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전쟁', 더러운 미국
미국의 '테러전쟁'구도가 지난 주말 국가안보회의를 거치면서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냉전시대에 구축했던 비밀공작 등 이른바 '더러운 전쟁'을 확대도입하기로 했다는 점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딕 체니 부통령은 NBC에 출연해 "국내외의 대테러 전쟁은 현재 허가되지 않은 '비열하고 더러운' 정보전술에 의존하여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고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ABC에 나와 전쟁은 최대 60개국에서 몇년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 전쟁수행과정에서 핵무기 사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또 콜린 파월 미국무장관은 CBS에 출연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 정보기관들이 해외에서 테러용의자를 암살하거나 암살 음모를 꾸미는 것을 금지한 현행 대통령의 개정을 포함해 대테러작전 관련 법률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파키스탄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최후통첩을 하는 절차를 거쳐 시간을 벌면서 항공모함에서 쏘는 크루즈미사일 공격 뿐 아니라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섬과 터키 이시를리크 기지에서 발진한 전폭기 공격, 파키스탄 등 아프간 인근국에서 들어가는 특수부대 공격을 포함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월스트리트 저널은 부시대통령이 전면전을 다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군사행동이 소규모로 비밀리에 단행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의 특수부대가 지난 3년간 오사마 빈 라덴을 체포하는 계획을 세워 왔지만 실질적인 공격목표물도 없는 상태라서 이전의 다른 공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이뤄질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미국의 위협이 실제의 전쟁 구도가 될지 아니면 인근 국가에 대한 압박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시의 참모들이 밝힌대로 여러 나라를 상대로 수년에 걸쳐서 '더러운전쟁'을 포함한 장기전을 수행할 경우 세계는 경기침체를 넘어서 '경제공황'에 빠져들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전쟁은 인접국가들에게 완전고용을 보장해 주는 등 군사케인즈주의적 자극을 줄 수 있지만 금융자본 위주로 재편된 현재의 세계경제에서 불확실성의 증가는 전 세계적 금융마비를 가져올 가능성을 다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직접적으로 대대적인 장기전이 중동 국가를 자극할 경우 유가상승이라는 직접적 결과가 73년과 79년과 같은 '오일 쇼크'를 불러올 가능성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석유수요가 줄어 유가 하락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조처로 인하여 미국 테러사건의 역사적 위치도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1980년대 이래 시작된 금융자본의 세계화, 그리고 미국의 군사정치적 헤게모니 확립에 대한 최초의 적극적 저항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수천명의 인명을 추모한다는 명분으로 수만명이 넘을 수도 있는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면서까지 미국은 금융자본과 군사적 지배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모두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세계에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프간 종교지도자 회의의 결정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는 오사마 빈 라덴씨를 미국에 넘겨줄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이슬람 종교지도자회의에 위임했다고 아프간 국영 라디도 샤리아트가 17일 전했습니다.
압둘 하이 무트마엔 탈레반 대변인은 카불에서 최고 이슬람 위원회가 열린다면서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우리는 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파키스탄 정보책임자 마흐무드 아흐메드 중장이 이끄는 파키스탄 대표단은 오마를 만나 이번 위기와 관련된 제반 사항을 논의한 뒤 페르베즈 무랴라프 대통령은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탈레반의 압둘 살람 자에프 파키스탄 주재 대사는 "오사마 빈 라덴의 범행이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의거해 열리는 법정에서 입증될 경우 그를 국제관계당국에 넘길 용의가 있다"고 말했으나 지금까지 미국으로부터 직간접적인 요청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는 17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을 비난했다고 이란 국영 라디오가 보도했습니다.
이산가족 방문단 내달 16일 교환
제4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이 오는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실시되고 6차 남북장관급회담은 같은달 28일부터 3박4일 동안 평양에서 열립니다.
남북은 또 금강산 육로관광을 협의하기 위해 10월 4일 당국간 회담을 개최하고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경제협력 추진위원회를 열어 경의선 철도, 도로연결, 개성공단 조성, 전력협력문제, 가스관 통과문제 등 8개 항의 남북간 경제현안을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남북은 18일 오전 장관급 회담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5개항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했습니다.
대우차 공장가동 중단
대우차 협력업체 모임인 협심회 소속 20여개 업체는 대우차 정리채권을 추가 변제해 줄 것을 요구하며 18일 하룻동안 한시적으로 부품공급을 중단했습니다.
협신회에 따르면 채권단은 대우차 정리채권 1조 4216억원 중 40%인 5686억원만 4차례로 나눠 새 어음으로 교체해 줬으며 나머지 채권이 회수되지 않아 30개 업체가 부도를 내는 등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아차의 사례처럼 협력업체 정리채권을 100% 인정해야 한다"며 "정리채권의 해결방안이 GM의 인수조건에 포함돼 양해각서가 체결되거나 대우차 매각대금에서 우선 변제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협신회는 산업은행이 지난 5월 지원책으로 약속한 1223억원의 자금 대출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나라-자민련 공조 5개항 합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는 18일 오전 신라호텔에서 만나 대북문제는 반드시 국회의 동의를 얻어 추진하고 언론탄압을 즉각 중단하라는 등 5개항에 합의했습니다.
