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인의 <뉴스브리핑>
이용호 씨 정관계 로비 본격 수사

등록 2001.09.24 07:29수정 2001.09.2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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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혹시 캐 보셨습니까? 줄기를 잡고 살살 잡아당기면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크고 작은 감자알들이 줄줄이 달려 나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이용호 씨 사건이 바로 그렇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토실한 감자알이 아니라 악취가 풍기는 추문들이 끌려 나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도 신문마다 서로 다른 소식을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검찰, 이용호 씨 정관계 로비 본격 수사

검찰은 이용호 씨의 정관계로비를 밝혀낼 수 있는 단서가 여운환 씨에게 건넨 로비자금 60억-100억원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됐느냐와 해외전환사채 펀드에 누가 가입했는가에 있다고 판단, 중수부 전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검찰은 우선 검찰간부들의 비리 여부를 밝히기 위해 임휘윤 부산고검장 등 간부들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한국일보는 검찰이 '금융계의 막후 거물'로 알려진 이아무 씨가 정관계에 이회장 구명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 소환조사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검찰은 삼애실업 전환사채로 154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대양상호신용금고의 실소유주 김영준 씨가 관리해온 계좌를 압수해서 자금흐름을 파악하는 중입니다. 검찰은 "이들 계좌에 대한 추적을 통해 김 씨가 전환한 주식대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는 물론, 초기에 동원된 자금의 출처와 성격 및 흐름이 규명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검찰 특별감찰본부는 작년 5월 이 씨의 불입건 처분을 임 고검장과 이덕선 군산지청장(당시 특수2부장)이 주도한 혐의를 잡고 두 사람에게 직권남용죄의 적용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 고검장은 22일 8시간에 걸친 소환조사에서 "김태정 전 법무장관에게서 '잘 부탁한다'는 전화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수사팀에 부당한 지시를 한 일은 없다", 그리고 5촌 조카가 이 씨 계열사에 취직한 사실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한나라, 비망록 제공 거절

한편 검찰은 이용호 씨의 비망록이 있다고 주장한 한나라당 쪽의 협조를 구했으나 한나라당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검찰은 22일 오전 이재오 한나라당 총무에게 수사협조 차원에서 비망록을 제공해 달라고 제의했으나 이 총무는 "자료를 줄 수는 없고 내용은 알려 줄 수 있을지 모른다"고 했으나 한나라당 쪽에서 다시 이를 번복했습니다.


이 총무는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대검 중수부가 이 씨의 비망록을 입수했으며 이는 정치인을 포함한 권력기관들의 주식, 펀드, 돈에 관한 자필 메모형태”라고 주장하고 “검찰 수사결과가 미흡할 때는 나름의 확인절차를 거쳐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경찰도 이용호 씨 사건에 개입

경찰청은 지난 5월 인터넷에서 벌어진 이용호 씨의 주가조작설에 대한 경찰수사 과정에 서울경찰청 정보1과장 허남석 총경이 개입한 혐의에 관해 감찰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사이버 명예훼손 수사를 맡았던 영등포경찰서 수사과장으로부터, "동생 일이니 잘 봐달라"는 허 총경의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습니다. 허 총경의 사촌동생 옥석 씨는 지난 5월초 이 씨의 주가조작설이 명예를 훼손했다며 경찰수사를 요청했다가 여의치 않자 영등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바 있습니다.

허옥석 씨는 이 씨의 광주상고 동기동창생으로 이 씨의 펀드에 투자해 3억여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옥석 씨는 서울지검 파견 경찰관에게 5천만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지난 21일 구속됐습니다.

이용호씨 28만평 농지 불법 취득

23일 대검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99년 12월 자신의 계열사였던 옛 세종개발투자(현 G&G)를 통해 충남 서산시 장동 일대 농지 28만 1천평을 50여억원에 불법 취득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씨는 올해 4월 이 땅을 98억원에 매각하려 했지만 법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경작민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벤처기업 사냥, 이렇게 했다

한겨레신문은 이용호 씨가 돈을 벌기 위해 벤처기업을 어떻게 이용했는가 하는 사례를 분석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유망한 벤처기업을 인수한 뒤 대대적인 선전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주가차익을 챙기면 실제 투자를 중단하는 전형적인 '블랙엔젤'의 방식입니다.

