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핑> 포스코보다 더 힘센 H개발?

등록 2001.10.24 07:52수정 2001.10.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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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입철강 산업피해 판정

미국 무역위원회가 22일(현지 시각) 수입철강제품으로 인해 자국 산업이 피해를 봤다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산업피해판정이란 본격적인 수입제한조치(통상법 201조)를 취하기 위한 예비조치라고 보면 됩니다.

지난 6월 부시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6명의 무역위원회 패널이 조사를 시작해서 22일 산업피해판정이 내려진 겁니다. 패널은 33개 철강회사 중 12개 회사가 값싼 수입품 때문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이 12개 회사는 미국 철강의 79%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위원회는 11월에 이해당사국들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거쳐서 12월 19일 행정부에 대응조치를 권고하고 최종적으로 2월 19일까지 부시행정부는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결정하게 됩니다.

산자부와 한국철강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 "미국 정부의 산업피해판정은 자유롭고 공정한 철강교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유감"이라며 "유럽연합과 일본 등 주요 철강수출국가들과 공조해 세계무역기구 제소 등 필요한 모든 조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 철강업계의 이해가 그대로 관철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내에서 철강을 중간재로 사용하는 산업들의 반발, 불공정무역 자체의 입증, WTO 제소 등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수출국들이 지레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서 구체적인 수입제한조치가 취해지기 전에 '자율수출규제'(이른바 회색조치)를 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 또 하나의 전쟁을 시작하려나" (Ohmynews)


상호비방이 정치인가?


10.25 재.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3일 여야는 제주경찰청 정보문건 유출사건과 김명섭 민주당 사무총장의 불법선거운동 및 폭행시비 등으로 격렬한 비방전을 벌였습니다.

민주당은 정보문건 관련자 2명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이들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전용학 민주당 대변인은 "문제의 정보보고서는 한나라당 요청에 따라 작성자의 주관적 평가를 근거로 작성한 허위내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권철현 한나라당대변인은 "무리한 수사임이 입증됐는데도 선거를 앞두고 여론악화를 우려해 생떼를 쓰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김명섭 민주당 사무총장이 22일밤 서울 구로구의 한 약사모임에 참석했다가 한나라당 당원 30여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검찰에 고소장을 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김 총장이 예정에 없던 약사모임을 소집해 불법선거운동을 하고 오히려 이를 감시하던 우리 당 운동원을 폭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날 서울 구로을과 동대문을 선거구에서 열린 마지막 연설회에서 여야지도부는 상대방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한화갑.이인제.정동영 최고위원(민주당)은 "정치싸움꾼보다 지역일꾼을 뽑아 거대 야당의 횡포를 심판하자"고 주장했고 이회창 총재, 김용환.강창희 의원(한나라당)은 "야당을 당선시켜 조폭정권을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의원 190명을 선거운동원으로 등록시켰고 22일 현재까지 선관위에 총 55건의 선거법 위반 행위가 적발됐으며 이 중 6건은 고발되고 10건은 수사의뢰 상태입니다.

상호비방전의 결과는 무엇일까요? 말할 것도 없이 여야 정치인 모두가 수준 이하가 되는 동시에 국민의 정치적 불신이 더욱 깊어지는 것입니다.

"모두 똥통에 빠지더라도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발상. 이것이야말로 현재 위기의 근원이 아닐까요?


"포스코보다 힘센 H개발(?)"

한겨레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지난 2월, 한국토지공사가 같은 사안에 대해 에이치원 개발보다 포스코에 더 가혹한 위약금을 요구했다는 뜻의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토지공사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 포스코에 대해서는 납부된 매매대금에 이자까지 덧붙여 지급하도록 했으나 나중에 계약한 H개발에 대해서는 계약보증금 상당액만을 배상하도록 약속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토지공사가 포스코쪽으로부터 계약금 2800억원의 10%인 280억원을 위약금으로 몰수한 것은 지나치다"고 밝혔습니다.

이 판결은 최근 쇼핑타운 터 매매와 관련해 토지공사가 H개발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과련해 주목됩니다.

한편 분당 백궁.정자지구 주민들은 가두시위를 벌이고 시장 소환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성남시의 '무책임.일방행정'을 단죄하는데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정계의 관련 여부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개발사업을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구조적 문제점을 찾아내고 제도적 개선 방안을 찾는 게 생산적이지 않을까요?

미국, 라마단 기간 중에도 공격을 할 것인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3일에도 서방 전투기들은 카불 북쪽 탈레반군 전선 바로 뒤쪽인 풀 바리카우 지역을 공습했습니다. 한편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은 22일 BBC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에 대한 포위망이 좁혀지고 있다"며 "미군이 오사마 빈 라덴을 곧 찾아내거나, 누군가 그를 내놓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해서 연합군이 본격적으로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미국이 이슬람의 성월인 라마단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습니다. 라마단은 11월 17일부터 한달간으로 이슬람교도들은 이 기간중 일출부터 일몰까지 물도 마시지 않는 금식을 합니다.

이와 관련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22일,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이슬람국가들은 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각종 축제기간에 자기들끼리 싸우거나 다른 나라들과 싸운 예가 수두룩하며 그것이 역사적으로 금지된 적도 없다"고 말해 라마단 기간 중에도 공격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헤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22일 CNN과의 회견에서 "라마단까지 미국의 군사공격이 계속된다면 이슬람권의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고 인도네시아의 하산 무라유다 외무장관도 "미국의 공격이 라마단까지 지속되면 이슬람권의 강력한 저항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합통신은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북부동맹을 지원하는 전략을 택해 라마단 이전에 군사작전을 종료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와 이란은 미국의 중앙아시아 장악을 막기 위해 한걸음 더 나가 북부동맹 단일정권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빨리 발을 빼기 위해서는 북부동맹을 지원해 친미정권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이슬람권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이 뻔합니다. 그렇다고 라마단 기간 동안까지도 계속 미국이 공격을 주도한다면 이 또한 이슬람의 반발을 초래할 것입니다.