두 사람은 또 *미 테러사건과 관련한 초당적 대처와 대미 지원 *민생과 경제문제의 신속한 처리를 위한 긴밀한 협력 *양당 당3역간 협의와 정책협의회 가동, 양당 정책 반영을 위한 적극 공조 등에 합의했습니다.
정치권은 두 사람이 '2야 공조'의 틀을 구축하면서 내년 대선정국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검찰의 공정성을 의심할 수 있는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에는 스스로 자정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호씨 불입건' 수사검사 소환
G&G그룹 이용호 회장의 금융비리와 관련, 대검감찰부(황선태 검사장)는 지난해 이씨에 대한 횡령혐의 등 진정사건을 수사했던 당시 서울지검 특수2부 소속 평검사 5명 중 김모 검사 등 일부를 18일 소환했습니다(이 사건의 개요에 관해서는 17일자 뉴스브리핑 참조).
이와 함께 이씨의 금융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중수부는 '이용호씨 사건을 한점 의혹없이 철저히 수사하라'는 최경원 법무장관의 특별지시에 따라 이씨의 광범위한 로비의혹을 전면 수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입니다.
서울 지검, 국정원 간부의 수뢰혐의도 덮었다
이용호 회장의 무혐의 처리와 관련해서 물의를 빚고 있는 서울지검 특수2부가 지난해 말, 국가정보원 고위간부의 거액 금품수수 혐의를 잡고도 소환조사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덮어버린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17일 검찰과 국정원, 금융업계에 따르면 서울지검 특수 2부는 지난해 12월 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씨의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하면서 당시 국정원 김형윤 경제단장이 5천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아내고도 검찰 수사지휘부의 반대로 사법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시 검찰 지휘부가 무슨 이유로 김 전단장에 대한 수사 중단을 지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 전단장의 구속여부를 둘러싸고 수사팀과 지휘부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고 동아일보는 보도했습니다.
국세청, 모든 언론사에 추징세액 고지
서울지방국세청은 18일, 과세전 적부심사 청구신청을 한 모든 언론사에 대해 당초 추징예정 세액대로 세금을 납부하라고 고지했습니다.
서울지방국세청 관계자는 "언론사와 관련기업, 대주주 등 48곳이 과세전 적부심사청구를 했었다"며 "서울청 국장급 간부와 외부전문가 등 8명으로 구성된 과세전 적부심사위원회를 열어 협의한 결과 언론사의 이의제기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부분은 언론사들은 주식 등 유가증권이나 부동산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징수 유예 신청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징수유예기간은 6개월이나 9개월입니다.
이 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 미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미국 테러사건과 관련해서 성금을 내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법인은 지난 13일 미국 적십자사에 30만 달러를 성금으로 냈지만 삼성 등 다른 대기업들은 액수와 중동과의 관계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미국의 보복전쟁 개시를 앞두고 17일 정부는 증시의 불안심리 해소 등 금융시장 안정에 초점을 맞춘 비상경제대책을 내 놓았습니다.
- 금융감독원은 18일, 각 은행들의 8월말 기업 상시신용위험 평가 결과 모두 364개사에 대한 처리방향을 확정하고 이중 45개사를 정리대상을 분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상시구조조정시스템 도입 이후 8월말까지 처리방향이 확정된 기업은 모두 915개사로 이 중 116개사가 정리대상 기업이 되었습니다.
- 승객 314명을 태우고 런던 히드로 공항을 출발해서 뉴욕의 존F케네디 국제공항으로 비행하던 버진항공 소속 점보 여객기가 폭발물 테러위협을 받고 캐나다 공군 전투기들의 유도로 뉴펀들랜드에 비상착륙했다고 캐나다 당국이 17일 밝혔습니다.
- 민주당은 17일 공천심사위를 열어 서울 구로을 후보로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을 확정했습니다. 김장관의 후임에는 남궁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유력시됩니다.
이로써 10.25 국회의원 재보선은 구로을의 경우 김한길-이한승(한나라)-이홍배(자민련), 동대문을의 경우 허인회(민주)-홍준표(한나라)의 대결구도가 되었습니다.
- 강원도 영월 동강 일대가 다음달 중에 국내 첫 '자연휴식지'로 지정돼 래프팅이나 야영 등을 하는 사람들에게 1인당 2000원의 이용료가 징수된다고 환경부가 17일 밝혔습니다.
- 17일 건설교통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올 추석연휴에 고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30일,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10월 2일이 가장 혼잡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통당국은 올 추석연휴가 토요일을 포함해 5일이나 되고 고속도로 5개구간과 국도 30개 구간이 개통돼 지난 해 보다 교통이 수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