"이용호 씨의 '벤처사냥' 행각"(한겨레신문)

산업은행이 이 씨의 해외 전환사채 발행 들러리

동아일보는 삼애실업(삼애인더스의 전신)이 지난해 해외 전환사채를 편법 발행할 때 산업은행이 도와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삼애실업이 지난해 10월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산업은행이 900만 달러 전액을 인수하기로 사전 약정했다는 것입니다.

즉 삼애실업이 국제적 공신력을 얻은 것처럼 보여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주간사은행과 짜고 이런 편법을 썼다는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아일보를 참조하십시오.

동아일보 관련기사 보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숨통을 죄고 있습니다. 언제가 공격시점이 될 것인지, 공격의 폭을 어떻게 잡을지가 남았을 뿐입니다.

미, 군사외교적 압력 강화

미 국방부는 미사일 투하와 장거리 크루즈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B52폭격기를 아프가니스탄에 추가배치하고 고공정찰기를 파견했으며 주방위군과 예비군 5천여명을 추가로 동원하는 등 공격의 고삐를 죄었습니다. 또한 일부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특수부대 병력이 아프간 접경지역에 도착했고 영국 특수부대 일부는 이미 아프가니스탄 북부에 진입해서 교전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내의 반군인 북부동맹도 23일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습니다. 북부동맹 반군 사령관 줌비쉬 에밀리 장군은 A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카불 북서부 300Km에 있는 전략요충지 발크지역을 점령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외교 면에서도 아프가니스탄을 고립시키려는 조치들을 취했습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부시행정부는 군사공격의 1차 목표를 오사마 빈 라덴과 아프간에 한정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핵실험과 관련해 1998년 부과했던 파키스탄과 인도에 대한 모든 제재를 해제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부시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40여분간 전화한 결과 유엔의 승인을 전제로 아프간 공격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소재에 관해 엇갈린 보도가 나왔습니다. 토니블레어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영국의 주간지 '뉴스 오브 더월드' 23일자에 실린 회견에서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 북동쪽 잘랄라바드 인근 무인지대에 있다고 말했으나 파키스탄에 소재한 아프간 이슬람통신(AIP)은 23일 빈 라덴이 종적을 감췄다고 보도했습니다. AIP에 따르면 탈레반 정부의 압둘 하이 무트마엔 대변인은 "오사마 빈 라덴이 사라졌다. 우리는 그를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럼스펠트 미 국방장관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일축했습니다.

미 증시, 주간하락률 68년만에 최대

지난 한주간 뉴욕증시의 다우지수 하락률은 14.3%로 1933년 7월 넷째주(15.5%) 이후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87년 10월 블랙먼데이 때의 주간 하락률은 13.2%였습니다. 나스닥시장의 주간 하락폭도 16%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25일 발표될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제지표도 부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교적 낙관적이었던 미기업경제학회도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을 -1.2%로 예상했습니다.

다행히 유가는 경기후퇴에 따른 수요감소 예측을 바탕으로 닷새째 하락세를 보여서 북해산 브렌트유(11월 인도분)의 경우 25.44달러로 마감했습니다.

후세인과 카스트로의 한마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의장이 한마디씩 했군요. 부시 대통령이 우리 편이 되든가, 테러리즘의 편을 들든지 하라고 말한데 대해 후세인 대통령은 "이라크 국민들이 죽어갈 때 우리는 미국처럼 세계를 향해 우리와 테러 가운데 어느 편을 택하라는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카스트로의장은 미국 정부에 대해 오지에 은신한 적과의 불확실한 전쟁에 젊은 병사를 보내지 말도록 권유하는 "침착하고 객관적인" 목소리가 절실하다고 촉구하면서 미국이 "무한 정의"라고 이름붙인 이번 작전이 "무한 살육"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김근태 최고, '특정계파의 권력 사유화' 비판

김근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당과 정부, 그리고 청와대가 현재의 위기상황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특정 정파와 몇몇 개인에 의한 ‘권력의 사유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동교동계를 겨냥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대구에서 열린 제4차 한반도 포럼 기조발제문에서 현재의 국가적 위기는 “단순히 개혁의 지연이 아닌, 개혁의 위기이며, 정권의 위기를 넘어 한국 민주주의 체제 자체의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이같이 비판했습니다.

