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특별검사를 피하기 위해 고육책을 썼습니다. 특별감찰본부를 대검이 아닌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설치하고 임휘윤 부산고검장을 조사하기 위해서 한부환 대전고검장을 본부장에 기용했습니다.
애초 검찰은 최근 복직판결로 검찰에 복귀한 심재륜 고검장을 본부장에 앉히려고 했으나 심 고검장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육책은 상대방이 믿어주지 않으면 몸만 망친 채 수포로 돌아가는 책략이라는 것도 기억해야겠습니다.
검찰, 이용호 게이트 특별감찰본부 가동
김각영 대검차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용호 씨 사건처리를 두고 검찰에 대한 의혹이 계속 제기됨에 따라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특별감찰본부를 설치한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특별감찰본부장에 한부환 대전고검장(사시12회)을 임명하고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본부를 설치했습니다. 김 차장은 "국민 앞에 한점 부끄럼 없는 조사로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특별감찰본부는 기존 대검 감찰부 조직을 바탕으로 구성하며 필요할 경우 대검 중수부 수사인력 등을 지휘해 이 씨 수사과정에서의 외압이나 로비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이게 됩니다.
검찰 99년 고소건도 무혐의
서울지검 특수2부가 지난해 G&G그룹 회장 이용호 씨에 대한 진정사건을 '불입건 처분'한 사실이 밝혀져 문제가 되는 가운데 이보다 앞서 정식으로 접수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고소사건 역시 서울지검 조사부가 '무혐의'로 종결했다는 것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서울지검 조사부는 지난 1999년 12월 이용호 씨의 사업파트너였던 심아무개 씨가 특정경제범죄사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2월말까지 집중 조사한 뒤 '혐의없음'으로 종결했습니다. 심 씨는 그 이전에 고소를 취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사부에서 고소사건을 수사할 당시 서울지검장 역시 임휘윤 현 부산고검장이었습니다. 그동안 검찰은 이 씨 진정사건을 불입건 처리한 데 대해 “진정사건의 경우 정식고소 사건보다 신빙성이 떨어져 부장전결로 처리할 수 있다”고 해명해 왔으나, 정식 고소사건도 무혐의 처리한 것입니다.
검찰은 이밖에 올 1월 여운환 씨가 운영하는 광주 프라도호텔 건축과정에서 하청업체로 참여한 37개 업체 대표들이 "미지급 공사대금 20-30억원을 주지 않았다"며 이 씨와 여 씨 등을 상대로 광주지검에 낸 진정사건도 8개월여 동안 조사를 하지 않다가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에야 서울지검으로 이첩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조사 내용을 미리 알려줬다"
조선일보는 금융감독원이 이용호 G&G 그룹 회장과 함께 구속된 광주 J산업 대표 여운환 씨의 주가조작 혐의를 조사하면서 질문서를 미리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금감원이 이 씨 측근에게 보낸 질문서는 주가조작을 조사할 때 참고인의 진술을 받는 '경위서'입니다. 이 서류에는 여 씨의 혐의계좌 3개가 명시되어 있고 특정 시점의 주식매매 동기 및 출고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묻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 씨는 금감원에 경위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금감원은 경위서 없이 여 씨의 혐의 사실만 검찰에 통보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민주당 내에서도 특검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여권 핵심인사의 말을 빌어 "야당이 원내 다수의원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큰데다 검찰수사에 대한 신뢰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권과 검찰 내부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경제가 좋지 않아서 서민들은 고생을 하고 있는데 끊임없이 정치권이 연루된 금융비리사건이 터지고 있으니 정부에 대한 여론이 좋을 리가 없겠죠. 중앙일보의 여론조사를 보시기 바랍니다.
정부 신뢰도 10%대로 급락
중앙일보사의 창간 36주년 기념 여론조사에서 국민 대다수가 정부를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 65.4%는 현 시국이 불안정하다고 생각하고 80.6%는 제2의 경제위기 발생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 극히 낮습니다. 경제개혁을 위한 정부의 정책방향과 일정이 '잘 추진되고 있다'는 의견은 19.0% 뿐이고 78.9%는 '잘못 추진되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김 대통령의 역할 수행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는 19.7%로 낮았고 62.7%는 김 대통령이 국민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야당이 좋아할 일만도 아닙니다.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 쪽이 7% 정도 높아서 34.5%를 기록했지만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대한 평가는 극히 낮아서 '잘한다'는 응답은 11.0%에 그쳤습니다.
중앙일보 관련기사 보기
미국은 오늘도 '전쟁터'로 한발 더 다가섰습니다.
