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동권연대, 서울시청 앞 무기한 연좌시위

천막농성시도 중 경찰 과잉진압으로 장애인 포함 3명 병원치료중

등록 2001.07.24 02:00수정 2001.07.2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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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한 문제가 또다시 이슈화 되고 있다.
7월 23일 1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지난 2월 오이도역리프트 추락참사대책위 소속단체들이 결성한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이하 이동권연대)가 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 등 이동에 대한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을 위해 대통령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동권연대 소속 장애인(휠체어 다수 포함)들은 함께한 전국에바다대학생연대회의, 레지스탕스, 청년진보당 등의 학생들과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버스를 이용 시청 건너편 대한문 옆까지 이동하여 무기한 천막농성을 진행하려 하였다.

그러나 오후 4시경, 100여명의 경찰이 천막을 치려던 장애인들과 학생들을 덥쳐 천막은 완전히 파손되고 학생 15명을 포함 20여명의 농성자들을 연행해갔다. 이 과정에서 노들장애인야학 학생 인 장애인 한명과 전국에바다대학생연대회의 소속 학생 2명이 부상, 현재 서울대학병원에서 치료중이다.

부상자 중 여학생 한명과 남학생 한명은 경찰의 극심한 구타에 의해 실신, 여학생은 양 어깨와 가슴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현재 CT촬영 등 정밀검사를 실시한 상황이라 한다.

무차별적인 폭력철거 시도와 연행이 있은 후 남은 장애인들과 학생들은 연행 학우 석방과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계속 시위를 진행하였고, 경찰은 이들을 포위한 채 약 4시간 가량 실랑이를 벌여 시청앞을 지나는 시민들의 이동권을 침해하였다.

경찰은 단순히 '천막농성은 불법이다'라는 이유로 남아있는 천막구조물과 연행자를 교환하자는 비열한 협상제의를 해왔고, 농성자들이 무조건 석방을 요구하자 전원이 아닌 일부만을 석방하고는 다시 천막구조물을 달라고 요구해왔다.

경찰은 석방과정에서도 연행자들을 마치 인질인양 양 팔을 잡고 시위대 앞까지 데리고 오는 모습을 보여 시위대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에 석방된 농성자들이 다시 자진 연행될 의사를 밝혔고, 결국 9시경 경찰은 연행자 전원을 석방하였다.


이날 연행자 중에는 현재 에바다농아원 비리문제로 5년이 넘도록 철야농성을 진행중인 에바다농아학교 교사 권오일 씨도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에바다문제는 현재 구 비리재단 측에서 구재단인사와 에바다연대회의측 인사가 5대5로 구성된 신임이사진에 대한 무효화를 주장, 가처분 신청을 해 놓은 상태에 있어 이 결과에 따라 투쟁의 양상이 어떻게 진행될 지 모르는 혼미한 상태이다.


정리집회 중 연행자 대표 발언에서 권 씨는 맹인안내견 교육과정의 마지막 코스인 "지적명령불복종(주인의 명령이라도 주인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 판단되면 복종하지 않는 훈련)"의 예를 들며 "개도 주인이 위험하게 될 것 같으면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데, 하물며 사람인 경찰이 상관의 명령이라 하여 자신들의 진짜 주인인 시민들을 폭행하고 잡아 가두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경찰의 과잉 폭력진압을 강도 높게 비판하였다.

정리집회를 마치고, 농성자들의 대부분은 해산하고 현재 노들장애인야간학교 학생들과 교사 20여명이 자리를 지키고 경찰과 대치하며 연좌농성을 진행중이다.

이동권연대 공동대표인 박경석 씨는 "편의증진법의 개정, 강화와 장애인이동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이 농성은 무기한으로 계속될 것"이라 밝혔다.

덧붙이는 글 | 김주현 기자는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의 소식지 자유공간의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에바다문제를 비롯 여러 장애인관련 소식들을 전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김주현 기자는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의 소식지 자유공간의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에바다문제를 비롯 여러 장애인관련 소식들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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