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동권연대 시청앞 무기한 노숙연좌농성중

농성중인 장애인들 지하철 계단에서 30여 분간 경찰에 의해 억류

등록 2001.07.24 13:40수정 2001.07.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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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시청역 1번 출구 대한문 옆에서 노숙 투쟁 중인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이하 이동권연대) 소속 장애인들은 오전 6시경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잠깐 지하철 시청역사에 내려가 간단한 선전전과 서명운동을 진행하려 하였다.

그러나 역사로 내려가자 시청역 직원들이 이를 저지하고 지상으로 올라갈 것을 강요하여 별 수 없이 오전 8시경 다시 지상으로 올라가야 했다. 올라 갈 때 전동스쿠터는 시청역에 구비된 간이형 이동식 리프트로 들어서 이동사켜야 했다. 편의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간이리프트를 사용해야 하는 현실에서 장애인들을 역사 밖으로 밀어내는 시청역 직원들의 행위는 참으로 기만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시청역 직원들의 압력으로 지상으로 올라가자 입구에서 경찰들이 "집단행동의 우려가 있다"며 농성자들을 가로막고 서서 밖으로 내보내 주지 않고 30분가량 계단 한 쪽에 억류하였다.

당시 현장에 있던 농성자들은 장애인 5명과 비장애인 3명이 전부였는데 집단행동의 우려가 있다 하더라도 엄격한 신체검사를 통해 선발된 전투경찰들이 간단히 제압할 수 있음에도 무엇이 두려워 그들을 저지하는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또한 노숙 장소에 물품(이불, 선전물품 등)을 보급하려 해도 전경들은 이를 저지하고 있어 농성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라 한다.

경찰측에서는 어제 집회신고는 합법적이었으나, 집회 자체는 불법이었으므로 오늘 집회를 보장할 수 없다고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어제 집회에서 기자가 보는 앞에서 경찰측 책임자는 "집회대오를 해산시키면 노숙투쟁을 허락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경찰이 시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시민의 권리, 사회적 약자들의 빼앗긴 권리는 어디에 호소해야 하는 것인가?

또한 어제 장애인 1명이 다치고 학생 2명이 실신하여 응급실로 실려갈 정도로 폭력 진압한 경찰이야말로 자신들의 불법 폭력진압은 인정하려하지 않고, 힘없는 장애인들의 노숙투쟁을 불법 운운하며 저지하려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현재 이동권연대는 언제 다시 경찰에 의해 침탈당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청역 1번출구 대한문 옆에서 100만인 서명운동을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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