"오사마 빈 라덴 스스로 결정해서 출국할 것"
아프가니스탄의 성직자 회의는 이틀째 격론을 벌인 끝에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간을 자진 출국하도록 권고하고 아프간이 공격을 받을 경우 지하드를 선포하겠다고 결의했습니다.
성직자회의의 이같은 결정은 정반대로 해설될 수 있는 모호함을 담고 있습니다. 일견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지만 오사마 빈 라덴이 언제까지 떠나라는 시한도 없고 그가 떠나지 않았을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도 없습니다. 이는 라덴의 아프간 내 은신을 무기한 허용하겠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아미르 칸 무타키 교육장관은 오사마 빈 라덴이 많은 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프간을 떠나 피신처를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출국에 "얼마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육군, 지상전 준비
미국은 20일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지상군 배치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토머스 화이트 미 육군장관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19일 서명한 군 동원령에는 공군과 함께 육군도 포함된다”며 “이번 조치가 향후 몇주간 전개될 광범위한 병력배치 계획의 첫번째 조치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는 20일 미 정부 내에서 공격목표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를 놓고 강온파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비롯한 온건파는 오사마 빈 라덴과 그 조직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 강경파는 테러 지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자세를 반영하듯 파월 장관은 백악관쪽의 공식 성명과 달리, 현재는 탈레반 정권과 대화를 시작할 근거를 찾지 못하고 있으나 만일 탈레반 측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태세를 갖추고 있다면 그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일본은 미국 지원을 빌미로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허용하는 특별법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일본은 현행 헌법 9조에 규정된 '무력행사 금지' '무력보유 금지' '교전권 금지'등의 제한 때문에 자위대를 해외로 출동시키는 것이 사실상 금지돼 왔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오는 27일 일본 국회가 개원되면 일본 정부의 속셈이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도외시한 채 자위대 파병을 추진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산 아시안 게임 2000만달러 날릴 위기
부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지난 95년 아시아올림픽평의회와 불평등 계약을 체결하고 100만 달러의 이행보증금까지 걸었다가 스스로 계약조건을 무시해서 문제가 되자 2000만 달러의 추가보증금을 거는 등 무능하고 굴욕적인 업무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조직위 한기복 당시 사무총장은 이 과정에서 예비비 5억6584만원을 인출, 로비자금으로 사용했으며, 또 추가보증금을 건 사실이 언론 등에 알려질 경우 OCA가 이를 몰수할 수 있도록 하는 또 하나의 굴욕협약을 맺어 사실상 2000만달러를 날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조직위는 대회운영 예산 2688억원 중 840억을 국고지원에 의존하는 등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습니다.
감사원도 지난 6월 조직위에 대한 특감에서 이런 사실을 적발하고도 발표하지 않고 숨겨서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뉴스입니다.
-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30만t(200만석) 가량의 쌀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20일 군사용으로 전용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200만석의 쌀을 장기차관 방식으로 북한에 지원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하기로 했습니다.
- 한겨레신문은 한나라당 소속 농림해양수산위 의원들이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이 소유한 금진유통의 서울노량진수산시장 인수를 돕기 위해 국정감사 때 경쟁업체인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에 인수 철회 압력을 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미국 주가가 테러사건 이후 나흘째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4.37%(382.92포인트) 밀린 8376.21을 기록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3.72%(56.87포인트) 빠진 1470.93, S&P 500 지수는 3.11% (31.56포인트) 떨어진 984.54를 나타냈습니다. 주요지수들의 이날 마감 수준은 지난 98년10월 이래 가장 낮은 것입니다.
한편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도 20일 전날보다 164.8 포인트(3.49%) 하락한 4556.9로 장을 마쳤습니다. 이는 지난 97년 5월 7일의 4537.5 이래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20일 오후 3시 현재 바이러스 감염 신고 건수가 5000여건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정보진흥원 박정현 바이러스팀장은 “보통 피해자 가운데 5%만 신고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자는 10만여명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교육인적자원부는 미국 테러사건으로 공직자에게 내려진 골프 자제령을 무시하고 근무시간 중 골프를 친 이기준 총장 등 서울대 간부들에 대해 경고조치를 내릴 방침입니다.
- 기상청이 올 단풍 예상시기를 발표했습니다. "올해는 강원지역 산의 단풍이 1-2일 늦어지겠지만 10월 중순까지 전반적으로 맑은 날이 많아 예년보다 붉고 고운 단풍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군요.
- 정부가 지난해 공무원 연금이 적자를 낼 전망이라면서 공무원 부담률을 인상하고 부족분은 정부가 보전하는 내용으로 공무원 연금법을 개정했으나, 실제 올해 연금수지는 수천억원의 흑자로 나타나 당초 예측이 주먹구구였다는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일보 관련기사 보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