벌써부터 미국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정치가 결여된 확전'의 결과입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뉴스입니다.

정부 정책

2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사항들입니다.

- 내년 7월 1일부터 경범죄를 저질러 범칙금을 통보받은 사람은 즉결심판이 청구되기 전까지 범칙금에 50%의 가산금을 더한 금액을 납부하면 즉결심판이 면제됩니다.

- 국무회의는 현행 국토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도시.준도시.농림.준농림.자연환경 보전지역 등 5개 용도지역 중 준농림지역을 폐지해 국토의 난개발을 막기로 했습니다.

- 육아휴직 급여액은 월 20만원, 산전후 휴가급여 30일분의 상한액은 135만원 그리고 하한액은 최저임금으로 정해졌고 여자공무원의 출산휴가는 현행 60일에서 90일로 연장됩니다.

국제

-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대만이 여야 합의로 중국에 밀파했던 첩보원에 대해 475억 대만달러(1조 9천억원) 규모의 보상을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리의 북파공작원도 합당한 보상과 대우를 받아야겠죠.

- 현재 딕체니 미 부통령의 대통령 특별보좌관으로 있는 잘마이 칼릴자드가 1년전에 현재의 아프간 공격을 예고하는 논문을 실은 바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습니다. 그는 논문에서 '사상최악의 폭력적인 테러'를 계기로 탈레반과 철저히 대결하면서 모하메드 자히르 전 국왕을 중심으로 한 온건파 정권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아프간공격 1년전부터 구상" (한겨레신문)

교육

- 전교조는 오는 26일과 27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교육시장화정책 저지와 교육재정 확보를 촉구하는 밤샘농성과 집회'를 엽니다. 이를 위해 2만여 소속교사가 집단연가를 낼 예정입니다.

경제

- 한나라당 주진우 의원 등이 인수포기 압력을 가했던 수협이 결국 노량진수산시장을 인수했습니다. 농수산물 유통공사는 23일 노량진 수산시장 매각을 위한 수의계약에 단독 응찰한 수협과 수의상담을 벌인 끝에 인수의향가격 1500억원을 제시한 수협을 계약체결 예정자로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 월프레도 호리에 제일은행장이 23일 전격 사퇴하고 후임에 로버트코헨 비상임이사가 내정됐습니다. 호리에 행장은 제일은행의 2단계 발전을 위해 물러난다고 했지만 은행가에서는 호리에 행장의 퇴진이 하이닉스 반도체 대출에 대한 문책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신문들은 미국식 책임경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각 은행의 대주주를 장악한 미국이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은행을 매개로 한 산업정책은 불가능해진 것이죠.

- 미국 테러사태로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아 업계 전반이 휘청거리고 있다고 경향신문이 머릿기사로 보도했습니다. 특히 미국에 이어 일본 외무성이 한국을 테러가능지역으로 분류,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일본 관광객이 9월 중에 12.5%나 감소했다는 소식입니다.

사건과 사고

- 병.의원과 약국들이 청구소멸시효 만료직전에 진료비를 청구하는가 하면 가짜 환자 만들기, 진료기록부 조작, 약제비 허위 청구 등 건강보험 허위청구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고 보건복지부가 밝혔습니다.

"'진료비 거짓청구' 갈수록 지능화"(조선일보)

- 경마사업으로 발생한 이익금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한국마사회 기부금이 여권 정치인이 대표로 있는 단체에 편중지원되는가 하면 회장 지역구에 사용되는 등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국일보가 보도했습니다.

"마사회 기부금 친여단체 등에 '펑펑'" (한국일보)

화제와 미담

-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이 이르면 올해 안에 귀국할 것이라고 동아일보가 보도했습니다. 김 전회장은 99년 10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2년간 귀국하지 않고 있습니다.

- 동아일보는 '골초'의 경우 단계적 금연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군요. '골초'들은 한번 읽어 보세요^^.

"골초 담배 끊는법" (동아일보)

- 부유층들이 뇌물까지 주고 군대를 기피하는 가운데 질병을 치료하고 학력조건을 맞춘 후 재신검을 신청해 현역입영을 하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전역 후에 사회생활을 하는데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현역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나 현역 갈래" (중앙일보)

- 유오성, 장동건 씨가 영화 '친구'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46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에서 각각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 검찰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가운데 '부천신문고'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부임하는 검사마다 시민들의 억울한 사정을 직접 듣는 검사들의 이야기가 대한매일에 실렸습니다.

"검찰희망 싹틔우기"


- 경북 청도 이서고 2학년 이재덕 양.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를 여의고 맹인인 아버지를 모시고 집안살림을 꾸리고 있다는군요. 제3회 심청효행상을 받은 오늘의 심청이 사연을 읽어 보시죠.

"심청 효행상 받는 '현대판 심청'" (한국일보)

새벽 방송하러 오는 길. 안개가 잔뜩 끼어 앞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앞차의 뒷꽁무니에 붉게 빛나는 불만 바라보며 가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가 탄탄대로라 그렇지 시골이라면 앞차가 낭떠러지로 가면 나도 마찬가지겠구나'.

우리 사회도 지금 짙은 안개 속에 빠져 있습니다. 아마도 정치인의 사명은 이럴 때 앞길을 밝혀 주는 거겠지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정치인의 뒷꽁무니를 따라가도 될까요? 역사는 이 우국지사들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그 옛날 100년 전에 나라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빠져 있었는데 정치인들은 당파싸움 하느라고 세월 가는 줄 몰랐다" 이러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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