화를 외치면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내세운 두 정권이 어떤 세태를 만들어 냈는지 잘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문제만 생기면 외국인 회사에 컨설팅을 부탁하거나 그들의 말을 무조건 따르는 방침이 빚어낸 일입니다.

22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투자회사 칼라일 그룹 한국사무소의 한 직원은 친구들에게 서울의 생활에 대해 편지를 했습니다. "나는 서울에 발령받아 침실이 3개나 있는 큰 아파트를 받았다... 두번째 침실은 젊은 여자들을 위한 '할렘'이며 세번째 방은 여러분 친구들이 한국에 오면 묵을 방이다. 나는 한국에서 왕처럼 살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호화스러운 삶은 여러 은행의 임직원들로부터 대접을 받기 때문입니다. 칼라일그룹은 베이커 전 국무장관과 조지 부시 전대통령을 포함, 유명인사들이 고문이나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나는 어려울 때 가미카제를 생각한다"

우리 국민이 기막혀할 소식이 또 하나 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이상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가미카제 특공대원과 비교하면 총리로서의 어려움은 아무 것도 아니다", "야스쿠니 참배가 왜 이렇게 비판을 받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발언은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가 최근 "히틀러가 되고 싶다"는 폭탄발언을 한 이후에 나온 것으로 일본 우경화의 실태를 잘 보여줍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일본육군의 아버지' 오무라 마스지로와 태평양 당시 가미카제 특공대원을 진두 지휘한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14명의 위패가 있습니다.

위암 원인균구조 완전 해독

인간유전체 기능연구사업단은, 위암을 유발하는 원인균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완전히 해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사업단의 유향숙단장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2005년께 위암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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