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늑장행정이 부른 인재

시청과 동사무소는 통화불능

등록 2001.07.30 09:19수정 2001.07.3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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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는 관할이 아니라며 책임회피

지난 29일 새벽 갑작스런 집중호우로 철산빌라 지하 4가구가 집 앞 주차장에서 유입된 물로 15일만에 또다시 침수 돼 시흥시의 늑장대처 때문에 생긴 인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애초 칠성빌라 앞 2mm 높이로 배수시설도 없는 주차장이 만들어질 때 시에서는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지난 15일 집중호우로 주차장에 고인 물이 철산빌라로 밀려들면서 지하에 있는 4가구가 완전 침수됐다.

이에 주민들은 배수로를 따로 만들 것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시흥시가 탁상행정으로 15일이라는 시간을 낭비하는 사이 또다시 침수된 것이다.

또한 29일 새벽 빗줄기가 굵어지고 주차장물이 다시 빌라 쪽으로 유입되자 주민들은 다급하게 관공서에 연락을 취했으나, 시청과 동사무소는 집중호우가 예상된다는 기상예보가 있었음에도 통화를 할 수 없었고, 펌프를 요청하기 위해 119에 전화를 했지만 관할이 아니라며 시청으로 전화하라는 말만을 되풀이했다.

급해진 나머지 주민들이 동사무소로 찾아 갔지만 동사무소문은 굳게 잠겨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집중호우가 시작된 후 집으로 물이 차 들어오고 빗줄기가 약해진 후에야 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도착했고, 장비들이 투입돼 작업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시청관계자는 “당직을 비롯하여 현장에도 사람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비가 많이 내리면 주차장에 고인 물이 칠성빌라 쪽으로 유입된다는 사실을 1차침수가 있은 후 알았지만, 언제 다시 침수될지 모를 장마철에 탁상공론을 하느라 15일이라는 시간을 낭비한데 대해서는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침수지역을 찾은 백청수 시장은 “직접 지시를 했는데 밑에서 일처리를 잘못했다”며 담당공무원들의 잘못을 인정했다.

29일 2차례의 침수가 있고서야 시는 인력을 투입하여 주차장 배수로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15일에 이어 또다시 시의 무책임한 행정에 수해를 당한 철산빌라 4가구는 “이제 겨우 정리되어 가는데 시의 잘못으로 또다시 이런 일을 당해 할말을 잊었다. 더 이상 묵을 곳도 없다. 최소한 당분간 살 장소라도 만들어 주어야하는 것이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한편 호우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안산과 시흥 등 서해안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저지대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108㎜의 강우량을 보인 안산시의 경우 오전 7∼8시 67㎜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원곡동, 월피동, 부곡동 지역 저지대 주택 100여가구가 침수됐다.

또 오전 7시 30분께 원곡동 국도 42호선 안산역 지하차도가 침수돼 1시간여 동안 차량통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시흥시에도 30일 오전 9시 현재 142㎜의 비가 내려 대야동, 신천동, 군자동 저지대 주택 40여가구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밖에 111㎜의 비가 내린 광명시에서는 지난 15일 수해를 입었던 광명3동 등 안양천변 저지대 주택 30여가구가 다시 침수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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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에서 사회부 기자로만 17년 근무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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