그는 또 이용호 씨 사건과 관련해서 “국민은 이용호 사건에 힘깨나 쓰는 사람들이 관련돼 있어, 이들이 압력과 부담을 줬기 때문에 (이 씨가) 석방된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만일 국민의 여망을 배반하고 권력자들이 관련돼 있으니까 감추겠다는 모습을 보인다면 권위주의 정권 때와 마찬가지로 단호히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000만원 이상 금융거래 보고 의무화

재정경제부는 23일, 대부분 금융기관들이 5000만원 이상 원화거래나 미화 1만달러 이상의 외환거래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반드시 보고하도록 하는 '특정금융거래보고법' 시행령을 만들어 11월 하순 법률 공포와 함께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방영민(方榮玟) FIU구축기획단장은 “외국의 경우 자금세탁 혐의가 있으면 거래금액에 상관없이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다”며 “다만 한국의 경우 처음 도입되는 제도라 준비기간을 거쳐야 하므로 원화기준 5000만원 이상 거래금액을 의무 보고대상으로 확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재경부는 앞으로 2-3년 후에 기준금액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찬바람 부는 추석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전망입니다. 불황 장기화로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상여금 지급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난데다 대기업들의 경우 연봉제 도입으로 상여금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15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추석 상여금 지급실태를 조사한 결과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전체의 56%로 나타났습니다. 경총 관계자는 "명절이면 직장인들에게 주어지던 두둑한 상여금 봉투가 점점 '옛 일'이 돼가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 북한과 러시아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하는 한반도 종단철도(TKR)로 경원선을 선택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 방안을 긍정검토하고 있어 경의선과 금강산 육로에 이어 제3의 남북교통로가 개설될 전망입니다.

-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23일 “미국 테러사태에 따라 세계경제의 침체국면이 길어지고 있어 이미 내부적으로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낮춘 상태”라며 “전쟁이 단기간에 그치면 3%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장기전이 되면 2%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지난해말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6%로 설정했다가 지난 7월에 4-5%로 수정한 바 있습니다.

- 한국일보는 금리가 낮아지면서 자금흐름의 단기부동화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연기금의 부실 우려가 높아지는 등 '마이너스 금리 증후군'에 관한 분석기사를 실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 부작용 확산"(한국일보)

- 도이체방크와 이달 말을 시한으로 벌여왔던 서울은행 매각협상이 사실상 결렬됐습니다. 금감위 관계자는 도이체방크 쪽이 예금보험공사가 지급을 보증하는 대출형태의 투자, 손실 발생 시 정부가 사후 보전해주는 풋백 옵션 등 우리 정부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고집했다고 밝혔습니다.

-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정부와 여당이 특례법을 만들면서 자위대가 해당국의 동의를 얻을 경우 다른 나라의 영토나 영해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넣을 방침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법안에 따르면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작전을 벌일 경우 자위대가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직접 전투를 할 가능성도 보장됩니다.

-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재정 안정을 위해 담배에 150원 정도 부과하려던 부담금을 술과 자동차 유류에도 나눠서 부과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예상됩니다.

- 일본 언론들은 23일 광우병이 확인된 지바현 외에도 홋카이도와 야마가타.군마.사이타마.나가노현 등 5개 도.현 26곳의 낙농가의 1470마리의 소가, 지바현 광우병 사태의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육골분과 혈분을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 건설교통부는 미 테러 사건과 전쟁 가능성으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의 각종 지원요청에 대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행한다는 조건으로 수용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건교부는 10월 1일부터 항공사에 적용되는 전쟁책임보상보험료를 승객이 내도록 하고 업계로부터 운항중단 희망 노선을 신청받아 한시적으로 노선폐지를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 올들어 국내 대학들이 신규 교원 임용을 늘리면서 주로 시간강사들로 충당해, 시간강사 의존도가 거의 50% 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대학교육협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교원수 총 11만 3461명 중 시간강사는 5만 6412명으로 49.7%를 차지했으며 이는 2000년 4월에 비해 11.3%포인트 증가한 숫자입니다.

- 미중앙정보국(CIA)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2001년 연감'에서 북한인구가 7월 1일 현재 2196만 8228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주민들의 평균수명은 71.02세(남성 68.04세, 여성 74.15세)이며 인구증가율은 1월 현재 1.22%로 추정됐습니다.

- 가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북한산 모습 감상하시죠.
"가을빛 북한산"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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